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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1구역, 현대건설 입찰자격 박탈 움직임에 파문 커져
26일 현대 보증금 몰수 및 입찰제한 의결 예정 … 이상한 조합행보에 의혹 증폭
2019년 10월 28일 (월) 13:40:02 이현수 기자 lhs@rcnews.co.kr

   

갈현1구역이 유력한 시공사 후보인 현대건설의 입찰자격 박탈절차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보임에 따라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갈현1구역은 한남3구역과 함께 서울 강북권을 대표하는 메머드급 현장으로서 지난 8월 16일 입찰공고와 함께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해왔다. 지난 10일 입찰 마감 결과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최종 참여의사를 밝힘에 따라 양자 대결 구도가 이뤄졌다. 당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GS건설은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 현대 입찰자격 박탈절차 강행

현대와 롯데 두 회사로 압축됐던 갈현1구역 수주전에 이상기류가 발생한 것은 입찰 마감 후 나흘만인 지난 14일이다.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이 현대건설측 입찰제안에 문제가 있다며 은평구청에 자문을 요청한 것.

은평구는 조합이 제기한 입찰제안 자문에 대해 다음날인 15일 “시공사 선정 계획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지만 18일 “입찰 참여 업체들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라”며 입장을 변경해 최종 의견을 조합에 전달했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라’는 은평구의 최종 입장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최초 답변을 근거로 현대건설 측 입찰제안을 무효화하기 위한 동의 절차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은 26일 대의원회를 열어 ▲현대건설 입찰 무효 ▲현대건설 입찰보증금 몰수 ▲현대건설 입찰참가 제한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 재공고 등 네 가지 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총회뿐만 아니라 향후 재공고 과정에서도 현대를 배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이 밝힌 바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건축도면 중 변경도면 외 일체의 도면을 제출하지 않고 제출한 도면조차 제안서와 상이해 갈현1조합을 무시했으며, 담보를 초과하는 이주비를 제안해 시공과 관계없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안함에 따라 시공사 선정 절차상 중대한 흠결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입찰을 유효로 할 경우에 시공자 선정 총회 금지가처분, 시공사 선정 무효 등의 소송의 빌미를 제공해 조합 사업일정에 중대한 차질을 야기했다’며 대의원회 소집 사유를 나타냈다.

반면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 내용에 문제가 없으며, 법적기준을 모두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설계도면 누락의 경우 입찰지침서에 조합 원안을 포함하라는 내용이 없어 특화 설계 도면만을 제출한 것이며, 이주비 문제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정한 국토교통부 고시에 의거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추가이주비를 제안할 수 있고 한도가 정해진 것도 없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 제안서 내용에 대해 의견차가 발생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라며 “이처럼 지엽적인 사항으로 인해 입찰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모든 정비사업 현장에서 선정될 시공사는 아마도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안서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는 경우 당사자 간 협의와 조정 절차를 거치고, 필요하다면 전문기관의 자문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총회에서 조합원의 선택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한편 26일 대의원회를 앞두고 이의 저지를 위한 ‘대의원회 개최금지’ 가처분이 제기됐지만 ‘절차상 하자 없음’ 등의 이유로 기각되었다.

만일 대의원회 결과 현대건설 입찰자격이 박탈된다면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절차는 자동적으로 유찰될 전망이다. 입찰 참여 업체가 롯데뿐이어서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입찰 자격이 박탈될 경우 소송으로 대응할 방침으로 알려져 향후 시공사 선정 등 사업추진 일정은 어두울 전망이다.

 

∥석연치 않은 대의원회 개최 과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시공사측 제안에 대해 조합이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받아 조합원의 권익보호와 재산가치 상승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조합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보통 시공사측 제안서가 불분명하게 표시된 경우 조합 등과 협의를 거쳐 조정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입찰제안 내용에 대해 시공사와 조합 간 의견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소명 또는 검토 과정 없이 곧바로 구청에 유무효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구청이 예정대로 선정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입장을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입찰자격을 무효화하는 대의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의원회의 개최 과정에서 롯데건설 측 직원이 조합원에게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어야한다’고 언급하며 대의원회 개최를 종용한 사실이 확인돼 조합과 롯데 간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 측은 “직원 개인의 문제일 뿐 조합과 연관 여부에 대해서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대의원회의에서 현대의 입찰자격을 무효화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상당하다. 현대의 입찰 제안으로 인해 조합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사 결의가 이뤄진다 해도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며, 결의 자체가 무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기한 바와 같이 여러 의혹을 고려할 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시공사 선정 유찰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모 건설사가 다음 시공사 선정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참여하기 위해 이번 시공사 선정을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것을 위해서 강력한 경쟁자인 현대를 다음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입찰제한 등의 사항을 대의원회에 올린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업시작 16년 만에 시공사 선정

2003년부터 재개발사업을 추진한 갈현1구역은 2015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사업추진이 본격화됐다. 지난 1월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은평구 갈현동 300번지 일대 17만5794㎡를 사업부지로 하며, 지하6층~지상22층 아파트 32개동 총 4116세대(임대 620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한다. 예상 공사비는 약9200억원에 달하며 한남3구역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대형 재개발사업장이다.

3․6호선 연신내역과 3호선 구파발역 사이에 위치한 갈현1구역은 북쪽에 앵봉산과 서오릉자연공원 등이 위치한다. 2023년경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향후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11일 입찰 마감 결과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최종 참여 의사를 밝혔다. 현대건설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재무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밖에 힐스테이트 녹번, 북한산 힐스테이트, 백련산 힐스테이트 등 은평구에서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

롯데건설 또한 적극적인 수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가장 먼저 입찰 보증금 1천억원 완납 및 단독시공 입찰확약서를 제출했다. 롯데는 갈현1구역 단지명을 ‘북한산 시그니처 캐슬’로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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