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규제에 막힌 은마아파트 가보니…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원칙(2030 서울 플랜)에 의해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층수는 35층 이하, 준주거지역의 층수는 복합 40층/주거35층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42층과 준주거지역의 47층 건축계획은 재검토가 필요함.”

서울시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제출한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수립(안)에 대한 서울시의 의견이다. 서울시 공동주택과와 도시관리과, 도시계획과, 도시계획 상임기획단, 도시선진화 담당관 등은 은마아파트 추진위원회가 준비한 건축계획 중 층수와 관련된 계획에 대해 한 목소리로 위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년간 재건축사업 진행의 발목을 잡아왔던 단지 내 폭 15m 도로 폐지안이 조건부 통과된 후 탄력적인 사업진행을 예고했던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은 다시 한 번 주춤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서울시의 의견을 받은 은마아파트에서는 현재 서울시측의 ‘행정 갑질’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크다. 그저 황당할 뿐”이라며 “단지 여건 등에 상관없이 서울시 내 모든 공동주택의 높이를 35층 이하로 제한한다는 해괴망측한 계획은 도시계획을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추진위원장은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으로서 기존에 추진위원회가 준비한 정비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분담금이 상당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모든 공동주택의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할 경우 넓은 지역에 방호벽을 쌓듯 짓는 성냥갑 아파트만 양산될 것이 뻔하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된다”며 “이는 도시 미관 및 서울시, 나아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시급히 개선돼야할 문제인 만큼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모두가 납득하고 환영할 수 있는 서울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회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 은마아파트 토지등소유자는 “한강변도 아니고, 산을 가리는 것도 아니고, 문화재를 가리는 것도 아닌데 무조건 35층 이하로만 건축하라고 하는 것은 어디서 나온 논리고, 어떤 법에 명시된 규정인지 모르겠다”며 “특히 제2롯데월드가 123층 규모로 완공을 앞두고 있고 옛 한전부지에 115층의 빌딩이 들어설 예정인 점 등을 감안하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더욱 화가 난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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