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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대안 없는 ‘답답 행정’에 여의도 재건축단지는 ‘울상’
서울시 도계위 심의서 마스터플랜 미확정 이유로 정비구역지정 줄줄이 보류
2018년 10월 19일 (금) 15:08:48 이정환 기자 ifyou.82@daum.net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의도 통합 개발 계획 보류를 발표한지 7주가 지났다. 이에 여의도 재건축 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ǁ 서울시에 발목 잡힌 여의도 재건축단지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공작아파트(1976년) ▲시범아파트(1971년) ▲수정아파트(1976년) ▲대교아파트(1975년) ▲한양아파트(1975년) ▲미성아파트(1978년) ▲목화아파트(1977년) ▲진주아파트(1977년) ▲초원아파트(1971년) ▲서울아파트(1976년) ▲삼부아파트(1976년) ▲광장아파트(1978년) 등 총 12곳 이다.

이 단지들은 1971~1978년에 지어진 아파트들로 모두 재건축 연한을 채웠지만 아직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 중 공작·대교·한양아파트가 KB부동산신탁과 시범·수정·광장아파트가 한국자산신탁 그리고 진주아파트가 한국토지신탁과 손잡고 7곳에서 신탁방식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의도 통합 개발 보류 발표 후 여의도에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빨랐던 시범아파트를 필두로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은 개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서울시는 두 달이 가깝게 지난 현재까지도 가이드라인조차 내놓지 않아 주민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이미 한 차례 재건축 사업이 정체된 적이 있다. 시범아파트는 지난 2008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됐지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 됐기 때문.

이 후 지난 2017년 6월 여의도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회는 사업시행자를 한국자산신탁으로 정하고 재건축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정비사업위원회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서울시에 정비계획을 제출했지만 지난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정비사업위원회는 서울시가 올해 안에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기다렸지만 전면 보류 발표가 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구역지정을 위해서 정비계획에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반영시키려 했으나 마스터플랜 발표가 기약 없이 연기되어 사업지연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여의도 개발 보류 발표 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정비사업위원회는 지난 9월 4일 같은 내용의 정비계획 안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신청했다. 지난 6월과 달리 여의도 개발 보류로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도계위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9월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시범아파트의 정비계획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회 관계자는 “정비사업 관계 법령에 따라 정비계획을 수립했지만, 서울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변경하라는 언급이 없이 수년간 같은 이유로 심의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 생활권 계획 등 도시 개발계획과 정합성을 맞춰야 한다는 두루뭉술한 답변만 할 뿐이다.

서울시는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마스터플랜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부동산 관계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보류 결정 이후 아직 별다른 시장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단지들은 서울시의 갑질행정으로 시급한 재건축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사업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ǁ 여의도 아파트 노후도 심각 … 생활불편 가중

여의도는 4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로 즐비하다. 건물 외관은 금이 가져 있고 움푹 패여 있다. 배관은 녹이 슬다 못해 추운 겨울에는 동파가 자주 발생한다. 부식 정도가 심해 수돗물도 식수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변압기를 설치한지 40년이 넘어 누전될 경우 화재의 위험성이 크다. 아파트 노후도가 심각한 수준이라 주민들이 안전에 무방비로 노출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여의도 주민들은 “서울시가 여의도 통합 개발 계획이 보류로 재건축이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일대 적합성을 맞춰야 한다는 모호한 이유로 정비계획 변경을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된 집들을 이대로 방치하지 말고 재건축 허가를 조속히 내달라”고 토로했다.

또 “우리들은 여의도 통합 개발을 주장한 것도 아닌데, 정부와 서울시의 기 싸움에 여의도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여의도 아파트단지의 절반 이상이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해 기존 조합 재건축 방식보다 2~3년 더 빠른 사업 진행을 하려고 했다. 노후도가 심해 빠른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신탁방식을 도입한 것. 하지만 서울시의 심의 지연으로 인해 재건축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ǁ 여의도 단지 주민들 길거리로 나와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단지 재건축 추진을 촉구했다.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회에 따르면 시범아파트 주민과 인근 광장·공작·한양·대교아파트 주민들도 합세해 3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석자는 “왜 여의도 아파트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투기의 목적도 아니고, 아파트 층수를 높여달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40년이 훌쩍 넘은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노후화가 심해져 안전문제로 걱정이 된다”며 “서울시의 개입으로 재건축이 차일피일 늦어지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정재웅 시의원은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이유로 여의도 아파트 재건축을 사업을 지연하더니 이제와서는 향후 대책에 대해서 답을 안해주고 있다”며 “주민들의 안전사고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여의도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행태가 계속될 경우 오는 11월 예정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의 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강도 높은 질타와 대책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이제형 정비사업위원장은 “서울시의 정책으로 여의도 단지가 계속 방치돼 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섰다”며 “서울시가 법과 기준을 명확히 세워 저희에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ǁ 서울시가 빠른 결단 내려야

“여의도를 서울의 맨해튼처럼 만들겠다”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합개발’ 발언 이후 3개월 동안 여의도 재건축단지들은 사업 진행을 멈추고 서울시의 입장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보류 발표 이후 재건축 일정이 불투명해진 여의도 일대 단지들은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에 기존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단지들은 기존 계획대로 정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계속 심의를 하지 않으며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 전 여의도는 신탁방식을 통한 재건축을 진행해 재건축 속도가 빨랐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헛발질로 오히려 시간이 더 지체돼 재건축 사업비용 손실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투기수요가 아닌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재건축 시장을 혼란에 빠트려놓은 셈이다.

여의도 일대에서는 마스터플랜이 보류된 만큼 개별 재건축 계획을 서울시가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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