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에서 외국인 미녀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인들이 주택구입을 위해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10여 년을 감내하는 것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방영한 적 있다.

대다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주택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적 개념 외에도 재산 증식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각별하다.

이는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로 시작하는 구전노래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예전 집이 귀하던 시절 2~4명의 아이들과 한방에서 사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집 주인에게 서러움과 눈치를 봐야 하는 한(恨)이 반영된 것이다.

이랬던 국내 주택시장이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며 2008년 기준 전국 주택공급율이 108%를 기록했다. 더욱이 한 부동산사이트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단독주택 등 다른 주거지 대비 54:46의 비율을 보일만큼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아파트 선호도가 나날이 올라감에 따라 시장에 형성돼 있는 가격 또한 여타 유형의 주택 대비 아파트가 월등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입면의 다양화를 위해 발코니 확장 면적을 삭제하고 있는 서울시 건축심의기준이 과도하단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시 건축심의위원들에게 "당신들도 발코니 면적이 삭제된 아파트에 살고 계신지"에 대해 묻고 싶어진다. 아울러 "과연 심의가 아닌 재개발·재건축 현장 당사자라면 어떻게 하실 건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물론 과거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흉물스런 자태를 뽐내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단순히 미관을 위해 발생하고 있는 재산권 침범 등 갖가지 문제들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진지한 고민이 있었다면 이처럼 현실적이지 못한 기준이 탄생하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이지 못한 기준을 지금이라도 버리고 새로운 아파트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길 바라며, 나아가 콘크리트로 둘러 쌓여 있는 벽면과 함께 개구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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