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주택공급 놓고 정부 vs 서울시 기싸움 ‘팽팽’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발표 … 용산정비창, 태릉CC 등에 6만 가구 공급 서울시, 국힘 공급 절벽 해결 역부족 …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핵심
정부가 내놓은 1.29. 공급대책에 대해 서울시와 야당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과 태릉, 경기 과천 등의 도심에 위치한 부지나 낡은 청사 등을 활용해 총 6만 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번 발표에서 용산 등 핵심지에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렸다.
서울에는 용산구 국제업무지구 1만호를 비롯해 태릉CC 골프장에 6,800호, 금천구 독산 공군부대 2,900호, 마포구 국방대학교 부지 2,716호 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에도 과천시 경마장과 방첩사령부를 이전한 후 해당 부지에 9,800호를 공급하고 판교 테크노밸리와 성남 시청 인근의 우수 입지에 신규 공공주택지구 20만평을 지정해 6,300호를 공급한다. 이밖에 남양주시의 군부대에 4,180호, 고양시 국방대학교 부지에도 2,570호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주택공급 촉진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사업계획을 세우고 사업화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신규 물량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시설 이전이 필요한 부지는 오는 2027년까지 이전 결정과 착수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범부처가 역량을 결집해 추진 상황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며 사업 속도 제고를 위해 올해 중에 공기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국유재산심의위원회와 세계 유산영향평가 등 사전절차도 신속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의 공급대책에 대해 서울시와 국민의 힘은 실효성 없는 공공 주도의 공급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대책이 공공 부지 활용에만 초점을 맞춰 서울 주택 공급의 90%를 담당하는 민간 정비사업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정비사업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2010년대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구역 지정 중단의 여파로 주택공급의 파이프라인이 끊겼고, 올해부터 향후 4년간 공급량이 급감하는 공급 절벽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그간 실무협의를 통해 민간 정비사업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이주가 예정된 사업장 43곳 중 39곳에서 정부의 과도한 대출규제로 이주비가 늘어나고 사업이 지연되는 등 10.15대책 이후 적용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이번 정부 발표는 이러한 현장의 장애물은 외면한 채 ‘공공 주도 방식’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이번에 정부는 1만 호를 제시했으나 서울시는 최대 8천호를 주장해 왔다. 시는 해당 지역의 주거비율을 적정규모(최대 40% 이내)로 관리하고, 양질의 주거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제업무지구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태릉CC 부지 역시 해제되는 개발제한구역 면적에 비해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인근의 상계·중계 등 기존 노후 도심에 대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2만 7천호 추가 공급이 가능한 만큼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국민의 힘 역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2일 서울시와 함께 정책협의회의를 진행한 국민의 힘은 “1.29 대책의 공공 중심 공급은 환경, 교통 문제로 사업에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며 “서울의 주택공급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부분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어 이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공급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질적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과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 힘에서는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는 10.15 대책 이후 강화된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의 완화와 더불어 ▲법적 상한 용적률 1.2배로 완화 ▲임대주택 비율 축소 ▲현금 기부채납 허용 등이 단계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및 야당의 기싸움은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상당기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부동산 정책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어떤 흐름을 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