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자 임원 ‘위장 재직’ 논란 … 조합장,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 맞대응

구미 적동지구 도시개발사업 예상 조감도 (구미시 제공)
구미 적동지구 도시개발사업 예상 조감도 (구미시 제공)

구미 적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업무대행사의 불법적 전횡으로 인해 법정공방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적동지구 조합원 A씨가 제보한 바에 따르면 조합이 위탁한 실무를 수행해야 할 업무대행사가 불법적 방법으로 현 조합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려 하는 등 조합 운영을 뒤흔들고 있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사록 위조와 조합장 도장 무단 도용, 도청 등 위법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정황이 확인됐으며, 심지어 의결권이 없는 무자격자를 조합 상근이사 등 임원으로 위장 재직시킨 정황도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업무대행사의 위법적 행위에 대해 조합장측은 위법행위의 핵심 가담자인 상근이사 H씨를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공동정범 등의 사유로 고소했다. 이어 다른 가담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고소를 준비하는 등 법정대응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감정평가를 계기로 드러난 대행사의 실체?

순항하던 적동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 파열음이 발생한 것은 지난 해 11월 실시계획인가를 획득한 이후부터다. 조합원 A씨에 따르면 실시계획인가 이후 진행된 종전자산 감정평가 결과에 대해 조합과 업무대행사간 의견차가 발생했고, 조합이 판단할 때 감정평가 결과가 공정하지 못해 이사회에서 부결되자 업무대행사가 조합장 축출 의사를 나타냈다고 한다.

조합원 A씨는 업무대행사가 적동지구 내 업무대행 외 다른 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자사 수지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합 의사결정을 유도했는데, 조합장이 토지주 권익을 내세워 제동을 걸면서 대립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무대행사측 핵심 인사로 알려진 조합 상무이사 H씨는 토지평가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조합 의사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감정평가 결과에 대한 양측의 갈등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둘러싼 분쟁으로 확산됐다. A씨에 따르면 대행사측이 계약서를 위반해 직무를 유기함으로써 부담금 미납사태가 일어났고, 그에 따라 발생한 과태료 납부 책무를 조합장에게 전가했다는 것.

그에 따르면 업무대행 및 시공계약서에 의거 부담금 조달 주체가 업무대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미루다 그 책임을 조합장에게 전가한 행위는 고의적인 직무유기이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것. 이와 관련 조합장이 고소한 조합 상무이사 H씨는 조합장의 과실로 인해 부담금 미납에 따른 가산세와 중가산세 부과로 조합원 손실이 초래됐다는 내용의 문건을 구미시 공문이 도착하기도 전에 미리 작성해 뒀다가 조합원에게 배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의도 없이 의사록 작성·도장 날인?

이 과정에서 대행사측에서 조합에 넣은 상무이사 H씨와 직원 등이 공모해 개최하지도 않은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고, 조합장 도장을 임의로 날인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의사록의 내용은 각종 부담금 등의 분할 납부를 결정하고 모든 제반 업무를 조합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조합장측이 문제 삼는 부분은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정식 회의 절차 없이 처리한 정황이다. 조합장측은 이는 조합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조합원 재산권을 위협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현재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업무대행사가 지시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인사가 조합장으로 선출되면 조합원 부담 관련 사안이 유사한 방식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화되는 조합장 축출 시도

부담금 납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져가는 중 일부 대의원을 중심으로 조합장 직무정지를 위한 임시 대의원회가 열려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그들이 밝힌 대의원회 소집 요구서에 따르면 조합장의 업무추진비(판공비)가 월 100만원씩 3년간 총 3600만원이 지급됐음에도 증명자료가 없어 부적절하며, 조합장 근태를 확인한 결과 1일 근무시간이 하루 4시간 정도로 근무태도가 심각하다며 직무정지 사유로 삼았다.

이와 관련 A씨에 따르면 조합장 근태 관련 주장은 객관적 자료 없이 업무대행사측 인물인 상근이사 H씨와 일부 직원의 주장에만 의존해 확산됐고, 판공비 역시 업무대행사 안내에 따라 소득세를 공제한 뒤 지급돼 대외 선물 구입 등 조합 대외업무에 사용된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리로 몰아 조합원들에게 조합장을 모함하는 여론전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어 판공비와 근태 관련 주장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해지자 업무대행사가 납부를 미루다 발생한 농지보전부담금 가산금 문제를 조합장 책임으로 뒤집어씌우는 방식으로 공세가 전환됐다는 것. A씨는 결국 책임 전가와 여론 조작을 통해 조합장을 몰아내려는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조합장측은 상근이사 H씨가 실질적으로 주도한 대의원회 소집요구 과정에 불법이 있었고, 절차도 정관에 어긋나 대의원회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조합장의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중차대한 결정에 있어 조합장이 위법 처벌을 받은 사실도 없기에, 다만 감사의견을 붙여 회의를 밀어붙이려는 행위는 일단 조합을 장악하고 보자는 계략 이외에는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입장을 밝혔다.

 

조합장, 무자격 상무이사 고소 법정대응

구미 적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변 아무개 조합장은 지난 119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조합 상무이사로 재직했던 H씨를 고소했다. H씨가 임원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직위를 사칭하고, 조작된 문서 및 위조문서를 작성·유포했으며, 심지어 조합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는 등 조합 자원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조합원들을 선동함으로써 조합의 총회 및 운영 업무를 중대하게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고소장에 따르면 피고소인 H씨는 법령 및 조합 정관상 임원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실이 확인돼 직무수행이 중지된 자로서, 이사 및 상무 직위가 없는 상태다. 이처럼 직위가 없는 상태에서 조합 임원을 사칭하고, 조합 근무시간 중 조합 직원에게 지시하여 조합자원을 이용해 다수의 조합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조합의 총회 준비 및 운영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또한 H씨는 대의원회 소집요구서 서명 과정에서 진정한 의사에 반하는 대리서명 및 목적 은폐를 통한 서명 확보를 통해 조합 내 혼선을 조장했고, 나아가 그 문서를 근거로 조합장 직무정지목적의 대의원회를 소집한다고 선동·유포해 조합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적시했다. 아울러 H씨는 고소인인 조합장의 명의와 의사를 사칭한 조합장 소명문서를 작성·유포함으로써 고소인이 작성한 것처럼 조합원들이 오인하게 하는 위조 및 행사행위를 한 것으로도 밝혔다.

 

지방 도시개발사업, 짜고 치는 고스톱?

적동지구 업무대행사측의 파행적 일탈을 제보한 조합원 A씨는 구미시장과 경북도지사를 대상으로 탄원서를 제출하며 적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A씨는 적동지구의 실시계획 인가 이후 동의서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제도적 환경을 악용해 자신들 뜻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합장을 몰아내려 한다면서 합법을 가장한 잘못된 이들에 의해 사업추진이 지속된다면 토지소유자들의 재산권 유린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전반의 갈등과 사건·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적동지구 시공사와 대행사들은 수년 전부터 구미시와 인근 지역 사업들을 추진한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소위 노른자위인 적동지구가 큰 돈벌이 대상이 된다고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와 관련 인근 도시개발사업에서 구미시청 퇴직 공무원이 조합장으로 선임된 정황이 확인되는 등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현재 적동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 드러난 불법행위와 유사하기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적동지구 일부 임원과 감사들이 조합원의 권익 보호보다 업무대행사 및 관련자들의 유대에 치중하는 모습이 관찰되기에 향후 지자체·정부 관리·감독 및 감찰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위법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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