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시공자 교체로 시공사들 분담금 인상 횡포에 제동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과천주공1단지의 새 시공자로 대우건설이 결정됐다.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조합장=이동인)은 지난 26일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했다.

과천시민회관에서 개최된 이날 총회에서는 조합원 총 1012명의 투표 중 대우건설이 381표를 얻어 363표를 얻은 현대건설과 261표를 얻은 지에스건설을 누르고 최종 시공자로 낙점됐다. 치열한 수주전에서도 예상됐듯 2위와의 표차가 단 18표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다.

대우건설은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3.3㎡당 공사비로 3개사 중 가장 낮은 440만원을 제시했고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313만원을 제시했다. 여기에다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3.3㎡당 3147만원에 대물변제 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현대건설 역시 강남과 용산 등 서울 요지에만 적용했던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해 ‘반포써밋’에 도입한 유명 주방가구, 고급 수전, 입면분할 등 고급 자재와 특화 평면을 제공하겠고 약속하고 공사비 455만원에 일반분양가 3300만원을 제시했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에스건설은 공사비 447만원에 일반분양은 조합에서 결정하는 분양가로 책정하기로 하고 미분양 대책비 100억원을 부담하는 등의 내용을 제시했으나 조합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과천1단지의 시공자 재선정에는 메이저 3개 건설사가 각축을 벌이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전이 진행되면서 조합으로서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 강남권 수주물량이 감소해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 같다”며 “이미 이주를 완료해 시공자 선정이 되면 곧바로 착공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강남권에 준하는 입지, 최근 분양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은 점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1월 총회를 통해 시공자 계약해지를 진행하면서도 과연 입찰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 한 고비를 넘었지만 향후 기존 시공자의 정리, 새로운 시공자와 계약 협상, 일반분양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시공사와 갈등, 교체 카드로 풀어내

과천1단지는 지난해 7월 이주를 마치고 일부 철거에 들어간 상태에서 기존 시공자인 포스코건설이 617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갈등을 빚었다.

포스코건설이 사업비 대여를 중단하고 석면철거공사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조합에서는 계약위반을 들어 지난 1월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자 계약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에서는 “확정지분제의 지분율에서 문제가 시작돼 터무니없는 공사비 증액 요구로 이어졌다”며 “고급 마감재 사용으로 541억원, 고급 설계 변경에 76억원 등 총 617억원의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사비 인상에 대한 자세한 근거와 마감재 상향 내역 등을 포스코건설에 요청했지만 대외비라는 이유를 들어 자료 제출을 거부했으며 협상을 진행하는 2달 동안 2~3번 밖에 조합에 방문하지 않는 등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포스코건설은 사업비 대여 중단에 이어 철거 공사 중단으로 조합을 압박했으나 조합에서는 시공자 교체라는 초강수로 응수하면서 시공사 횡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HUG 분양보증, 넘어야 할 산

이번 총회에서 대우건설은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3313만원으로 제시했다. 시공자 선정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고분양가에 대한 문제는 해결해야 될 숙제로 남았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대출제한을 강화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가 사실상 분양가심사로 변질되면서 상당수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더욱이 수주전 과열양상과 고분양가 논란을 이유로 지난 1일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기준을 시행하면서 과천시를 서울 강남, 서초, 송파, 강동과 더불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는 3.3㎡당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분양가나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거나 해당 지역에서 입지, 세대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분양가나 최고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를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판단하고 분양보증을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HUG의 분양보증이 필수적이기에 결국 분양보증을 분양가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HUG를 통한 분양보증 거부는 결국 분양가상한제의 부활이라고 볼 수 있어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이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HUG가 분양보증 심사로 인해 분양가를 낮춘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최근 분양권 웃돈이 3억원을 넘어서고 있어 일부 청약 당첨자들만 웃돈 혜택을 누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강제로 분양가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신규아파트의 가치는 시세에 반영돼 결국 웃돈으로 나타나기 마련이어서 결국 분양가 제한은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일반분양 청약 당첨자에게 옮겨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조합과 대우건설은 일단 일반분양가 변동 없이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HUG의 분양 보증 심사에서 비교 대상 단지를 어느 곳으로 하느냐에 따라 고분양가 여부가 달라지기에 실제 보증 심사를 받아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HUG는 비교 대상 아파트를 입지, 세대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곳으로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 분양 진행 중인 아파트, 준공아파트 순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의 분양가 2678만원과 비교하면 20% 이상 높은 금액이지만 2007년 입주한 래미안에코팰리스의 경우 현재 매매가격이 3.3㎡당 2900만원대 수준이라 110%의 범위 안에 포함돼 분양보증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HUG 도시정비심사팀 관계자는 “실제 어떤 단지가 분양가 심사의 기준이 될지는 보증 심사 요청 시기가 되어야 알 수 있기에 분양보증이 가능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

 

 

∥늦어진 사업일정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관건

1단지는 당초 올해 초 일반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시공자 교체로 일정 정도 사업이 늦춰질 전망이다.

하지만 무리한 요구를 하는 포스코건설과 지지부진한 협상을 지속하는 것보다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이 조합원에게 이익이라는 판단에 시공자 교체를 진행했다.

지난 4일 조합은 과천시로부터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를 받았으며 지난 총회에서 선정된 대우건설과 본계약 협상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고 5월부터 7월까지 철거를 거쳐 8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합에서는 “이번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지침에 계약서 초안을 삽입했기에 큰 무리 없이 곧바로 본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은 과천시 관문로 128 일대 114,500㎡를 대상으로 용적률 188.13%를 적용, 지하 3층~지상 28층 공동주택 32개동 1571가구를 신축할 예정이다.

면적별로는 ▲59㎡ 462가구 ▲84㎡ 581가구 ▲109㎡ 106가구 ▲111㎡ 66가구 ▲120㎡ 120가구 ▲126㎡ 58가구 ▲131㎡ 123가구 ▲151㎡ 52가구 ▲208㎡ 3가구 등으로 구성되며 이 중 일반분양분은 505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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