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 사업비 삭감해 관리처분총회 개최 예정

흑석3구역이 사업비를 줄여 조합원 부담금을 낮춘 새로운 계획안으로 관리처분을 준비하고 있다.

흑석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강용구)은 오는 15일 구역 인근 제일감리교회에서 관리처분계획안 수립을 위한 정기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 상정될 안건은 ▲2017년도 조합 예산(안) 수립의 건 ▲관리처분계획(안) 수립의 건 ▲금융기관 선정 관련 대의원회 위임의 건 ▲이주관련 비용지급 대의원회 위임의 건 ▲건축물 멸실신고 및 철거의 건 ▲일반분양시 분양가 증·감에 따른 사항 대의원회 위임의 건 ▲시공사 도급계약서 변경의 건 등 총 7가지.

조합은 당초 지난해 9월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감정평가 이후 일부 조합원들이 사업비와 공사비가 과다하게 책정되어 조합원 부담금이 너무 높다며 반대의사를 나타내면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우리재산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조합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집행부를 신임할 수 없다며 조합임원 해임총회를 발의하기도 했으나 조합이 관리처분을 연기하고 사업비 절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해임총회를 취소했다.

이후 조합은 지킴이측과 올해 1월까지 13차례에 걸친 협의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계획한 관리처분안 대비 사업비를 530억 이상 낮추는 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킴이측은 사업비 1000억과 공사비 800억 등 총 1800억을 낮출 수 있다며 공사비 감축을 위해 시공사와 본계약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흑석3조합정상화추진모임’을 구성해 오는 25일 주민발의를 통한 임원해임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무리한 공사비 절감 요구 임원 해임을 위한 수단

조합은 지킴이 측이 조합을 공격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합관계자는 “협의를 통해 줄일 수 있는 사업비는 최대한 축소해 530억 이상 감축시키는 안을 마련했지만 4000억이 좀 넘는 공사비에서 800억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총회를 통해 의결한 시공사 본계약 내용을 다시 협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이로 인해 사업지연이 야기될 수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책정된 공사비 427만원은 인근 흑석7구역의 공사비 449만원과 흑석8구역 436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지나치게 공사비가 높게 책정되었다는 일부 조합원들의 의견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무리하게 공사비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갈등을 야기해 결국 사업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에서는 “지킴이 측이 사업비와 공사비 절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조합임원을 해임하고 조합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와 무차별적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킴이에서는 조합임원에 대해 “업무능력이 부족한데다 조합원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합을 운영하고 있어 해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킴이 측은 3월 25일 해임총회를 통해 임원 해임 및 직무 정지를 하고 4월부터 시공사와의 협상을 진행해 6월까지 재계약을 마치고 7월 관리처분, 8월 이주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원 해임에 따른 집행부 공백을 정상화하는데 얼마나 시일이 필요할 지 쉽게 계산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사비 800억을 삭감하기 위해 시공사와 재협상을 진행하는데 2달 안에 재계약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시공사에서는 공사비 재협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협상에 진전이 없이 고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사업지연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 몫

조합에서는 조합원들 대다수가 빠른 사업추진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용구 조합장은 “지난 해 계획했던 관리처분이 늦어지면서 조속한 사업추진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며 “그래도 불필요하게 책정된 사업비는 없는지 다시 검토해 최대한 축소했으며 동작구청과 감정평가업체를 통해 종후자산에 대한 수정평가를 의뢰하는 등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히고 “이제는 조합원의 뜻을 하나로 모아 관리처분을 진행하고 이주를 서둘러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합에서는 “사업지연이 발생하면 그만큼 조합원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조합원들의 재산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지난해 관리처분이 연기되면서 실제 거래되는 조합원 프리미엄이 최고 2억에서 최저 1억으로 1억 정도 떨어졌었으나 최근 관리처분을 다시 준비하면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을 빚을 만큼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회복되었으나 활황세인 시장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대부분 조합들이 시장분위기가 다시금 침체되기 전에 분양을 마치기 위해 조속한 사업추진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 내부갈등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제 경쟁구도로 접어든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흑석3구역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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