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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갈현1구역, 시공사 재입찰 ‘설상가상’
지난 31일 시공사 재입찰 공고 강행 … 시한폭탄 ‘현대 배제’ 수습책은?
2019년 11월 12일 (화) 14:17:18 이현수 기자 lhs@rcnews.co.kr

   

현대건설 축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갈현1구역이 2차 시공사 선정 공고를 강행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달 31일 갈현제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유국형)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방법은 1차와 같은 일반경쟁 방식이며, 사업조건 또한 동일하다. 입찰을 희망하는 회사는 입찰보증금 1천억 중 5억원을 현장설명회 전까지 조합에 납부해야 한다.

잔여 보증금 995억원은 현금 595억원과 보증기간을 90일 이상으로 설정한 이행보증보험증권 400억원으로 구분해 입찰마감 전까지 조합에 제출해야 한다. 현장설명회는 이 달 14일 오후2시에 열리며, 내년 1월 9일 입찰을 마감한다. 공사 예정가격은 9182억원(VAT별도)이다.

갈현1구역은 현대건설 입찰자격을 박탈한 과정에 대해 유무효 논란이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공사 재입찰을 진행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향후 현대건설이 제기한 가처분 결과 입찰자격이 유효하다는 결정이 나올 경우 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의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정부에서 갈현1구역 등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예고하고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논란의 시작점, 석연치 않은 대의원회

지난 달 26일 갈현1구역 조합은 대의원회를 개최해 ‘현대건설 입찰 제안에 문제가 있다’며 입찰무효 등 네 가지 안건을 결의했다. 이와 관련 조합측은 ‘현대건설은 건축도면 중 변경도면 외 일체의 도면을 제출하지 않고 제출한 도면조차 제안서와 상이해 갈현1조합을 무시했으며, 담보를 초과하는 이주비를 제안해 시공과 관계없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안함에 따라 시공사 선정 절차상 중대한 흠결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입찰을 유효로 할 경우에 시공자 선정 총회 금지가처분, 시공사 선정 무효 등의 소송의 빌미를 제공해 조합 사업일정에 중대한 차질을 야기했다’며 대의원회 개최 사유를 밝혔다. 이 날 통과된 안건은 ▲현대건설 입찰 무효 ▲현대건설 입찰보증금 몰수 ▲현대건설 입찰참가 제한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 재공고 등 네 가지. 현대측 입찰보증금을 몰수하고 차후 재공고 과정에서도 배제한다는 것.

반면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 내용에 문제가 없으며, 법적기준을 모두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설계도면 누락의 경우 입찰지침서에 조합 원안을 포함하라는 내용이 없어 특화 설계 도면만을 제출한 것이며, 이주비 문제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정한 국토교통부 고시에 의거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추가이주비를 제안할 수 있고 한도가 정해진 것도 없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 제안서 내용에 대해 의견차가 발생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라며 “이처럼 지엽적인 사항으로 인해 입찰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모든 정비사업 현장에서 선정될 시공사는 아마도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안서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는 경우 당사자 간 협의와 조정 절차를 거치고, 필요하다면 전문기관의 자문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총회에서 조합원의 선택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대의원회로 보증금 몰수, 전대미문”

현대건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합이 대의원회 결의로 입찰자격을 무효화함에 따라 현대는 지난 26일 대의원회를 대상으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시공사측 제안에 대해 조합이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받아 조합원의 권익과 재산가치 상승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조합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보통 시공사측 제안서가 불분명하게 표시된 경우 조합 등과 협의를 거쳐 조정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견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소명 또는 검토 과정 없이 곧바로 입찰자격을 무효화하는 대의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의원회의 개최 과정에서 경쟁사측 직원이 조합원에게 대의원회 개최를 종용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조합과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조합원 전체 의사를 묻는 총회가 아닌 대의원회의에서 입찰자격을 무효화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상당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갈현1구역 전체 조합원 숫자는 대략 2700명으로서, 이 중 103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56명이 찬성해 가결된 것으로 전해진다. 과연 56명에 불과한 소수의 의견이 2700명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의원회의를 통해 입찰보증금 몰수를 결행하는 것은 처음 겪는 사상초유의 사건”이라면서 “정부에서 특별점검을 진행할 것이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기 때문에 입찰자격에 대한 논란은 조만간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손해배상 등 법정공방으로 사업지연 장기화 우려

갈현1구역이 두 번째 시공사 선정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합동점검이나 가처분 결정 결과 현대건설의 입찰자격이 유효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다. 이 경우 재공고로 선정한 시공사 자격은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해당 시공사는 발주처인 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비근한 사례로 최근 방배5구역을 거론할 수 있다. 기존 시공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손해배상 청구로 인해 조합이 4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물어야 한다. 물론 1심 판결이기 때문에 차후 항소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막대한 경제적 손실 외에도 사업지연이 수반되는 만큼 시공사 선정 또는 교체 과정은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만일 현대의 입찰자격이 유효한 것으로 결정난다면 갈현1구역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 승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합에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그간 투입한 비용을 고려할 때 100억대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밖에도 두 번째 입찰로 선정된 건설사측의 손해배상과 시공사 미선정에 따른 기존 사업비 대여금에 대해 반환청구 등이 제기된다면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경우 조심해야할 부분이 법정공방 등에 따른 사업지연 여부다. 손해배상 청구액을 상환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상적인 조합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입찰자격 박탈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임대의원을 대상으로 압류 및 불법적 행위시 가압류 등이 가능하다는 것. 과거 갈현1구역과 유사한 사업장에서 모 건설사가 이사와 대의원을 상대로 압류를 걸었던 사례가 있어 가능성은 충분하다. 법정 공방이 대법원 판결까지 진행되면 사실상 사업추진이 중단될 수도 있다.

현대건설이 갈현1구역을 포기할지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갈현1구역 사업성이 좋은 편이서 가급적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대략 한 달 정도면 합동점검 결과가 나오고, 효력정지 가처분도 약2개월 후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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