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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정책 지방화 … “중앙과 지방간 주거 괴리, 어떻게 해결하나?”
중앙집권적 주택정책의 한계 노출 … 지방정부 역할 증대 필요
2020년 08월 31일 (월) 13:34:39 이현수 기자 lhs@rcnews.co.kr

최근 서울·수도권의 주택·부동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대안으로 제시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해 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인데, 수도 이전으로 대한민국의 오랜 고질병인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서울·수도권과 지방간 주거문제의 차이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행정수도 이전방안이 제기된 까닭에는 어느 정도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필자는 정치적 목적과 같은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주택정책 측면에서 서울과 지방간 상이한 문제점과 이에 따른 올바른 개선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와 관련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주거정책 지방화를 위한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 방안’ 보고서를 참조하기로 한다.

 

∥주거정책 지방화 논의 배경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중앙정부 중심의 하향식 주거정책은 일관된 정책목표에 따라 자원을 집중 투입해 단기간에 양적·질적 성과를 나타냈지만, 최근 지역별 필요로 하는 주거유형이 다양해짐에 따라 과거의 주택정책 추진에 한계가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가용자원이 한정적이고 지방의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앙정부 중심의 대량 공급전략은 주거여건 개선에 효율적으로 기여해 단기간에 성과를 나타냈다. 1995년 86%였던 주택보급률은 2018년 104.2%로 늘어났으며, 2006년 16.6%였던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은 2018년 5.7%로 감소했다.

하지만 주거여건이 단기간에 빠르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주거소요가 다양화됨에 따라 역설적으로 중앙 중심의 획일적 정책이 지역내 주거소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

주거정책의 효과는 지역별로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중앙집권적 정책 추진은 지역내 주거문제 해결에 한계를 가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역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주거문제의 특성을 고려해 주거정책이 지역맞춤형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으로도 유엔 헤비타트를 중심으로 주거정책의 실행주체로서 지방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논의가 오랜 기간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실제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주거정책의 계획으로부터 실행, 운영과 집행, 재원조달 과정 전반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분담 현황과 한계를 분석해 효과적인 개선방안 도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거문제의 지역별 차별성

지역별 주거문제에 실제 차이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별로 ▲점유의 안정성, ▲주거비용의 적정성, ▲물리적 거주적합성, ▲사회적 접근성 등 측정지표를 평가해 주거문제의 지역적 특성을 분석해 보았다.

점유의 안정성은 강제퇴거, 기타 위협으로부터 점유가 보호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것으로서, 거주기간 5년 이상 임차가구 비율, 임차불안감을 느끼는 가구수 비율 등을 검토한다. 주거비용의 적정성은 주거비용이 개인 또는 가계의 다른 기초적 수요를 제한하지 않는 수준인지 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RIR), 주거비 과부담 가구 비율 등을 검토한다.

물리적 거주적합성은 충분한 공간, 구조적 위해, 물리적 안전을 보장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것으로,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 비정상적 거처 가구 비율, 노후주택 비율, 1인당 주거면적 등을 살핀다. 사회적 접근성은 주거취약계층이 적절한 주거에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를 논하며, 주거취약계층 대비 공공임대 비율, 공공임대 공가율, 노인가구 비율, 청년가구 비율 등이 세부지표에 해당한다.

분석결과, 지역별로 주거문제의 압력정도에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주거문제가 상이하며, 정책대상의 특성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점유안정성 측면에서는 수도권 지역과 도 지역의 임차가구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나며, 주거비용 적정성 측면에는 서울시의 과부담 가구 비율이 여타 시·도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물리적 접근성 측면에서 수도권은 최저주거기준 미달 또는 비정상적 거처 가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전남, 전북, 경북, 경남은 노후주택의 비율이 높았다.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역시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나 일부 지역의 경우 오히려 공가가 발생하기도 하며, 노인과 청년 가구 비율 등 지역별 취약계층의 특성 역시 상이했다.

 

∥주거정책의 지방화 현황과 한계

주거정책의 핵심인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수요파악 및 계획, 공급과 관리 운영, 재원조달 모두 전반적으로 중앙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지방의 역할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급여정책의 경우 법령에 의해 중앙정부가 대부분의 사항을 결정하고, 지방은 단순히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공공임대주택, 주거급여정책 모두 하향식 계획수립으로 인해 지역소요를 효과적으로 추정하지 못해 비효율 또는 정책적 사각지대가 나타나며, 지방정부의 재량권 행사가 어려운 현실로 분석됐다. 정책 운용과정에서 대상자 선정, 대상자별 지원내용 결정 등에서 지방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이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지역 맞춤형 주거복지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것.

결국 중앙이 정책내용 대부분을 결정·관리하는 중앙 중심적 구조에서는 지방이 정책적 재량을 발휘하거나 독자적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적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특화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인요소가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중앙이 마련한 정책 플랫폼에 지역 특화적 요소를 반영해 지역맞춤형 정책을 시행하려고 해도 관련 중앙부처와의 협의 및 심사 등 제도적 제약을 겪게 되어 비용과 시간 소모가 컸으며, 지방이 중앙의 정책과 무관하게 고유의 사업을 개발할 경우 재량 행사에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지만 재원조달의 한계로 인해 대규모 지원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인 것도 밝혔다.

 

∥주거정책 지방화를 위한 정책적 개선사항

보고서가 제시한 주거권 실현을 위한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 조정방안은 ▲지역소요 파악 및 계획수립 ▲사업의 집행 및 운영 ▲재원마련 등 세 분야로 나뉜다.

먼저 지역소요에 대응한 계획수립을 위해 지방의 의견수렴 과정을 내실화하고, 장기적으로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하는 방법이다. 단기적으론 주거종합계획, 공공임대주택 공급·관리 계획수립시 재량으로 규정되어 있는 지자체 의견 제출을 의무화하는 한편 협의의 구속력을 강화하도록 주거기본법, 공공임대주택특별법의 개정을 주문했다.

사업의 집행 및 운영의 경우 단기적으로 제도개선과 관련해 협의과정을 공론화하고, 이를 시스템화해 현재 중앙과 지방 1:1 당사자 협의관계를 1:多 협의체계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론 지방의 사무영역 범위를 확대하는 수평적 사무 이양으로 자치사무를 강화하고,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 및 관여를 완화하는 수직적 분권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마지막 재원마련 방안으로는 우선적으로 주거기본법 등에 기금설치 가능성을 명시하고, 각 지역별 지역주거기금 설치 조례를 제정하며, 제도도입 초기에는 설치 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중앙에서의 매칭펀드 지원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일정한 규모의 자금을 포괄보조금사업으로 배당해 지역이 특성에 맞는 사업을 제안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성과를 통해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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