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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5구역, 10년 만에 깨어난 ‘서북권 잠룡’
구랍 24일 건축심의 통과 … 올 상반기 사업시행인가 신청
2020년 01월 15일 (수) 14:27:34 이현수 기자 lhs@rcnews.co.kr

   

불광5구역이 구랍 24일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2010년 조합을 설립한지 무려 10년만의 경사다. 비록 오랜 시간을 돌아왔지만 이번 건축심의 통과를 계기로 불광5구역은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단계 통과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불광제5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조광흠)은 2005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통해 본격적인 재개발사업을 시작했다. 2008년 정비구역 지정, 2010년 조합설립인가 등을 거쳤지만 정비계획으로 지정된 학교용지 계획이 취소되며 사업추진이 수렁에 빠지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조합설립 무효소송으로 조합이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하게 됐던 것.

조광흠 조합장은 “조합설립 후 10년만이라 모든 조합원님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심의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시행인가 획득 등 차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에 인접한 불광5구역은 GTX-A 노선인 연신내역과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예정인 독바위역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뛰어난 입지적 장점으로 서북권의 잠룡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교용지 해제, 잃어버린 10년

불광5구역의 학교용지 지정 문제는 201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본계획에 의거 불광5구역을 포함해 인근 불광4구역(롯데캐슬), 불광6구역(삼성래미안), 불광8구역(구역해제) 등 4개 구역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했다.

2006년 협의를 거쳐 불광5구역에서 2천평의 부지를 제공하고, 나머지 3개 구역에서 비용으로 부담하는 형태로 해결방안이 모색됐다. 5구역은 2천평 중 약670평에 대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한편 3개 구역은 잔여 1330평에 대한 개발이익을 각 구역면적 비율에 따라 금액으로 부담하기로 했던 것.

이와 관련 조광흠 조합장은 “당시 학교용지 제공 관련 추진위 설립 이전부터 제공불가 입장을 밝히며 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항의했지만 지역사회 교육여건 개선 등을 위해 부득불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위와 같은 합의를 토대로 2008년 정비구역 지정이 이뤄졌지만 4년 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012년 7월 교육청에서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학교설립계획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기껏 합의를 거쳐 학교용지 제공을 결정했건만 이를 백지화하다니 조합으로선 기가 찰 일이었던 것. 학교용지 건은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조합원 동의절차는 물론이고 정비계획 변경절차를 필요로 한다. 조합으로선 비용지출도 문제지만 천금과 같은 시간을 낭비하게 돼 더욱 뼈아픈 타격이다. 조 조합장은 “2012년 7월 학교용지가 취소되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해제 결정이 이뤄졌고, 이는 2018년 2월까지 사업이 중단된 사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조합설립 무효소송 ‘설상가상’

불광5구역 사업추진을 막아선 것은 학교용지 문제만이 아니었다. 일부 반대 의사를 지닌 조합원들에 의해 제기된 조합설립 무효소송은 불광5구역을 더욱 깊은 늪에 빠지도록 했다. 학교용지 취소결정이 내려졌던 운명의 그 날 기존 제기됐던 조합설립 무효소송이 고등법원에서 조합 패소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조합은 대법원 판결을 받을 때까지 정상적인 업무를 추진할 수 없게 됐다. 학교용지 해제를 위한 정비계획 수립 등 관련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던 것.

결국 또 다시 3년이란 시간이 무작정 흘러갔고, 2015년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을 통해 조합이 최종 승소함에 따라 재기의 발판이 마련됐다. 사업지연의 장기화로 실망한 조합원들은 기존 집행부의 해임을 요구했고, 2016년 4월 총회를 통해 현 조광흠 조합장을 비롯한 신임 집행부가 구성됐다.

이윽고 2018년 2월 학교용지 해제를 위한 정비계획 변경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비로소 사업추진을 정상궤도로 안착시킬 수 있게 됐다. 같은 해 4월 불광5구역은 건축심의를 접수했다. 처음으로 도입된 공공건축가 자문제도로 인해 잠시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마침내 구랍 24일 건축심의를 통과하게 됐다.

 

∥올 상반기 사업시행인가 신청

2018년 2월 2차 정비계획 변경결정으로 학교용지 해제를 마무리한 불광5구역은 공공건축가 자문 등을 거쳐 건축심의를 진행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2000세대 이상 신축 계획시 공공건축가 자문을 받아야 한다.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시행착오는 어디에나 있는 법. 불광5구역도 최적의 설계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다소 난항을 겪었다. 정비계획으로 정해진 기준 내에서 공공건축가 의견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추가적인 협의과정이 필요했던 것.

이와 관련 조광흠 조합장은 “공공건축가가 좀 더 좋은 안을 요구했지만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평균 18층의 제한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장의 공공성, 특화된 입면계획, 동 배치의 클러스터링 등 디자인 컨셉을 충실히 수용하는 한편 사업성 제고와 주민 편의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건축심의 과정을 설명했다.

건축심의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불광5구역은 현재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준비 중이다. 올 상반기에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한 조합원 총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이후 시공사 선정을 거쳐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이주 절차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은 은평구 불광동 238번지 일대 11만7919㎡를 대상으로 한다. 건폐율 19.19% 용적률 230.74% 등을 적용해 임대주택 375세대를 포함해 총 2393세대를 건립한다.

 


 

잠깐 인터뷰 - 불광제5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광흠 조합장

“늦은 만큼 빨리 가겠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초기부터 재개발 사업추진에 이의가 있는 조합원과의 다툼으로 오랫동안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제는 건축심의 통과를 계기로 조속한 사업추진만이 불광5구역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모두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될수록 재산과 관련된 사안들이 더욱 대두될 것이다. 따라서 조합은 세부적인 사업경과나 내용을 발표하고 설명해 사업추진과 재산을 지키는 것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조합 운영 방침에 대해.

조합설립 당시와 비교하여 현재는 법과 규칙 등이 더 강화되고 있으며, 준법만이 원활한 사업추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방침이나 원칙 보다는 조합원들의 이익 극대화 및 분담금 최소화를 목표로 도시정비법과 정관 등 관련 제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한편 신속한 사업추진이 이뤄지도록 협력사와 유기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합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빠른 사업추진이 조합원님들의 어려운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두 해 살 집도 아니고 튼튼하고, 편리하고, 살고 싶은 공간구성과 디자인을 해야 한다. 더욱이 부담금 최소화로 경제적 부담을 덜해야 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사업과 관련해 좋은 의견을 제시하고 때로는 질책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재개발사업 관련 보완이 필요한 점.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사회구성원도 다양화됨에 따라 그 요구 또한 다양화․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법과 행정의 현실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 만 보아도 각 구별 소득과 생활환경 등 차이가 있음에도 획일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낙후된 지역은 더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보다 빠르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좀 더 세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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