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혜 본부장 / (주)승보이엔씨

최근 정비사업에는 획일적 대규모 철거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해당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소규모 정비방식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소규모 정비사업이나 가로정비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에서는 해당 지역의 특징에 대한 파악 현장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한 개발방향 수립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의 정비사업에서 중요시 되어왔던 표준적 절차와 기법에서 탈피해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사고와 감성, 철학적 마인드가 더욱 중요해졌다. 정비사업을 관통하는 CM과 창의력을 요하는 건축설계분야에서는 여러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승보이엔씨의 조은혜 경영지원본부장은 유연한 사고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비사업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게 다지고 있다. 

조 본부장은 승보에서 실제 설계를 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감리관리, 발주처관리, 시행사관리 등은 물론 시공사와의 의견조율, 계약 총괄관리, 사업장 현장관리까지 소위 ‘민원처리반’이라 할 만큼 소통창구 역할을 도 맡아하고 있다.

승보 관계자들은 조 본부장이 애초부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기에 유연한 사고와 판단에 있어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한 분야만 해왔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를 아우르고 큰 틀의 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부족할 수 있다는 것.

조 본부장이 정비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물산 재개발팀에서 수주 담당으로 현재의 마포 삼성타운 일대를 수주했다고 한다.

그는 삼성물산에 재직할 당시만 해도 경기도 좋았고 사업성도 뛰어났기에 재개발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으로만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승보에 몸담으며 재개발사업의 재정착률이 15%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알고 났을 때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정든 곳을 떠나야만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조 본부장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재정착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타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어 지역의 역사가 단절되고 커뮤니티가 붕괴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CM(Construction Management)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업초기부터 재정착률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CM도입으로 효율적인 사업을 진행하면 그만큼 조합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

그는 그동안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발 벗고 노력하는 주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합에서는 의지는 있지만 전문성 결여로 인해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이를 담당해야 할 정비업체나 설계업체, 시공사 등에서는 자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거나 그동안의 타성에 젖어 정해진 틀대로만 사업을 진행시켜왔습니다.”

그는 “면적대로 용역비를 받는 정비업체나 설계업체에서 굳이 어려운 일을 자처할 필요가 없었고 시공사는 설계변경이나 추가공사를 통해 공사비 인상에만 급급해왔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업비를 줄일 경우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해 동기를 부여하고 혁신적 기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모범 업체를 선정해 표창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밑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용역계약으로 단순히 면적만큼 용역비를 받는 관행에서 벗어나 결과물이 먼저 보이지 않기에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는 CM분야에서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이 보편화된다면 효율적인 사업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그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정비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실질적 사업주체인 조합원들이 사업에 대한 인식을 올바르게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정적 인식에 사로잡혀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유언비어에 휘둘리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인식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

또한 “사업주체인 조합에서 정비사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업체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며 “일반인들에 대한 홍보·교육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조합·추진위 임원들만이라도 의무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은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는 “법률과 제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관계자들이 내 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한다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맡은 사업장 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사업을 마무리하고 그 곳에 입주해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들으며 살고 싶다는 조 본부장. 그의 작지만 당찬 포부가 실제 사업장에서 어떤 빛을 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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