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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일대 정비사업 사업추진 중단 위기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계획에 을지면옥, 양미옥 등 생활유산 반영해 보존
2019년 02월 20일 (수) 15:21:46 김영준 기자 kim@rcnews.co.kr

서울시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세운상가 일대 도심전통산업, 생활유산인 을지면옥 등 오래된 가게에 대한 보존을 추진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사업을 중단시켰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사업을 이 일대 도심전통산업과 노포 보존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금년 말까지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역사문화자원에 대해선 최대한 ‘보존’ 원칙을 지켜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사업 계획(2014년 수립)이 ‘역사도심기본계획(2015년)’ 상의 생활유산을 반영하지 못한 채 추진됐다고 판단하고 이제라도 이를 정비계획에 반영해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의 정비 사업에선 서울의 역사와 시민 삶을 닮고 있는 유무형의 생활유산은 철거하지 않고 ‘보존’을 원칙으로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015년 ‘역사도심기본계획’에 생활유산을 정리, 반영한 바 있으나 법제화된 제도가 아니어서 정비사업 추진과정에서의 건물 철거 등에 대해선 제도 운영 사각지대가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최대한 보존을 원칙으로 생활유산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운상가 일대는 전후 한국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리적 환경이 열악해지고, 산업 고도화로 상대적 경쟁력 상실을 겪으면서 대부분 업체가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1979년부터 이 일대를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2009년엔 남북 녹지축 조성과 주변지역 개발을 위해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 대규모 통합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으로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사업추진과정에서 통합개발에 따른 산업생태계 교란, 옛 도시조직 훼손, 생활터전 붕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2014년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했다.

세운상가군은 존치하고 주변지역은 옛 물길 및 가로 등 도시구조를 보전하고 구역별 지역여건을 고려해 8개 구역을 171개 구역으로 세분(세운3구역은 중규모로 분류, 1개구역에서 10개 구역으로 구분)하는 내용이다.

2014년 변경된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라 최근 정비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종전 계획 수립에 반영되지 못한 역사도심기본계획상의 오래된 가게와 공구거리 등 생활유산과 도심전통산업의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가 제기, 계획 재검토를 통해 정비계획을 수정할 예정이다.

우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3구역 내 생활유산으로 지정된 을지면옥, 양미옥 등은 중구청과 협력하여 강제로 철거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공구상가가 밀집된 ‘수표도시환경정비구역’은 현재 중구청에 사업시행인가 신청된 상태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사업추진 진행을 중단키로 했다.

시는 “기존상인 이주대책이 미흡하고 대단위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추진될 경우 공구상가 철거에 따른 산업생태계 훼손 우려가 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와 같은 방향을 세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수표구역 내 보전할 곳과 정비할 곳에 대한 원칙을 정해 실태조사할 예정이다.

또 소유주 및 상인, 시민사회단체, 관련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논의구조를 만들어 충분한 협의과정을 통해 올해 말까지 세운상가를 포함한 도심전통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구 인쇄업, 가구‧조명상가, 종로 쥬얼리, 동대문 의류상가‧문방구 등 이 일대 집적된 전통 도심제조업 산업생태계와 관련해 도심제조‧유통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지역 정비사업 관계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운지구 한 조합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인허가를 득한 후 진행하고 있는 사업인데 이제와 오래된 가게들을 보존하겠다며 갑자기 사업을 중단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사업 중단과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의 향방과 정치적 고려에 따라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하는 정비사업 정책에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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