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마천5구역, 19년만의 조합설립 완료
3월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 ‘START’ … 향후 6년내 입주 목표
마천5구역이 재개발을 추진한 지 무려 19년 만에 조합설립을 완료함에 따라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8일 송파구청이 마천5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해 조합설립 절차를 인가했다. 이번 조합설립은 전체 토지등소유자 1185명 중 83.2%에 달하는 986명의 동의를 얻어 이뤄졌다. 이에 앞서 마천5구역은 지난 11월 25일 창립총회를 개최해 정관 제정과 임원 선임 등 제반 안건을 가결했다.
마천5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조기순)은 송파구 마천동 45번지 일대 10만6514㎡를 대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알려진 사업계획에 따르면 용적률 249.76%, 건폐율 27.89% 등을 적용해 지하2층~지상39층 규모의 아파트 2316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조기순 조합장은 “개인적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나의 50대와 60대가 사라져버린 것 같다. 만약 다른 일을 하면서 재개발을 했으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두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19년이란 오랜 시간을 재개발에 모두 쏟아부었기에, 조합설립인가를 통과한 지금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든다”고 깊은 소회를 밝혔다.
∥마천5구역, 19년간의 기다림
마천5구역 재개발사업은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2005년 출발했다. 당시는 거여·마천동 일대가 3차 뉴타운지구로 지정될 때로, 당시만 해도 마천5구역(당시 마천성당구역)은 뉴타운지구(이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조기순 조합장을 중심으로 구역 정형화를 통한 동일 생활권 형성을 위해 마천5구역의 지구 편입의 당위성을 피력했고, 해당 요구가 받아들여져 2011년 5월 마천5구역을 포함시키는 촉진지구 지정안이 고시됐다.
순조롭게 진행될 예상이었던 사업추진은 고 박원순 시장의 등장으로 인해 차질을 빚었다. 당시 박 시장은 뉴타운 출구전략을 밀어붙이며 약 700개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찬성과 반대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30% 이상이면 구역이 해제되는 것. 마천5구역의 경우 29%가 나와 원칙적으론 구역해제의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시의 재검토 요구로 인해 결국 반대가 30%를 넘게 나타났다.
당시 상황에 대해 조기순 조합장은 “원래 5구역은 나라장터에서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용역이 발주된 상황이라 전수조사에서 제외되어야 마땅한데, 강압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29% 집계에 대한 재검토 부분도 형평성에 맞게 찬성과 반대 양측 모두를 재검토해야 하는데, 반대 의견만 재검토 하는 등 매우 불합리하게 진행됐다”고 토로하기도.
2014년 11월 존치관리구역으로 격하됐지만 마천5구역은 사업추진의 희망을 놓지 않았고, 조례개정을 통한 재개발구역으로의 요건을 갖춰 비상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이후 2021년 오세훈 시장의 복귀와 함께 도입된 신속통합기획을 토대로 부활의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2021년 12월 1차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마천5구역은 2024년 9월 정비구역 지정, 지난 해 4월 추진위 승인 등을 거쳐 지난 1월 8일 대망의 조합설립인가를 통과하게 됐다.
∥3월 시공사 입찰 공고
마천5구역이 83.2%라는 높은 동의율로 조합설립을 통과함에 따라 후속 절차인 시공사 선정도 탄력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조합은 3월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개시한다. 이와 관련 조기순 조합장은 “가격을 제대로 주되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너무 낮은 단가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어딘가에서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70의 비용으로 100 수준의 아파트를 요구하면 아파트 품질에 하자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런 단가로는 좋은 건설사를 찾기도 어렵다는 것.
한편 향후 사업추진 목표로는 6년 안에 입주하는 것을 삼았다. 조합에 따르면 당초 조합설립인가 시점을 올 9월로 예정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기순 조합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조합 임직원 및 협력업체의 지원이 더해져 8개월 가량을 앞당기는 놀라운 결과를 나타냈던 것.
조기순 조합장은 “협력업체와의 회의에서 조합설립인가 시기를 단축시키는 목표를 주문했을 때 업체 관계자들 모두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위약금 줄테니깐 이것을 할 수 없으면 다른 업체와 하겠다’고 밀어붙였고, 결국은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담금을 절감하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며,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조기순 조합장은 큰 틀에서 도시계획이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토는 좁고 인구는 많아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신도시 건설과 KTX 등은 건립비용도 많이 필요하지만 고급 인력들이 매일 출퇴근에 2~3시간을 사용하는 등 사회적 비용 낭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적률과 층수 제한, 종 세분화 등 관련 규제를 풀어 고밀도·고층 도시를 조성해 걸어서 출퇴근이 가능한 직주근접을 실현해야 한다. 헌법 제34조와 35조에 의한 쾌적하게 생활할 주거권에 따라 관련 법령을 국민에 맞추는 도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잠깐 인터뷰 - 마천5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기순 조합장
“무분별한 정보공개, 피해는 누가 책임지나?”
정보공개 논란에 대해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정보공개 조항에 따라 조합원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돼 제2, 제3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다. 현행 정보공개 규정에 따르면 내가 허락하지 않아도 다른 조합원이 요구하면 내 주소와 휴대전화 등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쿠팡사태로 인해 촉발된 개인정보 논란이 얼마나 심각한가. 만일 누군가가 정보공개 조항을 이용해 조합원 수천명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피해가 발생한 뒤에 책임소재를 가리면 무슨 소용이 있나.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정보공개 조항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해임발의 요건에 대해
현재 도시정비법은 조합원 10% 동의만 있어도 조합장 등 임원 해임안을 발의할 수 있다. 이 조항은 비리가 많았던, 정비사업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던 과거에 마련된 조항이다. 현재는 임원에 대한 벌칙규정 강화, 클린업 시스템, 정보몽땅 등 상당한 수준으로 제도가 마련됐으며, 과거와 같은 비리 사건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지금은 10% 기준을 악용해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저해하는 요소로 활용될 뿐이다. 10%만으론 조합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우니 최소 20% 이상으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대출규제 논란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당선 전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한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은 참 답답하다. DTI, LTV, DSR 등 대출 관련 3중규제를 통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스럽다. 관리처분 이후 이사해야 하는데, 6억으로는 8억, 10억, 12억 하는 세입자 전세금을 감당할 수 없다. 세입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주가 안되니 사업추진도 중단되고, 각종 사업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다주택자는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조합원, 즉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지금 어떠한가. 조합원이 주인인 사업인데, 그 열매를 조합원이 아닌 일반분양자가 가져가고 있다. 정비사업이 주거환경개선의 목적도 있지만 결국엔 조합원의 자산가치 상승을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이익은 다른 사람이 가져가고, 조합원은 분담금을 내느라 허리가 휘고, 심지어 쫓겨나기도 한다. 이런 정책이 과연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