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희 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권리가액이 큰 조합원들 가운데에는 아파트와 상가를 함께 분양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상가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상가 분양에 부담을 느껴 이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조합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때 상가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상가 부분만 현금으로 청산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법원의 입장은 명확하다. 상가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아파트 분양계약을 체결하여 조합원으로서의 지위가 확정된 이상 현금청산 절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 조합원은 조합원이거나 현금청산자중 하나의 지위만 가질 수 있고 이 둘을 동시에 유지할 수는 없다.

서울고등법원은 당초 주택 및 상가 모두에 관하여 분양을 받는 것으로 관리처분계획에 정하여져 있었으나 그 후 상가 분양을 포기한 조합원의 권리관계는 청산절차, 즉 재개발사업에 투자된 토지 및 멸실된 건축물의 가격과 사업완료 후에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분양받은 건축시설 등의 가격의 차액을 최종적으로 정산하는 단계에서 조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보았다. 이어 만일 복수의 분양권을 가진 조합원이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주택 및 상가 중 어느 하나에 대한 분양권을 포기하여 청산절차 전에 현금으로 청산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분양시장 환경 여하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단수의 분양권을 가진 조합원에 비하여 부당한 우월적 지위를 향유하는 셈이 되고, 그에 따른 사업비의 증가는 그와 같은 기회를 갖지 못한 단수의 분양권을 가진 조합원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나아가, 조합원과 현금청산자의 지위를 동시에 인정할 수 없다는 위 법리는 상가 분양계약 체결 후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아 상가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부산지방법원은 재개발사업조합의 조합원은 재개발사업 진행 중 분양신청을 하여 분양권을 부여받거나 사업관계에서 이탈하여 현금청산을 받을 수 있을 뿐, 위 두 지위를 함께 가질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전제하에, 상가 분양계약에서만 해제 사유가 발생하였더라도 조합이 해제권을 행사하면 그 효력은 아파트 분양계약에도 미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상가 계약에서 비롯된 해제 사유가 전체 분양계약의 해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상가 분양시장의 침체를 이유로 상가만 포기하면서 아파트 분양권과 조합원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려는 기대는 현행 판례의 태도 아래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조합원 상호 간 형평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복수의 분양권을 가진 조합원이 조합원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상가 분양만 포기하고, 그 대가로 상가 부분에 한해 현금청산까지 허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분양시장 상황에 따라 유리한 권리는 취하고 불리한 권리는 현금으로 정리하는 선택이 가능해져, 단일 분양권만 가진 조합원에 비해 사실상 우월한 지위를 누리게 된다. 결국 그 부담은 사업비 증가, 분담금 상승 등의 형태로 다른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고, 이는 조합원들 사이의 권리가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평등 원칙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조합은 조합원들의 상가 분양 포기 요구를 섣불리 수용할 경우 자칫 아파트 분양계약 해제나 조합원 지위 상실 등 추가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문의) 02-537-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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