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조합의 설립을 위한 동의요건과 관련한 법적 쟁점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조합의 설립과정은 사업 추진의 필수적인 절차이므로, 조합설립인가를 위해서는 동의율 확보가 핵심 요건이다. 조합추진위원회가 동의율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의 동의를 철회하거나, 동의율 확보를 위해 편법이 동원되기도 하며, 창립총회 이후에 동의서가 추가로 제출되는 등 각종 법적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조합설립의 동의율 산정 시점이 언제인지? 창립총회에서도 동의율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동의한 후 철회가 가능한 시점이 언제인지? 지분 쪼개기를 통한 동의율 확보가 가능한지? 등 여러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법원에서도 이에 대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조합설립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사업의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동의율과 관련한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에 이를 면밀히 검토하여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조합의 설립을 위해서는 도시정비법 제35조에 따른 동의율 요건의 충족이 선행되어야 한다. 재개발사업의 경우 토지등소유자의 4분의 3 이상과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며, 재건축사업의 경우 주택단지의 공동주택 각 동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각 동별 구분소유자가 5인 이하인 경우 제외)와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해관계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는 재건축사업의 경우 기존 동의율에 따른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도시정비법의 개정을 통해 조합설립의 동의율 요건을 완화하여 동의율 확보를 위한 부담이 다소 줄어들게 되었다.
2025년 5월 1일 시행되는 개정법률에서 각 동의 동의요건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복리시설은 구분소유자 과반수 동의가 1/3 이상의 동의로, 전체 구분소유자 및 토지면적의 동의율도 70% 이상으로 완화되어 조합설립의 인가가 다소 수월해진 셈이다. 그러나 재건축사업의 동의율 요건이 낮아졌다고 해서 조합설립의 과정이 단순해지는 것은 아니며, 동의율 확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조합으로서는 동의의 철회 가능성과 동의율 유지 방법 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여전히 필요하다.
법원의 판시와 해석 기준을 살펴보면, 대법원 2012두21437 판결에서는 조합설립 동의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시점을 조합설립 인가의 신청 당시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조합설립 동의율의 기준 시점을 명확히 설정해야 불필요한 분쟁의 발생을 방지하게 되고,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 철회된 동의로 인해 동의율 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이다. 조합설립 인가 신청시로 엄격히 하여야만 인가 신청 이후에 소유권 변동을 통해 동의율을 조작하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으며, 조합설립 인가일을 기준으로 동의율을 다시 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거니와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한편, 부산고등법원 2023누21839 판결은 법에서 정한 동의율 요건을 창립총회에서도 미리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법원 2012두21437 판결의 취지가 동의율 기준 시점이 조합설립 인가 신청 당시에 있다는 것으로 조합설립 인가 신청 이전에 이루어지는 창립총회 당시의 동의율 요건에 관하여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 창립총회 시점에서도 법정 동의율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조합이 창립총회 이전부터 동의율 확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조합설립 동의의 철회 가능성도 조합과 조합원 간의 분쟁을 유발할 수 있는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33조 제2항 제2호에서, 조합설립에 대한 동의는 동의 후 위 시행령 제30조 제2항 각 호(건설되는 건축물의 설계의 개요, 공사비 등 정비사업비용에 드는 비용, 정비사업비의 분담기준, 사업 완료 후 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사항, 조합 정관)의 사항이 변경되지 않는 한 최초로 동의하는 날로부터 30일이 지나거나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이후에는 철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의의 철회는 그 동의에 따른 인·허가 신청 전까지 철회할 수 있으나 조합설립에 대한 동의는 더 엄격하게 제한되어 조합의 안정성을 보장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대법원 2012두14095 판결은 일부 사항의 변경이 있더라도 사회통념상 종전의 동의서 포함 사항과의 동일성이 인정되면 그 철회에 제한을 두고 있으므로,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조합설립 동의 후 특정 사항이 변경되더라도 반드시 동의 철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안내하고, 철회 요청이 있더라도 철회가 가능한 사항인지를 철저히 검토하여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의 자격 취득은 조합설립인가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도시정비법 제86조에서 규정한 이전고시까지는 원칙적으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함으로써 조합원 지위를 승계취득할 수 있으며, 투기과열지구의 경우에는 재건축사업의 경우 조합설립인가시까지로, 재개발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인가시까지로 제한된다. 조합설립 인가 신청 이전에 조합설립 동의율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른바 ‘지분 쪼개기’ 방식이다.
최근 대법원 2022두51901 판결은 소위 ‘지분 쪼개기’ 편법과 관련하여, 오로지 재개발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정족수를 충족하게 하거나 재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주도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형식적인 증여, 매매 등을 원인으로 하여 과소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인위적으로 토지등소유자 수를 늘려 조합설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를 하도록 하는 것을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렇게 늘어난 토지등소유자는 동의정족수를 산정함에 있어서 전체 토지등소유자 및 동의자 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조합은 동의율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편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개정법 시행에 따라 재건축조합 설립의 동의율 요건이 완화되지만, 조합설립 동의율과 관련된 법적 기준과 해석은 여전히 중요한 쟁점이 되는 만큼, 조합은 법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창립총회부터 동의율 기준을 충족하여야 하며, 동의 철회 가능성에 대비하고 지분 쪼개기 등의 편법을 배제하여 충분한 동의율을 확보하는 것이 조합설립 절차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피하는 방안일 것이다.
문의) 02-593-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