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열정 재건축으로 … 어릴 적부터 야구 매니아

“야구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운동입니다. 투수와 타자와의 피말리는 두뇌싸움, 그 과정에서 투수의 공이 타자 앞을 지나는 1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배트가 공을 치느냐 못 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리게 되죠. 또한, 외야수가 타자와 투수에 집중하지 않을 경우, 공이 자신의 방향으로 오더라도 공을 놓치게 됩니다.”

올 초, 두산산업개발 재건축팀에 입사하게 된 서윤수 씨. 그는 어렸을 적부터 야구 매니아였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선수로 활동했었다. 그후, 학업을 위해 잠시 운동을 접었지만,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시 야구와의 인연이 시작됐고 현재에도 사내 야구동호회 ‘두산 디벨로퍼스’에서 활동하며 야구 매니아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팬이기도 하다는 윤수 씨와 두산산업개발의 인연이 예사롭지 만은 아닌 듯 싶다.


‘백넘버 47번’

그를 만난 자리에서 그가 건네 준 명함을 잠시 살펴보니 이메일 주소에 나온 아이디에 눈길이 갔다. 그의 아이디는 firebird47. ‘firebird’라 하면 ‘불새’ 정도로 해석이 될 거 같은데 거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다. 또한 ‘47’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뭘까.

“firebird, 즉 불새는 대학 다닐 때 활동했던 야구 동아리 이름입니다. 4년 동안 그 동아리에서 선수로 활동했죠. 47은 당시 제 유니폼의 백넘버였습니다. 이 번호는 제가 정한 번호인데 나름대로 의미가 있죠”라며 웃음 짓는다. 47을 자신의 백넘버로 정한 그의 설명이 재밌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47에서의 4는 ‘死’ 7은 ‘행운’이라고 한다. 즉, 47이라는 숫자에 최악의 상황과 최선의 상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47에서 4가 아닌 7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제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야구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 백넘버 결정하는 것에서부터라도 또래들이 미처 하지 못한 고민을 하기도 했고, 엄격한 분위기의 체육 동아리에서 선배와 후배에 대한 예의와 사람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대학 고학년 때에는 감독의 역할을 맡아 동아리를 진두지휘하면서 책임감도 느껴봤다. 그러면서 후배들을 잘 이끌기 위해 더욱 자기 관리에 철저해 졌다고 한다. 윤수 씨는 야구를 통해 자신의 평생의 삶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경험을 했다.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인지 사회로 나오기 전, 대학 동아리 생활을 통해 미리 예습해 놓은 것이다. 윤수 씨가 속한 재건축팀 업무 과정에서도 이 같은 ‘예습’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다.


사회로의 공식 출전

작년에 대학 동아리에서 왕고참 역할을 하던 윤수 씨가 지금은 회사 팀내에서 막내다. 야구 동아리 생활을 해 본 윤수 씨이니 만큼 사회 새내기로서의 첫 출발이 중요하다는 것은 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팀 선배들은 무척 바쁘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이 재건축규제로 묶여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방 쪽으로 수주방향을 잡고 자주 사무실을 비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입사원에 대한 선배들의 ‘밀착교육’을 바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윤수 씨는 직접적인 수주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고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사무실에서 먼저 이론적인 무장을 통해 현장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야구로 단련된 혈기 왕성한 신입사원이 사무실에만 있으니 다소 따분할 만도 하다. 하지만, 사무실에서의 업무도 쉬운 것은 아니다. 윤수 씨는 사무 여직원 한 명과 자신만이 남아 있는 사무실에서 전화 받는 것에서 진땀 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전화를 받다보면 제가 답변하지 못할 전문적인 내용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말문이 막혀 진땀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가다보면, 답변자는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 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윤수 씨 또한 자기가 무엇이 부족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선배들이 윤수 씨를 위해 미리 준비해 놓은 훈련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윤수 씨는 입사 후 현재까지 재건축 및 리모델링 총회장 몇 군데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는 지, 총회장 분위기는 어떤 지에 대한 일종의 탐방 학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옆에서 보는 윤수씨는 자신도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선배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애 쓰고 있다고 한다.

총회를 지켜본 신입사원 윤수 씨의 소감 한마디. “조합원님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내용을 문제시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현실에서는 이렇구나’라는 걸 알게 되는 자리였습니다. 총회를 지켜보며 조합원과 조합, 그리고 시공사를 포함한 협력업체 간에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한 그것을 가능케 하기 위한 전문지식 무장도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시작한 야구에서 이미 상당한 사회공부를 마친 서윤수 씨. 몇 달 후, 재건축 현장을 누비고 있을 자신을 떠올리며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심정에서 많은 것들을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백넘버 47에서의 4는 안 좋은 숫자라고 했지만 야구에서 4번 타자는 홈런타자 아니었던가. 홈런타자가 타석에서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평소에 수만번의 스윙이 필요하다는 것을 윤수 씨가 모를리 없다.

준비된 타자 백넘버 47번 서윤수 선수가 재건축 수주현장에 정식 출전할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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