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선수촌 정밀안전진단 탈락 … 목동신시가지 성산시영 등도 우려 가중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로 사업진행이 꽉 막힌 재건축 사업에 이제는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관심이 집중됐던 ‘올림픽선수기자촌(이하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으며 재건축 사업 진입에 실패했다.

1989년 준공된 올림픽선수촌은 단지 면적 약 50만㎡에 총 5,540가구의 대단지로 용적률이 137%에 불과해 차세대 재건축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올림픽선수촌은 지난해 3월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강화 이후 대단지로는 처음 정밀안전진단을 시도해 목동신시가지나 마포구 성산시영 등 안전진단을 준비하고 있는 타 단지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송파구청이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이하 올재모)’ 측에 전달한 내용을 보면 주거환경 D등급,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D등급, 비용분석 E등급 등으로 재건축 기준을 통과했지만 50%로 가중된 구조안전성 부문에서 B등급을 받으면서 최종 C등급으로 당분간 재건축 진행이 어려워졌다.

이는 지난해 3월 정부가 안전진단 평가 항목별 가중치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상향 조정한 데에 기인한 것으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사업을 준비 중인 단지들에서 우려하던 바가 현실화됐다.

올재모 측은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발표된 직후 송파구청을 상대로 즉각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와 실제 진단결과 간 큰 차이가 있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용역업체와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교차검증 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 감사 청구와 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청에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료를 제공할 수는 있으나 용역업체에 자료 제출을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현행법과 제도상 정밀안전진단 결과와 관련한 이의신청 절차는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지난 14일 노원구 월계동의 미륭·미성·삼호3차아파트 역시 예비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으며 재건축 진입에 실패했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가능 판정인 D등급을 받았던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 아파트도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으로 결정된 바 있다.

지난해 3월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된 후 서울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는 방배 삼호아파트 단 한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안전진단 탈락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단지별로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거나 안전진단을 위한 기금 모금을 진행하는 상황이고 성산시영아파트는 2016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최근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안전진단 강화 이후 재건축 진입 자체가 어려워짐에 따라 향후 재건축 절벽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공급 축소와 시장 불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출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가 중첩되어 정비사업 진행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규 재건축 사업 진입마저 막힌다면 공급 축소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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