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감흥이 덜하다고 그 책임감이 옅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환경에서 조합장을 맡게돼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변 조합장은 “특히 층수 완화 등 사업추진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들을 떠올리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변 조합장이 말하는 재건축은 돈 버는 사업이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 주거공간을 좀더 쾌적하고 안락하게 바꾸는 사업이다. 이렇듯 누구나 살고 싶은 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이 곳에 살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주거가치가 올라간다는 것. 가치상승은 주거공간 조성 이후의 부차적인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투자목적으로 재건축을 생각하는 조합원도 있는 것이 사실. 이들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개발이익을 원한다. 조합장으로서 쾌적한 주거환경과 개발이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변 조합장은 개발이익보다 주거환경조성으로 사업방향을 잡고 있다. 그렇다고 투자 위주의 조합원을 무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똑같은 조합원이기에 충분한 의견 수렴을 가질 생각이며, 조합의 사업방향에 대해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누구나 살고 싶은 주거공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관련 제도의 변화를 꼽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층수 제한 해제. 변 조합장은 강동지역 나아가서는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기념비적인 아파트단지 건설을 꿈꾼다. “누구나 살고 싶은 주거공간으로서 명품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층수완화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변 조합장은 “개인적으론 평균 25층 이상으로 층수 기준이 적용되어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층수 완화 이외에도 CM(건설사업관리) 도입을 고려 중이다. CM을 통해 조합이 간과하거나 미진했던 부분을 검토 발굴하기 위해서다. 변 조합장은 “조합이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기란 어렵다.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CM을 통해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우택 조합장은 CM이 제대로 정착될 경우 기존 계획한 지분제 사업방식에서 도급제로 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다. 사업추진시 발생하는 리스크를 CM이 보완해준다면 도급제 사업도 충분하다는 판단인 것. “도급제 방식이 위험 부담이 있지만 조합원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CM 도입을 신중하게 다룰 것으로 밝혔다.
고덕2단지는 지난 25일 총회를 통해 조합설립을 위한 초석을 다진 상태. 조합설립인가 절차는 정비구역지정이 고시되고 전체 동의율이 80% 이상 넘어야 가능하다. 조합설립 동의서는 접수받은지 약 한달 만에 70% 이상 걷혀 연말까지 법정 동의율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변우택 조합장은 “조합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으며 조합원들의 신뢰와 관심이 성공적인 사업추진의 근간이 될 것”라며 조합원들의 믿음을 당부했다.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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