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설계공모 통해 경쟁력 높여 … 내년 중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계획

잠실5단지가 초고층 계획과 국제설계공모 등으로 재건축 시장 최고의 관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잠실5단지 일부 동을 50층으로 계획하는 정비계획변경안을 심의하고 수권소위원회로 이관했다. 큰 틀은 확정됐고 국제현상공모를 진행해 차별화된 건축디자인을 반영한 정비계획안을 수권소위에서 최종 결정하도록 한 것으로 사실상 정비계획이 통과된 상황이다.

잠실5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정복문)은 이번에 마련된 정비계획안에 대해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조합원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잠실5단지는 잠실역 쪽의 올림픽로와 송파대로 등과 닿아 있는 약 6만평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이 중 35%를 상업, 호텔, 컨벤션, 업무시설 등 복합용도로 마련해 광역 중심 기능을 확보하도록 했다.

특히 준주거지역에 오피스 1개 동과 아파트 3개 동 등 총 4개 동을 50층으로 건립하도록 했으며 40층 아파트 1개 동, 35층 높이의 호텔 1개 동도 배치해 관심이 집중됐다.

 

∥최고 50층 확보와 용적률 상향으로 조합원 이익 제고

잠실5단지는 사업초기부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목표로 해왔다. 조합에서는 광역중심지역이기에 층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서울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왔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 재임 이후 주거지역의 층고를 35층 이하로 제한하고 나서 초고층 정비계획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합에서는 5단지가 3종 일반주거지역이지만 서울시의 7대 광역중심에 해당하기에 층고제한 완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이어갔고 결국 단지 일부를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최고 50층 4개동을 확보하게 됐다.

정복문 조합장은 “좀 더 많은 면적에 층고완화를 이끌어 냈으면 좋았겠지만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현재의 계획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합에서는 “일부 조합원들이 임대주택이나 도시계획 도로 등 서울시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기부채납 비율을 올해 2월 심의안 21.57%에서 16.53%로 대폭 축소시켰고 용적률은 315%에서 324%로 높여 조합원 이익을 최대한 반영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에 따라 상한용적율에서 늘어나는 용적율의 50% 만큼은 임대주택을 건설해야 하고 인허가 관청인 서울시의 요구를 수용해야만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국제설계공모 통해 명품단지 조성

서울시는 잠실5단지 중 송파대로와 올림픽로 등 도로와 한강변에 맞닿아 있는 외부구간 등에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변에 최고 50층으로 재건축되는 대규모 단지이자 잠실광역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잠실5단지의 상징성을 감안해 국내외 유명 건축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설계공모를 계획했다”며 “설계공모를 통해 공공성과 창의적 디자인을 도출하고 미래지향적인 도시경관을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모는 최적의 설계안 마련을 위해 1단계 제안서 공모, 2단계 설계안 공모로 나눠 진행한다. 특히 2단계 설계공모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Christian de Portzampark), 아시아선수촌아파트를 설계한 조성룡 건축가와 같은 세계적 건축가를 초청해 지명공모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 조합장은 “서울시의 요구로 진행되는 국제설계공모는 외부구간에 대한 외형디자인과 공원, 도로, 한강브릿지 등 기반시설설계로 진행될 예정이며 나머지 내부의 주거부분은 조합의 기존 설계자가 국제공모와 어울리는 설계안을 마련하기 위해 TF를 구성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에서는 “설계공모에 30억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향후 특화설계를 통한 단지가치 향상과 지역 랜드마크로서의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조합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잠실5단지는 서울의 7대 광역중심에 속해 입지여건이 탁월하다. 더욱이 잠실5단지 주변은 올해 초 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되었고 2019년에는 잠실종합운동장을 국제업무시설, 스포츠·엔터테인먼트시설과 수변공간을 연계하는 마이스(MICE)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향후 기대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반드시 개선되어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유예가 올해로 종료됨에 따라 잠실5단지는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초과이익환수제는 준공 시점과 사업개시 시점의 가격 차이를 대상으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재건축에 따른 장부상의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이므로 위헌 소지가 있고 향후 주택을 양도할 때 별도로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하기에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과거 주택시장 폭등 시기에 시장안정과 투기방지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 현재의 주택시장 안정기에는 입법 취지와 맞지 않고 오히려 재건축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도심의 신규주택 공급을 위축시키고 주택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잠실5단지도 이와 뜻을 같이하기로 하고 사건을 수임할 변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정복문 조합장은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고 법적 논리에 비춰 봐도 위헌성이 다분한 만큼 개선되거나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재건축 관련 법·제도가 너무 복잡하고 절차가 세분화 되어 있어 지하철 출입구를 연결시키는 정도의 일에도 갖가지 인허가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시간과의 싸움인 재건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복잡한 절차들을 묶어서 처리할 수 있도록 절차 간소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각 재건축 단지에 상당수의 임대주택을 짓도록 하고 있는데 분양가가 매우 높은 강남권에 고가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주거복지를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면 조합의 선택에 따라 임대주택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고 그에 따른 부담금을 납부하도록 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곳에 임대주택을 추가 건설하도록 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공전 거듭하던 조합 정상화시키고 사업진행 탄력

한때 집행부 비리문제로 공백상태로 있었던 조합장에 현 정복문 조합장 당선되면서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은 정상화 수순을 밟았다.

정비계획이 거의 정해진 잠실5단지는 내년 3월까지 국제설계공모를 마무리하고 그에 따른 설계안으로 6월경 건축심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내년 안에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까지 노려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한동안 공전을 거듭하던 잠실5단지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정복문 조합장의 공이 크다.

그는 “기존 집행부의 문제로 인해 조합원들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큰 당면과제였다”며 “모든 사안을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며 사업을 진행해 이제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조합을 믿고 지지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에서는 재건축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리기 위해 매주 주간업무보고를 문자메시지 등 SNS를 이용해 조합원 모두에게 발송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이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조합장은 “효율적인 재건축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전문 노하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인근 단지에서 재건축 조합장을 맡아 사업을 완료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인재를 초빙해 사업진행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으며 실제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명품단지 조성을 통해 조합원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정 조합장. 그의 바람대로 잠실5단지가 재건축 분야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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