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11구역, 역세권 시프트로 비상하다

주민 발과 땀으로 이뤄낸 ‘도시재생 철회’ … 조합원보다 많은 일반분양 ‘역대급 사업성’

2025-07-25     이현수 기자
장위11구역 전경

장위11구역이 사업방식을 둘러싼 오랜 방황을 끝내고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방식으로 재개발사업의 스타트를 끊게 됐다.

장위11구역은 20173월 서울시 직권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이후 정비사업을 부활시키고자 힘겨운 발걸음을 이어왔다. 그간 공공재개발을 비롯해 도심복합사업, 신속통합기획 등 각종 개발방식을 모색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구역해제 이후 장위11구역이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일체의 의견 수렴 없이 당국에 의해 강행된 도시재생 시범사업지 지정에 대해 주민들은 격렬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20225월경 마침내 도시재생 사업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다양한 사업방식을 검토한 결과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과 상월곡역에 인접한 입지적 특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방식의 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와 관련 돌곶이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위원장=문주희)’지난 해 7월 서울시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방식의 재개발사업에 대한 서울시 사전검토를 통과했다면서 현재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입안절차에 따라 정비계획안이 구청을 거쳐 서울시에 상정돼 주민공람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발품 팔아 이뤄낸 도시재생 철회

200610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 장위11구역은 20086월 추진위 승인, 20101월 조합설립인가 등 순조로운 일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주택시장 등 사업여건 변화로 사업추진이 이어지지 못했고, 20173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며 재개발사업이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구역 각지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신축행위 등이 무분별하게 진행되며 사업여건이 약화됐고, 20202월 전통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진행된 도시재생 시범사업지 지정은 재개발 재추진에 결정적 난관으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 문주희 위원장은 당사자인 주민들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시와 구청에 의해 진행됐던 도시재생 시범사업지 지정에 대해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도시재생이 활성화되면 향후 재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뻔히 예상됐기에 도시재생을 철회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항의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위원장을 포함한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뭉친 장위11구역 주민들은 각종 데모와 시위 등 반대 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도시재생 철회를 위한 동의서 확보에 전력을 다했다. 이윽고 전체 주민 2/3 가량의 반대 의견을 모아 구청 등에 전달했고, 도시재생 지정 후 2년여만인 20225월 지정 철회를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비가 온 뒤에 땅은 더욱 단단해진다고 했던가. 도시재생 지정이란 크나큰 시련을 극복한 장위11구역은 어느 사업장보다 굳건한 토대를 갖추게 됐다. 이는 일체의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나선 주민들, 자원봉사자에 의해 도시재생 철회란 큰 성취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 관계는 향후 사업추진 과정에서 장위11구역을 지탱하는 단단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역세권 시프트, 위기 뒤 기회 오다

역세권 시프트로 사업방식을 결정한 이후에도 난제는 끊이지 않았다. 당시엔 뉴타운 해제구역이 역세권 시프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 이에 탄원서 제출 등 주민의사를 취합해 제도개선의 목소리를 냈고, 20227월 해제구역도 역세권 시프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개정을 이끌어냈다.

202211월 관련 동의서를 모아 접수했지만 12월 구청이 반려하며 또 한번 난관에 봉착했다. 당시 준비위는 그 해 7월부터 동의서를 징구했는데, 8월경 11구역 안에서 설립된 가로주택조합에 대해 그 사실관계가 문서상 공지됐는지 여부가 문제 됐던 것이다.

준비위원회는 서류상 공지 여부에 대해 구청과 의견차가 있었지만 차후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구청과의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신규 동의서 징구가 아닌 구역계 변경에 대한 확인서만 첨부하는 것으로 협의안을 마련했고, 20235월 역세권 시프트를 재접수하게 됐다.

이후 역세권 시프트 방식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20236월 서울시가 구역면적 2이상의 대형 사업장은 역세권 시프트를 진행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이는 20227월 뉴타운 해제구역에게 역세권 시프트 진출을 허용한 이후 서울 각지의 대형 사업장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역세권 시프트를 추진하며 촉발됐다.

그렇지 않아도 용적률이 높은 사업방식인데, 너무 많은 대형 사업장이 역세권 시프트를 추진함에 따라 개발밀도가 과도하게 높아진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 결국 대형 사업장 기준 역세권 시프트는 단 1년 동안만 기회가 주어졌고, 장위11구역이 간발의 차이로 역세권 시프트를 적용받게 된 마지막 행운아로 남게 됐다.

 

역대급 사업성으로 날개 달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사업은 역세권 지역에 주택을 건설하려는 민간사업자에게 용적률 상향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대신, 이에 따른 개발 이익의 일정 부분을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민간사업자가 상향 용적률을 적용받아 건설하는 주택의 50%를 표준건축비로 매입(부속토지는 기부채납),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게 된다.

장위11구역은 역세권 시프트를 통해 기존 7층 이하 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상향된다. 통상의 1단계가 아닌 2단계 상승이라 용적률 상승폭이 상당히 크다. 현 계획상 허용용적률 230%에서 220%가 증가된 최대 450% 용적률이 적용된다. 증가 용적률의 절반인 110% 물량이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340% 물량이 조합과 일반분양 몫으로 산정됐다.

위와 같은 용적률 체계를 토대로 세대수를 계획하면 전체 3천세대 가량을 공급할 수 있다. 이중 기본 임대주택과 장기전세주택이 960세대 정도, 조합원과 일반분양 물량이 대략 2040세대 나온다. 현금청산자를 제외한 장위11구역의 전체 조합원 숫자를 900명 정도로 추정하면 대략 1090세대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할 수 있다. 조합원보다 많은 일반분양, 가히 역대급 사업성이라 할 수 있다.


잠깐 인터뷰 - 돌곶이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 문주희 위원장 

연내 추진위 설립 승인 목표

 

역세권 시프트에 대해

처음엔 주민들도 전세주택이니 닭장 아파트니 하면서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우수한 사업성과 재정착에 유리한 조건 등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방식을 이해하면서 지금은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신다. 개인적으로 주택공급 문제를 해소함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 생각한다. 특히 장위11구역이 이 사업의 마지막 사업장이라는 측면에서 운이 따르는 것 같고, 그 희소성 측면에서 좋은 가치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도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역세권 시프트 방식이 일반 정비사업에 비해 사업성이 매우 좋지만 인허가 절차상 검토 과정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사전검토, 입안제안, 주민공람 등 계획수립 과정에서 보완조치가 나올 수 있는데, 그에 따른 재검토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한 절차를 진행하는데 적게는 6개월 많이는 1년 가까이 소요되는데, 보다 효과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절차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향후 사업 일정에 대해

조만간 정비계획안에 대해 주민공람 절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람된 계획안을 토대로 추진위 승인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계획으론 올해 안으로 추진위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되면 조합설립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동의율이 73% 정도여서 정비계획 수립절차가 본격화되면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도 빠르게 충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