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현대건설 시공자로 낙점 … 사업시행인가도 받아 겹경사

반포1단지1·2·4주구가 지난 27일 총회에서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로 현대건설을 낙점하고 같은 날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초과이익환수 회피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오득천)은 지난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등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현대건설을 동반자로 선택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및 협약 체결의 건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입찰보증금 사업비(대여금) 전환 및 총회개최비용 별도정산 승인의 건 ▲조합원 분양신청 예산 및 기간 결정의 건 등 총 3가지 안건이 다뤄졌다.

오득천 조합장은 “그동안 조합에서는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인 연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히고 “시공자가 선정되면 긴밀한 협조를 통해 우리 단지가 국내 최고의 아파트로 재탄생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입주 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단지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회에 앞서 진행된 2차 합동설명회에서는 기호 2번 현대건설, 기호 1번 GS건설 순으로 각각 30분씩 사업제안내용을 홍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차 합동설명회와 마찬가지로 양사 모두 대표이사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조합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현대건설은 자사 제안의 강점에 대해 주로 설명했다. 특히 “사업을 하면서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라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신뢰를 강조했다.

정수현 대표이사는 “디에이치의 가치는 유일무이”하다고 자신하면서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신용이기에 조합이 사업진행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알아서 먼저 해결하고 사업 이익 역시 최대한 조합원에 환원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GS건설은 논란이 됐던 고액 이사비 지원 문제 등 현대건설이 내세운 제안에 대해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맞섰다.

임병용 대표이사는 “GS건설은 1600페이지에 달하는 공사비내역을 제공해 투명하게 원가정보를 공개했으나 현대건설은 단 250페이지로 세부내역이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현대건설의 특화공사비 역시 부풀려졌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브랜드는 다른 계열사도 같이 쓰는 것이라 가치가 떨어지고 현대건설의 설계 일부는 인허가받기 어려운 점이 있어 사업진행을 서둘러야하는 조합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설명회가 마무리 된 뒤 조합원들이 총회 전 양사에 각각 질의한 부분을 설명회 직전 공문으로 회신 받았다며 그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도 있었다.

GS건설에 "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에 대해 깨끗이 승복하고 일체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GS건설은 서면을 통해 “총회 결과가 나온 뒤 정리해서 결정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현대건설은 “한강변 일부에만 커튼월이 적용되었는데 단지 내부에도 이를 확대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시공자 선정 후 협의를 통해 주요 경관부에 커튼월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림픽대로의 덮개공원을 2개소로 제안했는데 이미 1개소로 건축심의를 통과해 이것이 실현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기존 1개소와 별도로 한 곳을 추가하는 것은 추가 심의가 가능하기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체 재적조합원 2,294명 중 2,193명이 참석해 성원을 이룬 이날 총회의 투표 결과 1,295표를 얻은 현대건설이 886표에 그친 GS건설을 예상외의 큰 표 차로 따돌리고 시공권을 획득했다.

 

∥압승 현대건설, 무엇으로 조합원 표심 얻었나

이번 수주전은 ‘단군 이래 최대 격전’, ‘단일 회사가 한 번에 수주할 수 있는 최대 규모’ 등으로 평가되면서 모든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찰제안서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브랜드 파워와 수주 실적을 앞세운 GS건설이 좀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했으나 현대건설이 파격적이라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의 뛰어난 조건을 내걸어 조합원 표심을 완전히 반전시켰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사비 문제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국토부가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서자 GS건설에도 희망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과는 현대건설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뛰어난 조건을 제시한 현대건설이 끝까지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단 현대건설은 사업참여조건에서 경쟁사인 GS건설 보다 한 수 위를 점하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전체 가구의 약 70%를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배치했으며 세계적인 설계회사 HKS와의 협업을 통해 외관을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타워형 구조로 설계했다.

무상제공 특화계획비용으로 5,026억원을 책정하고 가구당 이사비용 7천만원을 무상지급하거나 5억원을 무이자로 대여하도록 한 점도 조합원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탄탄한 재무 건전성도 큰 몫을 담당했다.

반포1·2·4주구는 공사비만 약 2조6천억원이고 사업비, 이주비 등을 더하면 전체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하는 매머드 사업장이다. 때문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정부의 대출 옥죄기 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조합원들의 이주비 대출 등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과 현금 동원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현대건설은 높은 신용등급(AA―)을 받고 있으며 부채비율 역시 118%에 불과해 10대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낮다.

단순히 높은 이사비용 제공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사업참여조건이 뛰어났고 여러 가지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과의 신의를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논란의 중심이 된 이사비

반포1·2·4주구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엄청난 사업 규모도 있지만 이사비 7천만원 무상 지급 등 파격적 조건에 따른 과열 양상 때문이었다.

현대건설은 세대당 이사비용으로 7천만원을 무상으로 지급하거나 5억원을 무이자 대여하고 무상 지급의 경우 그 중 5천만원은 관리처분인가 시 바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해 논란이 됐다. 총 1600억원에 달하는 이사비를 조합원에 제공하겠다는 것이어서 조합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국토부에서 관계 법령 검토를 거친 결과 통상적인 이사비의 범주를 넘고 도시정비법에서 금지한 ‘금품 및 재산상 이익’에 해당 된다며 시정을 지시했다.

이에 조합에서는 총회 3일전인 24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비 제공은 서울시 재건축 표준 지침에도 나와 있는 것이지만 과도한 금액은 문제가 된다는 국토부의 시정명령에 따라 이사비 지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은 “통상 이주비가 기존주택 감정가의 60% 가량 지급되지만 시세가 아닌 감정가액으로 판단하기에 이 금액으로 실제 이주를 나가 집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 이사를 하고 인테리어를 하는 등 실제 이사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에 조합원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제안한 것”이라며 정부의 방침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어떤 방식으로든 조합원에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조합원들은 국토부의 이러한 시정 지시가 GS건설의 압력을 통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총회 직전 이사비 제공이 삭제되면서 현대건설로 기울었던 표심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으나 특정 건설사에 대한 반대 심리로 조합원들이 오히려 한 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예측이 있었고 결과는 현대건설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27일 사업시행인가 받아 초과이익환수 회피 목전

반포1·2·4주구 지난 27일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오득천 조합장은 “8월 9일 신청한 이후 약 7주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것으로 기존 다른 단지들에 비해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연말 유예가 종료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조합에서는 “현대건설과 협약을 체결하게 되면 10월 중순 조합원 분양신청 접수를 받고 11월 말 관리처분계획 수립에 따른 주민공람을 거쳐 12월 말 관리처분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상가 조합원들이 아파트 분양을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협상을 잘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하루에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의 선정과 사업시행인가라는 두 관문을 한꺼번에 넘은 반포1·2·4주구. 치열했던 수주전을 잘 정리하고 초과이익환수를 피해 국내 최고의 명품단지 구현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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