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진행 묻는 의견조사 결과 주민 61% ‘찬성’

구역해제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서울시 성북구 장위14구역의 재개발사업 분위기가 마침내 ‘반전’됐다. 일부 주민들의 구역해제 요청에 따라 진행된 주민의견조사 결과, 많은 토지등소유자들이 ‘사업찬성’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구역 해제 요청에 따라 사업진행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된 대부분의 정비사업장들이 구역해제 수순을 밟게 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성북구청이 지난 10월 26일 공고한 주민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위14구역 토지등소유자 중 사업진행에 찬성하는 토지등소유자는 897명이다. 지난 8월 3일부터 10월 2일까지 60일간 진행된 주민의견조사에는 장위14구역 전체 토지등소유자 1474명 중 1015명(약 68.86%)이 참여했으며, 사업진행 찬성률은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약 60.85%, 주민의견조사 참여자의 약 88.37%에 달한다.

이와 같은 주민의견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장위14구역 내 집값은 급상승했으며, 조합도 사업진행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장위14구역은 구역면적이 14만4201㎡에 이르는 장위재정비촉진지구 내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지로, 구역 내 지은 지 30~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많고, 언덕길이나 좁은 골목길이 많아 재개발사업을 진행하지 않고는 주거환경 개선이 쉽지 않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장위14구역 주민들은 지난 2008년 5월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으며 재개발사업에 나섰으며, 추진위 승인 2년여 만인 2010년 5월 조합설립을 인가받고, 동년 7월 SK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맞이하는 등 탄력적인 사업진행을 보였다.

특히, 장위14구역 조합측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서는 종상향이 필수”라고 판단, 각고의 노력 끝에 종상향을 이뤄내기도 했다. 오동공원과 인접해 있고 단지가 구릉지로 이뤄져 있어 전체 면적의 절반이상이 1종 최고 4층까지로 높이가 제한돼 있던 것을 2종 7층까지 상향시킨 것이다.

하지만, 시공자 선정 후 장위14구역의 사업진행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부동산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에 따라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여건이 개선돼 사업진행에 탄력을 붙이려던 중인 지난 2016년 말, 일부 토지등소유자들의 반대로 구역해제 논란에 휩싸였다.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의 구역해제 요청이 접수되면 주민의견조사를 통해 사업 찬성자가 50% 미만일 경우 시장이 직권해제를 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 따른 결과다.

장위14구역 정비사업조합 박용수 조합장은 “최초 해제 요청 접수 후 6개월여 만인 2017년 5월 서울시에서 해제 요청 동의요건 미달 결정이 나오면서 구역해제 논란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어떤 이유인지 같은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접수된 해제 요청이 받아드려져 다시 한 번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었다”며 “우리 구역은 노후도가 심각한 만큼 많은 주민들이 재개발사업을 진행을 염원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노심초사했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용수 조합장은 “다행스럽게도 지난 주민투표 결과 대다수의 주민들이 재개발사업 진행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며 “사업진행을 원하는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빠르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많은 구역들이 헤어 나오지 못했던 직권해제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탄력적인 사업진행을 예고하고 있는 장위14구역이 앞으로 어떤 사업진행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잠깐 인터뷰 - 장위1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박용수 조합장

“늦어진 만큼 빠른 사업진행 위해 노력하겠다”

 

“이번 주민의견조사 결과를 두고 어떤 사람은 ‘조합이 소위 비대위라고 일컫는 사업반대세력과 싸워 승리한 결과’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는 ‘승리’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번 투표는 재개발사업을 염원하는 주민들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의 이와 같은 의지를 담아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재개발사업을 원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성공적인 사업진행을 위해 더욱 더 열심히 하겠다는 장위14구역 정비사업조합 박용수 조합장. 창립총회에서 조합장에 선출된 그는 현재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장위14구역 재개발사업을 최선두에서 이끌어 가고 있다. 장위14구역 조합장으로서 가능한 많은 조합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기 위해 발로 뛰며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북구재개발연합회 회장으로서 장위14구역은 물론 성북구 내 정비사업장, 나아가 전체 정비사업장의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법‧제도 개선 운동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박용수 조합장은 추진위원회 부위원장 시절부터 “낡고 노후화가 심한 주택이 대다수인 것은 물론 좁은 골목길이 많아 재개발사업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인 만큼 종상향 등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하에 종상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 조합설립인가 후 종상향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종상향 이후에도 사업성 확보와 빠른 사업진행을 위해 앞장서서 열심히 달려온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부동산 시장의 한파로 어쩔 수 없이 사업이 정체된 데다가 여건이 조금 개선되자 갑작스러운 직권해제 위기를 겪게 돼 누구보다도 가슴이 아팠을 터다.

하지만, 박용수 조합장은 많은 사람들이 “구역 해제와 관련된 주민투표에 돌입하면 사실상 구역해제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가운데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토지등소유자들을 만나 무조건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강조했던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많은 주민들을 만났고, 그들의 뜻을 잘 알기에 여느 해 보다도 더욱 폭염이 극성을 부렸던 지난 여름, 주민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깨띠를 메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또한 매주 문자메시지를 통해 투표 현황을 주민들에게 알리며 “재개발사업의 주인으로서 반드시 그 권한을 행사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조합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재개발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정비사업 지속추진’이라는 이례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박용수 조합장은 “구역이 많이 낙후된 탓에 많은 주민들이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데다가 아파트 분양시장 또한 호재를 보이고 있어 많은 주민들이 사업진행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나왔다”며 “끝까지 조합을 믿고 지지해준 조합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한다.

물론, 장위14구역은 아직 남아있는 과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위재정비촉진지구 내 많은 구역, 특히 장위14구역을 둘러싼 구역들이 대거 해제된 탓에 기존의 사업계획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인근 구역과 나눠서 부담하기로 했던 기반시설 등에 대한 이야기다.

이에 박용수 조합장은 이제 촉진계획 변경 등을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용수 조합장은 “인근 구역들의 해제로 인해 기존 재정비촉진계획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만큼 먼저 성북구‧서울시 등과 촉진계획 변경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다시 한 번 종상향 등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아 촉진계획을 변경하고, 이와 함께 건축심의 등 이후 절차를 병행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역해제의 위기 끝에 기사회생한 만큼 더욱 신속한 사업추진을 다짐하는 박용수 조합장. 장위14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그의 열정이 성공적인 사업완료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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