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준 변호사 / 법무법인(유) 현
               오동준 변호사 / 법무법인(유) 현

1. 들어가며

주택재개발사업에서 분양자격은 조합원의 가장 중요한 권리 중 하나다. 특히 투기적 목적의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기 위한 각종 규제는 실무상 많은 법적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른 소유권 취득 시점과 재개발 분양자격 판단 기준에 관한 중요한 법리를 제시한 판결(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33877 판결)을 선고했다.

 

2.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이 사건 정비구역 내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던 L은 구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이하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의 분양자격 기준일인 2003. 12. 30. 이전에 사망하였다. L의 상속인들인 원고 등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토지와 건물을 각각 분리하여 상속받기로 하였으나, 이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위 기준일 이후인 2004. 3. 19.에 마쳤다. 이후 원고들은 각자 독립된 분양대상자임을 주장하며 분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 조합은 원고들 전부를 1인의 분양대상자로 취급하여 1주택만을 분양하는 내용의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였다.

원심(서울고등법원)은 상속의 경우에도 소유권 취득 시점은 원칙적으로 등기접수일자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아, 기준일 당시 L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던 이상 원고들은 독립된 분양대상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조합의 손을 들어주었다.

 

3. 대법원 판결의 요지 및 법리

. 판결 요지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그 요지는,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있으므로, 비록 협의분할에 따른 등기가 기준일 이후에 이루어졌더라도 피상속인이 기준일 이전에 사망하였다면 상속인들은 원칙적으로 독립된 분양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주요 법리

1) 상속으로 인한 물권변동의 특수성 인정
대법원은 서울시 도시정비조례가 소유권 취득일을 등기접수일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는 일반적인 법률행위에 의한 물권변동을 전제한 것이라고 보았다. 상속은 법률 규정에 의한 물권변동으로서 등기 없이도 상속개시일(피상속인 사망일)에 효력이 발생하고, 특히 상속재산분할협의는 그 효력이 상속개시일에 소급한다. 따라서 대법원은 이러한 상속의 법적 성격을 고려하여, 분양자격 판단 시 등기접수일이 아닌 상속개시일을 실질적인 권리 변동 시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2) ‘지분 쪼개기방지 규정의 합목적적 해석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2항 제5호 단서조항은 투기 세력의 유입을 막고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지분 쪼개기방지 규정이다. 대법원은 피상속인의 사망이라는 비자발적 사유로 인한 상속이 지분 쪼개기라는 투기적 행위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았다.

 

3) 권리남용의 예외 및 입증책임의 전환
다만 대법원은 만약 상속인들이 오로지 지분 쪼개기를 통해 분양권을 늘릴 목적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 제도를 악용하였다면, 이는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4. 시사점

대법원 판결은 재개발 분양자격 판단에 있어 등기부상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권리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상속의 경우, 등기 시점과 무관하게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권리관계를 판단해야 함을 명확히 하여,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권리를 승계받은 상속인들의 재산권을 두텁게 보호하였다. 나아가 원칙적으로 상속인의 권리를 인정하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설정함으로써 지분 쪼개기방지라는 공익적 목적과 상속인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는 사익적 가치 사이의 합리적인 균형점을 제시했다.

다만 조합이 상속인들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지분 쪼개기를 목적으로 한 권리남용이라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는데, 교묘하게 상속을 위장한 지분 쪼개기가 성행할 경우 그러한 사정에 대한 입증이 어려우므로 분양대상자 수가 예측을 벗어나 증가하여 기존 조합원들의 사업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변호사의 조력을 통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 시점, 협의 내용이 법정상속분과 현저히 다른지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면밀히 분석하여 증거를 수집하여 오로지 분양권 취득을 위한 이례적 행위임을 주장·입증하고, 궁극적으로 조합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문의 02-267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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