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압구정3구역 정조준… “압구정 현대 완성하겠습니다”
입찰공고일 맞춰 도열행사 하는 등 적극 행보 보여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리는 압구정3구역이 시공사 선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건설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이하 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조합 역시 지난 12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며 절차에 착수했다.
압구정3구역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가운데서도 규모 면에서 손꼽히는 대형 사업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369-1번지 일원에 위치한 사업지는 기존 3,934세대의 노후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해 총 5,175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압구정아파트지구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로, 향후 압구정 일대 주거 지형을 상징하는 핵심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평가된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압구정3구역은 건설사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업지”라며 “재건축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거지로서의 위상을 이어가면서, 기존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현대건설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단지 곳곳에 현수막을 내건 데 이어 입찰공고일에 맞춰 도열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입찰 참여를 넘어, ‘압구정 현대’를 책임지고 완성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한다.
설계 전략에서도 그 방향성이 읽힌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 재건축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주거 설계 경험을 갖춘 글로벌 설계사들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 센트럴파크 일대 초고급 주거단지를 다수 설계한 RAMSA(Robert A. M. Stern Architects), 조형미와 기술력을 겸비한 모포시스(Morphosis)와 함께 설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압구정이라는 도시 맥락과 ‘압구정 현대’의 정체성을 어떻게 다음 세대 주거로 번역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 현대’를 중심으로 한국 고급 주거의 기준이 처음 형성된 출발점이자, ‘강남’이라는 도시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함께 성장해 온 상징의 중심이기도 하다. 넓은 동간 거리와 녹지, 중대형 위주의 평면 구성, 한강변 입지와 어우러진 단지 계획은 이후 강남 전역의 주거 개발 흐름에 기준점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압구정3구역 시공사 선정은 누가 ‘압구정 현대’의 다음 시대를 가장 설득력 있게 이어갈 수 있는지, 즉 주거 유산을 계승할 자격을 가늠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에서 ‘참여자’가 아닌 ‘당사자’로 읽힌다. ‘압구정 현대’는 기획·설계·시공 등 전 과정을 현대건설이 주도해 완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압구정 현대아파트 조성이 마무리되던 1981년 체결된 분양계약서에는 사업 주체로 ‘現代建設株式會社(현대건설주식회사)’가 명시돼 있어, ‘압구정 현대’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와 같은 역사성은 압구정3구역 재건축을 현대건설에게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압구정 주거사의 연속성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무대로 인식하게 만든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전담 조직을 꾸리고, 브랜드 계승과 설계 철학을 중심에 둔 전략을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압구정3구역 재건축을 두고 현대건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단지를 어떤 방식으로 완성할 것인지, 그리고 ‘압구정 현대’가 축적해 온 주거 가치와 정체성을 어떻게 다음 세대로 이어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중개업자는 “이 일대에서는 ‘현대’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와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를 건설한 주체로서, 재건축 과정에서도 그 헤리티지를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강점은 상징성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남3구역, 반포124주구 등 5,000세대가 넘는 초대형 정비사업을 수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직력과 사업 수행 능력, 인허가 대응 역량 역시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시와의 협의와 통합심의, 도시계획 절차 등 고도의 행정 조율이 요구되는 압구정 일대 재건축 특성상, 대규모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온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가 핵심인 곳”이라며 “글로벌 설계사들과의 협업을 전제로 한 현대건설의 전략은 그런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