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주율 93% 완료, 내년 상반기 철거 착수 … 수익 극대화 위한 ‘후분양’ 추진

열악했던 사업 여건을 극복한 의왕 내손라구역이 마침내 대망의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의왕 내손라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차해순)이 최근 전체 이주 현황이 93%에 도달한 것으로 밝혔다. 12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내손라구역은 지난 4월말부터 이주 절차를 진행했다. 조합은 잔여 가구에 대한 이주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초 부분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 착수에 접어들 전망이다.

 

∥1종→3종, 2단계 종상향 ‘전국최초’

내손라구역이 자리한 의왕시 내손동 661번지 일대는 택지개발로 조성된 부지로서 당초 단독주택 용도로 계획됐다. 그러나 전 노태우 대통령 시절 주택 200만호 건축공약으로 인해 행정상 오류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이 건립됐다고 한다.

이에 토지용도는 단독주택지역(1종일반주거지역)이지만 공동주택이 들어섬에 따라 토지등소유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이는 재개발사업을 위한 사업성 측면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됐다. 당시 사업성 분석에 따르면 비례율이 65%에 불과해 조합원 부담이 과다할 것으로 예상됐고,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재개발이 이뤄지기 위해선 최대한 용적률 확보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주거지역 용도가 3종으로 지정되어야 했다. 하지만 기존 1종에서 3종으로의 2단계 종 상향은 도시계획 체계상 전례가 없던 일이어서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졌던 2단계 종 상향을 성사시킨 이가 바로 현재 내손라구역을 이끌고 있는 차해순 조합장이다.

당시 일반 조합원이던 차 조합장은 2007년부터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국회, 의왕시청 등에 수 십 차례에 달하는 탄원서와 진정서 등을 제출하며 2단계 종상향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인터넷을 통한 민원 횟수까지 합하면 모두 1천여회에 달할 정도로 거의 매일 질의응답을 받으며 끈질기게 매달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상급 기관의 문을 두들기던 어느 날 경기도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였다. ‘의왕시에서 2단계 종상향을 제안하면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던 것. 종 상향 여부를 결정하는 인가 주체가 경기도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허가나 다름없었다. 정비사업에서 2단계 종 상향은 내손라구역이 전국 최초로 알려진다.

내손라구역은 2단계 종상향을 통해 비례율이 기존 65%에서 106%로 비약적인 상승이 이뤄졌으며, 분양주택 300세대가 늘어나는 결과를 얻어냈다. 수익적 측면에서 따질 때 분양가를 대략 1주택당 대략 5억원 수준으로 산정하면 분양수익이 15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성과다.

이밖에도 전체 세대수 17%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도록 제한한 임대의무비율도 2년 이상 탄원서와 민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요구해 5~10%까지 낮추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와 관련 차해순 조합장은 “저 혼자 한 것이 아니라 끝까지 저를 믿고 탄원서와 진정서 등에 동의하신 조합원의 힘이며, 또한 전 김성재 의왕시장을 비롯해 당시 경기도의원이었던 김상돈 현 의왕시장님, 전경숙 시의원, 기길운 전 의왕시의장 등 여러 관계자분이 많은 수고를 해주셔서 지금의 내손라구역이 됐다”고 자신의 공을 낮췄다.

 

∥잔여 세대 이주절차 ‘착착’ … 수익극대화 위한 ‘후분양’ 추진

2008년 추진위원회가 승인된 내손라구역은 2010년 11월 정비구역 지정, 2011년 12월 조합설립인가, 2012년 5월 시공사(대우건설·GS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 선정, 2018년 2월 사업시행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왔다. 작년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이후 지난 4월부터 이주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주 절차가 시작된 재개발사업은 신속한 사업추진이 생명이라 할 수 있다. 이주비 등 사업비 대출로 인해 발생되는 금융비용의 존재는 이주지연 등으로 인해 사업기간이 늘어날수록 조합원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은 신속하고 원활한 이주 절차를 위해 구역내 세입자를 포함한 모두 거주자를 대상으로 명도소송 및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등을 병행했다. 이는 이주기한내 이주하지 않은 대상자로부터 신속하게 건축물 등을 인도받아 공사 일정을 앞당기기 위함이다. 기한내 이주를 마친 조합원은 소송과는 무관하게 된다.

세입자를 포함한 내손라구역의 전체 이주대상자는 총 2882명으로 이 가운데 93.1%에 해당하는 2682명이 이주했다.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면 97% 수준이다. 아직 남아있는 영업권 세입자 등에 대해서는 11월 중순경 경기도 토지수용위원회에서 감정평가를 하고, 12월 중순경 심의를 거쳐 공탁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조합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던 교회 문제도 소송으로 풀어갈 방침이다. 내손라구역에는 총 4개의 교회가 있는데, 지금까지 9차례에 달하는 협의를 가졌지만 교회가 요구하는 금액과 조합간 입장차가 커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교회측에서 먼저 소송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명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차해순 조합장은 “현재 진행 중인 석면 조사가 종료되면 노동부와 시청 등에 석면 해체 및 처리에 대해 허가를 받은 이후 해체 절차가 진행된다”면서 “지장물 철거와 함께 내년초부터 부분 철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년 착공하고 일반분양은 후분양을 계획 중에 있으며, 입주 시기는 대략 2025년경으로 예상한다”고 개략적 일정을 밝혔다.

내손라구역은 현재 주택시장을 고려할 때 HUG기준에 의해 산정된 분양가가 낮다는 입장이다. 이에 분양수익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후분양 방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잠깐 인터뷰 - 내손라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차해순 조합장

“먼저 조합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일반 조합원으로서 종 상향과 임대의무비율 등 사업여건 개선에 매진했던 차 조합장은 전임 조합장이 도정법 위반 혐의로 퇴임됨에 따라 전면에 나서게 됐다. 전임 조합장 퇴임 후 직무대행에 의해 업무가 진행됐지만 15일에 한 번씩 출근해 결제만 하고 가는 등 실제 사업추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약 9개월 동안 총회를 비롯해 아무런 일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전임 조합장과 경리의 공금횡령으로 인해 감사조차 받지 못해 총회를 열수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전 조합장과 경리는 집행유예 기간에 있으며, 또 다른 횡령 건으로 고소된 상태로 전해진다.

한편 이 같은 업무공백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차 조합장은 조합원 3백여명의 동의를 얻어 신임 조합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직무대행이 이를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기어코 의왕시에 총회소집을 요구해 조합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7년 1월 조합장에 선출된 차 조합장은 2018년 7월 치러진 임원 선거에서 다시 한 번 당선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 굵직한 사업절차를 무사히 치러냈다.

차 조합장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매우 상반적이다. 집 한 채가 전 재산과 다름없는 일반 조합원에게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둘도 없는 리더이지만 업체 관계자들에게는 한 치의 실수도, 단 하나의 꼼수도 허용되지 않는 철혈의 여장부로 통한다.

업체 관계자들이 차 조합장에게 꼼짝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전임 조합장이 진행했던 협력업체 계약 건을 모두 새롭게 조정했던 사안을 들 수 있다. 차 조합장은 기존 계약들의 상당수가 적정 비용 이상으로 부풀려졌다는 것을 알고 대대적인 수정 절차를 단행했다.

기존 계약 수정 과정에서 업체들의 반발이 상당했지만 차 조합장의 굳은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대대적인 용역비 조정을 통해 50억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일설에 의하면 협력업체로부터 ‘미쳤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험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누군가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차 조합장이 조합에 헌신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대답은 “나도 조합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조합원분들이 저를 믿고 도와주시는 마음이 감사해서 내 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조합장이란 자리에 대해 전해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조합장이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내손라구역이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차 조합장의 마지막 말이 너무 담담해서 더욱 굳은 심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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