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허가 촉구 집회 개최 … 은마아파트 등과 함께 대규모 공동대응 계획

“인허가로 갑질하는 서울시장 물러나라”

도시계획 심의를 촉구하는 잠실5단지의 함성이 지난 4월 시청 앞 광장에 이어 잠실역 일대를 가득 채웠다. 지난 10일 잠실5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정복문)이 단지 앞 잠실역 5번 출구 일대에서 집회를 갖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약속한 도시계획 심의통과를 요구했다.

조합은 “2017년 3월 ‘국제설계공모를 하면 절차 간소화를 통해 건축심의까지 일괄적으로 인하해주겠다’는 박 시장의 약속에 따라 기존 설계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설계 공모절차를 진행했다. 또한 서울시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정비계획 수립 및 과도한 기부채납 요구 등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속된 인허가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이 약속한지 2년 3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마땅한 근거 없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 조합원의 피해를 방지하고 재건축사업 정상화와 조속한 인허가를 촉구하고자 관련 집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300여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석해 그간 누적된 불만과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4월 촉구집회 당시 조합은 서울시를 성토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단지 외벽에 대거 게시한 바 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서울시에서 ‘인허가 절차가 잘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조합측도 현수막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후 지금까지 인허가 절차가 미동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2차 촉구집회를 계기로 다시 현수막을 게시했다.

재건축 정비사업은 각종 인허가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관련 인허가권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관례를 무시하고 서울시를 성토하는 대형 현수막을 게시한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 잠실5단지 조합원의 불만과 분노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의 발언에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정복문 조합장은 “선출직 정치인의 가장 큰 소명은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불합리한 처사에 대항하기 위해 유사한 상황에 놓인 재건축조합과의 연대활동을 통해 보다 강하게 목숨을 건다는 마음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혈서를 작성하며 자신들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날 시위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이정돈 위원장이 참석해 잠실5단지 조합원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은마아파트 또한 잠실5단지와 비슷한 처지라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참가했다”는 이 위원장은 “서울시에서 요구한 사항을 모두 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한발자국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재산권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권의 문제이며 이를 위해 같이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잠실5단지와 은마아파트가 공동 대응 방침을 밝힘에 따라 조만간 대규모 공동 집회가 예상된다.

한편 조합은 아파트 옥상에서 줄을 타고 외벽을 내려오는 고공 강하 시위까지 계획했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경찰의 만류 끝에 강하 시위는 실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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