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법상 이른바 ‘사실상 도로’가 무상양도 대상인 정비기반시설인지 여부

2026-03-11     편집부
           이호종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해승

정비사업 구역 내에서 오랜 기간 공중의 통행에 제공되어 온 이른바 사실상 도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시행 과정에서 계속하여 분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해당 토지가 도로법 등 법률에 따라 설치·관리된 도로인지, 아니면 단순히 일반인의 교통을 위하여 제공되고 있는 부지에 불과한지에 따라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양도의 대상과 범위가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수차례 도시정비법의 개정과 최근 대법원판결의 선고로 그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 이를 정리하고자 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설치되거나 용도가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귀속 관계를 규율하고 있는데, 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5조에서는 제1항에서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정비기반시설에 대체되는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종래의 정비기반시설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된다라고 규정하고, 2항에서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그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법률에 따라 설치·관리된 도로의 경우에는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될 수 있었으나 단순히 사실상 도로에 불과한 경우에는 사업시행자가 유상으로 취득해야만 했었고, 종래 대법원 판례도 사실상 도로는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그런데 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2015년 개정법률이라 한다)에 제65조 제1항 후문이 신설되어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하는 도로의 범위에 공유재산 중 일반인의 교통을 위하여 제공되고 있는 부지, 사실상 도로가 명시적으로 포함되면서 해석상 논란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2017년 개정법률이라 한다) 97조 제3항에서 비로소 민간사업시행자에게도 사실상 도로를 무상양도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면서 해소되었지만, 2015년 개정법률 시행 이후와 2017년 개정법률의 시행 이전의 민간사업시행자에게도 사실상 도로가 무상양도의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관하여 분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재건축조합 등 민간사업시행자에게 사실상 도로가 정비기반시설로서 무상양도의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사업비 산정과 직결되는 중대한 쟁점인바,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215955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이 사건에서 재건축조합은 2017년 개정법률 시행 이전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아닌 사업시행자로서, 정비구역 내에서 사실상 도로로 이용되던 토지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매수하였다. 이후 조합은 해당 토지가 2015년 개정법률 제65조 제2항에 따라 무상으로 양도되어야 할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유상으로 매수하였으므로, 위 매매계약은 위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2015년 개정법률의 취지와 형평을 고려할 때 민간사업시행자에게도 사실상 도로의 무상양도가 인정된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2015년 개정법률 제65조 제1항 후문의 이 경우라는 문언이 같은 항 전문에서 정한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보면서, 민간사업시행자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제2항이 개정되지 않았으므로, 1항 후문의 내용을 제2항에까지 확장하여 해석할 문언상·체계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2017년 개정법률 제97조 제3항에서 비로소 민간사업시행자에게도 사실상 도로를 무상양도의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그 적용 시점을 2017년 개정법률 시행 이후 최초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를 근거로 입법자가 2015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당시에는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아닌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양도되는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에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를 포함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한 것이다.

결국 대법원은 민간사업시행자가 2017년 개정법률 시행 이전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은 경우,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는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해당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은 강행규정 위반이 아니어서 조합의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이 판결은 2017년 개정법률 시행 이전에 사업이 진행된 다수의 정비사업에 있어서, 사실상 도로의 무상귀속 및 사업비 산정에 관한 법적 불확실성을 정리하였다는 점에서 실무상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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