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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수가 늘지 않는 재건축에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 학교용지특례법 제5조 중 일부 규정에 헌법 불합치 결정
2013년 10월 17일 (목) 11:59:09

 

   

변선보 변호사 · 감정평가사
법무법인(유) 한별 / 대화 감정평가법인

학교용지부담금이란, 국가가 학교를 지을 토지를 확보하거나 학교를 증축하기 위하여 필요한 돈을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자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을 말한다.

통상 아파트 등을 짓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 신규 인구가 유입되기 마련이고, 이럴 경우 기존의 학교 시설로는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져서 새로 학교를 지어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교육은 국가의 의무이므로, 학교를 짓고 운영하는데 쓸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아파트 사업 시행사가 인구 유입을 유발하였으므로, 원인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일 부 비용을 시행사에게 부과하는 것이 학교용지 부담금의 입법 취지라고 할 수 있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경우도 많아, 재건축, 재개발을 비롯해서 아파트 시행사업을 하는 사업자들에게 꽤 큰 부담이 된다. 그로인해 학교용지 부담금에 대해서는 분쟁이나 소송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학교용지부담금은 원칙적으로 신축 아파트 분양분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그러나 몇가지 예외가 있는데, 특히 재개발, 재건축,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들에게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하고 있다(학교용지 특례법 제5조 제1항 단서 제5호)

문제는 조합원 중 현금청산을 신청한 사람들이 있을 경우, 그만큼 일반 분양 물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도 정부가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여 왔다는데 있다.

그러나 현금청산자들은 원래 그 동네에 살던 사람들이고, 이 청산자들이 청산금을 받고 다른 동네로 이사하면 그만큼 인구가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므로, 결국 일반분양으로 새로운 주민들이 유입되도 세대수 증가는 없게 된다. 따라서 현금청산자로 인해 늘어난 신규 분양분에 대해서 학교용지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모 재건축조합에서 그런 소송이 발생하였다.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은 770명이었고, 재건축 사업으로 신축되는 아파트는 800가구였다. 순수하게 늘어나는 일반 분양분은 30채였다. 그런데 조합원 중 일부가 현금청산을 신청하여, 일반 분양분이 109가구로 늘어났다. 그러자 구청에서는 109명을 기준으로 재건축조합에게 학교용지 부담금을 부과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해 재건축조합이 위 부담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소송의 승패는 법률 조항에 달려있었다. 학교용지특례법 제5조 제1항을 살펴보자.

 

제5조 ① 시·도지사는 개발사업지역에서 단독주택을 건축하기 위한 토지를 개발하여 분양하거나 공동주택을 분양하는 자에게 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개발사업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7.12.14>

1.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주용(移住用) 택지나 이주용 주택을 분양하는 경우

2. 임대주택을 분양하는 경우

3. 「도시개발법」 제2조제1항제2호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지역의 기존 거주자와 토지 및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분양하는 경우

4.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조제2호가목에 따른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경우

5.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조제2호나목부터 라목까지의 규정에 따른 정비사업지역의 기존 거주자와 토지 및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분양하는 경우

6. 「주택법」 제2조제9호다목에 따른 리모델링주택조합의 구성원에게 분양하는 경우


위 법률에 따르면 재건축의 기존 거주자와 토지 및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주택을 분양하는 경우에만 학교용지 부담금을 면제해줄 뿐, 현금청산으로 인한 일반분양 증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따라서 법률을 그대로 해석할 경우 구청이 현금청산분에 대해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재건축조합 측 변호사가 학교용지특례법의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였었고, 행정법원의 담당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 역시 해당 학교용지특례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론내렸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인구 유입에 따른 취학 수요의 증가에 대해 부과하는 것인데, 기존 조합원 분양분에 대해서는 부담금을 면제해주고, 가구 수 증가 효과가 없는 현금청산분에 대해서만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이다.

다만 헌재가 바로 위헌결정을 하여 해당 법률을 무효화시킬 경우 법적 공백이나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하여, 헌법불합치 결정만 하고, 2014년 12월 31일까지 시한부로 해당 법률을 계속 적용한다고 결정하였다. 국회에 학교용지특례법을 개정할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법적 공백을 우려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나, 헌법재판소가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잠정적용을 허용함으로써, 현재 부담금을 부과받고 있는 조합들을 구제할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 부분은 국회에서 부칙조항 등을 통해 구제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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