김진성 기자
▲동해 용왕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지상에 있는 토끼의 생간을 먹어야 한다는 도사의 말에 육지로 나선 자라는 마침내 토끼를 만나 갖가지 감언이설로 토끼를 유혹한다. 이에 토끼는 자라의 유혹에 넘어가 자라 등에 업혀서 수궁(水宮)으로 들어간다. 사지(死地)로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토끼는 용왕이 간을 내놓으라고 하자 육지에 두고 왔다는 거짓말로 이를 모면하고 다시 육지로 데려온 자라에게 “간을 빼어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며 놀리고 달아난다. 우리에게 널린 알려진 고대소설 별주부전의 줄거리다. 소설 속에 토끼는 결국 꾀 하나만으로 자신의 목숨을 건진 셈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구역의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을 만나다 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있다. “토지등소유자들이 왜곡된 정보에 휩쓸리기보다는 조합이나 지자체 등에 정확한 사실을 확인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비사업장은 보통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일부의 큰 목소리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곤 한다. 이러한 정보와 목소리들은 조합이 깨끗하고 투명하게 정비사업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되기도 하지만, 사사로운 이익을 위한 불필요한 논쟁으로 번져 오히려 사업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수 조합원들의 몫으로 남겨진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결정해야할 많은 부분들은 총회 등의 절차를 통해 결국 조합원들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 때문에 조합원들에게는 잘못된 정보나 감언이설에 유혹되지 않을 만큼의 지혜와 감언이설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이를 헤쳐나갈 수 있는 꾀가 필요하다. 혹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자극적인 말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혜와 꾀 말이다.  
▲경인년 한해가 가고 신묘년(辛卯年) 토끼의 새해가 밝았다. 속담이나 동요, 소설 등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할 정도로 토끼는 예로부터 우리들의 정서 속에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동물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토끼는 우리에게 꾀가 많고 영민한 동물의 대표주자로 인식되고 있으며, 십이지 중 묘(卯)는 만물의 성장과 번창을 의미하기도 한다. 토끼가 갖고 의미와 지혜가 올 한해 정비사업 각 구역 곳곳에 전해져 좀 더 번창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김진성 기자   

저작권자 © 주거환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