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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 국토교통부 층간소음 제도개악과 민원제기
제도를 위한 개악인가? 국민을 위한 개악인가?
2020년 02월 28일 (금) 14:57:46 김영준 기자 kim@rcnews.co.kr

층간소음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 공동주택이 대한민국의 최상의 주거지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태생적으로 양산된 사회현상이었다. 세계 역사상 초유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하여 대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아파트라는 주거형태가 대한민국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빈곤사회로부터 탈출의 상징이 아파트였기에 지금은 대도시, 중소도시 심지어 시골읍내까지 아파트가 주거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층간소음이 이슈가 되었던 노무현정부에서 층간소음과 관련한 입법이 진행된 이후 15여년이 지나도록 층간소음은 이론과 실제가 전혀 맞지 않는 대한민국 유사 이래 대표적인 가짜이자 엉터리 제도의 대명사가 되었다.

층간소음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기 때문이다.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건축공학적인 접근이나 바닥구조적인 접근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서 그냥 단순하게 기존에 사용하던 바닥재인 단열재를 완충재화 시켜 지금껏 사용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층간소음을 해소하지도 못하는 바닥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주기에만 급급했다. 때문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와 성능도 재현되지 않는 엉터리 바닥구조를 만든 완충재업체들이 국민으로부터 부당한 수익을 합법적으로 창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층간소음 문제는 공동주택 거주자들의 부주의라고 치부했고, 정부도 건설사도 감리사도 어느 누구하나 층간소음에 대하여는 무책임으로 일관했다. 2018년 하반기에서 2019년 상반기까지 층간소음 관련 가짜제도가 있어온 지 15년 만에 감사원에서 전 방위적인 감사가 이루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감사원 감사의 결과는 참혹했다. 모든 게 엉터리이고, 모든 게 부정으로 관리되었다.

제도가 층간소음의 발생 원인을 보호해주고 있음이 백일하에 드러난 모양새였다. 국토교통부와 바닥구조 성능인정서를 발부하는 인정기관, 완충재업체, 성능테스트기관, 자재품질검사기관 등은 죄인으로서 유구무언이었다. 그리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감사원의 요구에 국토교통부는 조속히 제도개선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의 제도개선은 17년 전과 같이 매우 닮아 있었다. 제도개선의 첫 걸음부터 잘못 접근하고 있었다.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시각 보다는 층간소음 측정의 방법을 변경하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층간소음 저감성능이 우수한 새로운 바닥구조가 시장에 쉽게 접근하게 하기보다는 기존의 엉터리 바닥재들이 시장을 고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정책이 맞춰져 있었다. 또다시 제도가 층간소음의 발생 원인을 보호해 주려고 하였다. 단지 색깔만 달리하여 뭔가 모습이 달라져 보이게 하겠다는 것 이었다.

 

∥사전인정제도의 폐지와 바닥충격음 사후성능확인제도의 도입 연기와 꼼수

2019년 하반기 국토교통부는 사전인정제도 폐지를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그 대안으로 사후성능확인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로 2019년 12월 인정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주관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토론회가 바닥충격음 관련 전문가와 관련 업체, 시민단체 등이 모여 진행되었다.

국토교통부의 제도개선의 방향성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주제발표를 통해 외부에 전해졌다.

① 중량충격음 측정원인 뱅머신을 폐기하고, 2015년 5월 폐지되었던 임팩트볼로 변경한다. ② 제도 도입 후 줄곧 적용한 역A곡선을 폐지하고, A곡선을 도입하여 측정값을 도출한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논리적일 수도 있고, 합리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층간소음 절감효과 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런 효과도 없을뿐더러 더 심한 층간소음 환경에 놓일 수 있는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제도개선이다. 즉, 제도개악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토론회 이후 많은 민원에 직면하였으며, 급기야 사후성능확인제도의 도입을 1년가량 연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이다. 측정방법을 변경하려는 것이 핵심인 제도개선안은 심각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시간벌기일 뿐 한 발짝도 입장을 철회하거나 물러선 것은 아니라는 것이 향후 논쟁의 불씨가 될 공산이 크다.

국토교통부는 인정기관들에게 사후성능확인제도의 적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준비하기 위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바닥구조 또는 완충재들에 대한 바닥충격음 성능과 저감량에 대한 자료수집을 지시했고, 인정기관들은 데이터베이스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LH에 의하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바닥구조를 현재 건설중인 LH현장에 실험적으로 시공하여 실제 바닥충격음 성능을 확인하는 일들을 진행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바닥충격음 측정평가 방식을 기존의 역A곡선 뱅머신 평가가 아닌 국토교통부가 2019년 12월 토론회에서 제시했던 A곡선 임팩트볼로 성능평가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의지가 담겨 있기에 가능한 행위이다. 단순히 국토교통부의 의지인지 아니면 국토교통부에 기생하는 전문가 집단의 의지인지는 머지않아 곧 밝혀질 것 같다.

 

∥국토교통부와 전문가집단과의 역학관계

국토교통부는 왜 제도개악을 진행하려는 것일까?

현재까지의 과정을 보면 제도개선이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여겨지진 않는다. 국토교통부 곁에서 제도개선에 대하여 압력과 훈수를 넣는 소음진동 관련 전문가들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 보고서 이후 현 시점에서의 제도개선에 입김을 넣고 있는 소음진동 전문가는 대부분이 인정기관, 건설업체, 완충재업체, 학계 등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층간소음 제도가 도입될 당시 즉, 제도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울 때에도 그들이 졸속으로 제도 도입을 주도한 세력이었다. 소음진동 전문가의 시장주도세력들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층간소음 문제에 있어서는 무한한 책임을 진 장본인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책임을 지기 보다는 전문가집단으로 세력화하여 현 시점 제도개선에 있어서도 그들의 의도대로 개인의 이익과 전문가집단의 집단이기주의에 취해 정부의 정책에 과도한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주택건설공급과에서 층간소음 관련 제도를 책임지고 있다. 담당부서의 구성원들은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이 최고라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들의 곁에는 지금까지 층간소음을 발생시킨 책임을 져야할 전문가들만 수두룩하고, 책임에서 면책된 전문가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층간소음에 책임 있는 자들은 바닥충격음과 관련한 소음진동 전문가들로서 대표적으로는 인정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LH토지주택연구원, 메이저 대형건설사 기술연구소, 기득권을 가진 시장점유율 10%이상의 완충재업체, 건설사들을 비호하는 주택협회와 건설협회, 기득권 전문가들의 연구용역을 맡아 연구실적을 쌓은 특정 교수, 바닥충격음과 관련된 연구기관의 연구원 등이다.

바닥충격음과 관련한 소음진동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현 시점의 제도 개선에서 분업과 협업을 통해 유기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정책적인 대안과 훈수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이론가들이며, 전문가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층간소음과 관련하여 제대로 국가와 국민에게 기여한 바는 전혀 없다. 전문가적인 이론은 그들 스스로의 명성을 높일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실제적인 상황에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를 양산하였다는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가 진행하는 제도개선에서도 실제보다는 이론을 우선시 한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의 공동주택 층간소음을 저감하는데 있어서 우리의 방식 보다는 늘 우리 실정에 어울리지 않는 국제규격ISO, 일본규격JIS 등을 거론하여 대한민국의 층간소음의 실체를 흐리고, 국제적 동향 운운하며 문제의 핵심을 흐린다. 그리고 이론으로 실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율배반의 궤변을 늘어놓는다.

2019년 12월 제도개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일반시민은 “전문가들이 층간소음을 다 망치고 있다.”라고 단상의 전문가들에게 외쳤다. 이게 현실이다.

 

∥ 국토교통부의 제도개선방안에 대한 민원제기

국회와 시민단체를 포함한 각계각층에서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제도개선방안에 대하여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였다. 지적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뱅머신과 역A곡선으로 구축한 17년간의 노하우를 버릴 경우에 건설업체들과 연구소들이 쌓아온 연구 실적과 신규 바닥구조 개발과 관련한 계획들이 전면 무용지물이 된다.

② 새롭게 도입하려는 A곡선 대한 적응과 향후 바닥구조 연구 실적에 대한 노하우 축적시간이 짧지 않은 기간이 필요하고, 측정방법 변화가 잘못된 선택일 경우 제도의 공백은 걷잡을 수 없다.

③ 적합하지 않아 폐기한 임팩트볼측정법의 재도입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크며, 임팩트볼의 충격력은 실제 아이들 뛰는 소리에 비해 적정한 것이 아니라 너무 과소하다.

④ 측정방법을 바꾸는 것을 제도개선이라 할 수 없다. 실제적인 층간소음이 나아지는 것은 조금도 없다.

⑤ 감사보고서 상의 최소성능 만족율이 40%에서 측정방법 변경으로 최소성능 만족율이 90%~100% 이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 또한 불식할 수 있는 동일한 공동주택 세대를 대상으로 역A곡선 뱅머신 평가와 A곡선 임팩트볼 평가의 비교 테이터가 수백세대 이상 적지 않게 국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⑥ 사후성능확인제도는 지금 당장 시행하여야 한다. 사후성능확인제도 도입을 발표하면 법적인 효력은 최소 1~2년은 경과해야 발생한다. 늦으면 늦을수록 엉터리 사전인정제도에서의 엉터리 저급 바닥구조들이 신규 공동주택에 층간소음을 더욱 양산시킨다. 현행 바닥충격음 측정평가방법으로 충분히 도입가능하다. 측정방법 변경은 여건이 될 때 도입하면 된다. 측정평가방법을 변경을 우선하겠다는 것은 특정집단에 대한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⑦ 기존의 바닥구조는 성능의 한계치가 확인된 상황이다. 때문에 기존의 바닥구조를 지키려는 방향성 보다는 성능이 우수한 신규 바닥구조가 하루라도 빨리 개발될 수 있는 여건과 제도적 장치들을 만들어 주는 환경적인 제도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⑧ 완충재 시장의 점유율 1위의 대표이사가 국토교통부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모양새는 오해받기 십상이다. 전문가라는 명목이 있어서 관여하였더라도 그와 똑같은 주장을 하는 다른 바닥충격음 전문가들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상식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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