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조합설립인가 … 내년 중 건축심의 통과 목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이 마침내 사업 본궤도에 올라섰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 11월 21일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것. 최초 추진위원회 승인 15년여만의 일이다.

구역명에서도 알 수 있듯 신림1구역은 우리나라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서울대 인근에 위치한 정비사업장이다. 전국에서 가장 학구열이 높은 ‘신림동 고시촌’에 인접해 있는데, 단순히 학교나 학원 등의 교육시설 유무와는 다른 의미의 뛰어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또한, 신림1구역은 관악산과 삼성산에 인접해 있어 서울 시내임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으며, 교통여건 또한 최근 들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그 미래가치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도 강남도시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 강남권과 경부고속도로로의 접근성이 월등히 좋아졌으며, 특히 구역에서 10분거리에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개통돼 서해안고속도로 및 영동고속도로 이용도 용이해졌다. 여기에 더해 구역에 인접해 신림 경전철 역사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도심과 외곽의 교통 여건이 모두 크게 달라질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신림1구역은 여타의 수많은 재개발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주차난이 심각한 상황이며, 좁은 도로 탓에 소방차 출입이 불가능한 곳도 많은 실정이다. 특히, 구역 내 위치한 약 700여 세대에 달하는 무허가 건물은 노후화가 심해 낮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고 있을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이에 신림1구역 주민들은 지난 2004년 6월 25일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으며 재개발사업에 나섰지만, 조합설립에 이르기까지 걸린 오랜 시간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사업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

먼저, 추진위원회 승인 1년 6개월여 만인 2005년 12월 신림뉴타운지구로 지정됐지만, 재정비촉진지구로 다시 한 번 지정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사업이 중단됐었다.

게다가 2008년 4월 고시된 재정비촉진계획이 사업구역을 기존 면적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으면서 주민들 사이의 분쟁이 씨앗이 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사업구역이 확대 지정된 만큼 추진위원회를 다시 설립해야한다”는 주장과 “기존 추진위원회가 변경 승인을 받으면 된다”는 주장이 맞서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소송으로 이어졌고, 2014년 7월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도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구역지정이 되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지만 10년의 세월을 잃어버리게 된 셈이다.

법원의 확정판결 이후 신림1구역은 기존 추진위원회 설립변경에 나서 2016년 3월 다시 한 번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다. 또한 지난해 10월말부터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나서 50여일만에 조합설립요건을 갖추고 지난 3월 조합창립총회를 개최한 직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관악구가 총회개최일에 문제를 제기해 이를 반려하면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고, 지난 10월 8일 다시 한 번 창립총회를 개최한 끝에 이번에 조합설립을 인가받을 수 있었다.

한편, 신림1구역은 조합설립인가 전인 지난 8월 30일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내용을 담아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전체 구역면적은 줄었지만, 용적률을 보다 확보하고, 대형평형을 줄이는 한편 중‧소형평형을 늘려 세대수는 오히려 조금 늘었다.

변경신청한 촉진계획안에 따르면,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361-71번지 일대 22만4773.5㎡를 대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신림1구역은 공동주택 3836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등이 지어질 예정이다. 공동주택은 전용면적별로 39㎡형 임대주택 581세대, 59㎡형 1149세대, 74㎡형 202세대, 75㎡형 157세대, 84㎡형 1623세대, 114㎡형 110세대, 130㎡형 14세대 등으로 계획됐다.

신림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유병철 조합장은 “조합설립이 인가된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건축심의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최상의 주거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재개발사업의 본궤도에 들어선 신림1구역이 앞으로는 사업진행에 순항을 거듭할 수 있길 기대한다.

 


 

잠깐 인터뷰 - 신림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유병철 조합장

“치밀한 사전계획으로 사업성공 이끈다”

 

“재개발사업을 보다 심도 깊게 이해하기 위해 각종 교육에 참여할 당시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 명찰에 적힌 ‘신림1구역’이라는 구역명을 보고 ‘사업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젓곤 했습니다. 하지만, 일몰제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조합설립이 인가되자 이제 수많은 건설사들이 구역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위 문제구역이 우수현장으로 탈바꿈된 셈입니다. 생각해보면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주민들의 격려가 있었기에 난관을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을 최선두에서 이끌어 가고 있는 유병철 조합장은 많은 건설사들의 이목이 집중된 현재의 신림1구역을 만든 1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정체기에 사비를 써가며 재개발사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물론이고,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사분오열됐던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 이가 바로 유병철 조합장이다.

유병철 조합장은 “소송으로 장기간 사업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많은 주민들로 부터 사업수습을 위해 힘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대형 교통사고로 인해 한 팔을 잃었지만 다행히도 목숨은 건진 상황이었던 만큼 남은 목숨을 지역을 위해 봉사하며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해 추진위원장에 나서게 됐다”고 회상한다.

사업수습에 나선 유병철 조합장은 무엇보다 직접 발로 뛰며 가능한 많은 주민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또, 약 3개월간 추진위원회 변경승인을 위한 동의서를 징구받아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의 정상화 발판을 일궈냈다. 두 차례에 걸친 지난 창립총회에서 수많은 신림1구역 조합원들이 그를 지지했던 것도 이러한 유병철 조합장의 노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터다.

특히, 유병철 조합장은 그동안 재개발사업에서 등장한 적 없었던 ‘사업관리 및 마케팅계획 수립의 건’을 창립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주목받기도 했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추진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병철 조합장은 “아파트 및 상가에 대한 설립계획은 물론, 마케팅 계획도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해 신림1구역을 누구나 인정하는 명품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며 “우리구역엔 한 곳에서 40~50년을 거주하며 사실상 집 한 채가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조합원이 많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신탁방식 등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각종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장에 당선된 후 가장 먼저 ‘나를 신임해준 조합원들의 마음을 잊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신림1구역 조합원들의 심부름꾼으로서 깨끗하고 모범적인 조합을 꾸려나가고 싶습니다.”

조합장 선임 직후 “주민들과 함께 보다 좋은 아파트를 짓고 조금이라도 조합원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다짐했다는 유병철 조합장. 그의 다짐이 신림1구역의 성공적인 사업완료로 이어질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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