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스포츠로 야구를 손꼽는다. 그런 야구에 대한 통설 중 대표적인 것이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야구의 투수처럼 정비사업에서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결코 낮지 않다. 어쩌면 제각각 역할이 구분된 야구보다도 정비사업의 최전선에서 진퇴를 결정하는 위원장 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구리시 딸기원지구는 추진위 승인을 받은 2007년부터 재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정비구역 지정요건이란 벽에 막혀 10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정용기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중단됐던 사업추진이 활기를 띄며 진행되어온 과정을 살펴볼 때 결국 위원장이 누구인지에 따라 사업추진의 양상이 극명하게 나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한 사람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정 위원장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표현은 ‘해보기는 해봤어?’ 라는 고 정주영 회장의 말이 아닐까 싶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만들어 나가는 선구자 유형 말이다. 꽉 막혀 있던 구역지정 요건을 조례 개정으로 해결한 일이 좋은 본보기다.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왔다는 정 위원장은 “사업 마인드가 되지 않은 사람과는 일하기 싫다”고 말한다. ‘여건이 되지 않는다’거나 ‘현행 규정상 어렵다’는 말들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 딸기원지구는 정비구역 지정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난관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는 시련일 뿐 실패는 아니다. 정 위원장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실패일 수 없기 때문이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수렁에 빠졌던 딸기원지구를 되살린 것처럼 이번 위기도 결국은 헤쳐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단순한 기자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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