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욱 부지점장 / 미래에셋 메트로지점
어떻게 낭비지출을 찾을까요? 별로 낭비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리 헤프게 쓰는 것도 없다 생각 드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막상 찾아보면 통상 10~20%를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낭비지출을 찾으려면 가계부를 써야 합니다.

 귀찮게 생각 들지라도, 두 달만 눈 딱 감고 써보세요. 10원짜리 하나 틀지지 않게 단단히 마음먹고 써보는 겁니다. 제가 머니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숙제 내주는 게 가계부 쓰기입니다. 가계부를 써야 내 귀한 돈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버는 돈은 잘 압니다. 이번 달 급여가 얼마고, 보너스가 추가로 얼마 들어오고, 수당이 또 얼마나 들어오는지, 꼼꼼히 따져가며 확인을 잘 합니다. 그런데 이달에 얼마를 썼는지를 정확히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없습니다.

카드 명세서를 받아보고서야 '내가 이렇게 많이 썼나?'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도 돈을 모으기로 결심을 하고 제일 먼저 가계부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워낙 적은 돈으로 생활을 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썼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한일 중 가장 잘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제겐 중요한 습관으로 남았습니다.

자, 여러분들께서는 가계부를 쓰고 계시나요?

지금까지 썼던, 안 썼던 상관없습니다. 이제부터 알려드릴 방법으로 두 달만 써보세요. 내 귀한 돈이 얼마나 줄줄 새고 있는지, 놀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식으로 가계부를 씁니다.

▶ 2012년 1월18일
  출근교통비 1,700원
  점심값 6,000원
  스타벅스커피 4,500원
  책 구입 11,000원
  학원비 80,000원
  호프집 35,000원
  택시 11,000원

그런데 이런 식으로 가계부를 쓰면 낭비지출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저 현금흐름만 파악될 뿐입니다. 그럼 여기에 한 가지만 더해봅니다.

우선 내가 쓰는 것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봅니다. 꼭 필요한 것, 필요한 것, 그리고 있으면 좋은 것과 없어도 되는 것,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꼭 필요한 것은 먹고사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비나 식대, 아파트관리비, 세금과 같은 것이겠지요, 그리고 필요한 것은 자녀들 교육비와 같은 것입니다. 반드시는 아니어도 필요한 것들입니다.

있으면 좋은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명품이나 잦은 외식과 같은 것들입니다. 말 그대로 있으면 좋은 것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없어도 되는 것은 주차위반 딱지나 과태료, 연체료등 신경만 쓰면 얼마든지 없앨 수 있는 것입니다. 쌩 돈 날리는 경우이지요.

자,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누었으면 꼭 필요한 것을 A라 칭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B, 나머지 있으면 좋은 것과 없어도 되는 것은 묶어서 C라고 정합니다.

그리고 좀 전에 썼던 가계부에서 한 가지만 더 합니다. 바로 품목 앞에 A인지, B인지 아니면 C인지를 체크해 보는 겁니다.
 
▶2012년 1월18일
  A 출근교통비 1,700원
  A 점심값 6,000원
  C 스타벅스커피 4,500원
  B 책 구입 11,000원
  B 학원비 80,000원
  C 호프집 35,000원
  C 택시 11,000원 50,500원
 
그리고 마지막에 C 항목이 총 얼마인지를 크게 적습니다.

C 부분은 빨간색으로 크게 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바로 우리가 찾던 낭비지출이기 때문입니다. 이분은 오늘 5만5백 원을 멋지게 낭비하신 겁니다. 굳이 안 써도 되는 돈을 쓴 겁니다. 이런 식으로 두 달을 써보면 내가 어느 부분에 습관적으로 얼마를 낭비하고 있는 지를 찾게 됩니다.

혹,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신 게 무슨 낭비냐?, 친구들하고 오랜만에 술도 못 마시냐? 며 반박하시는 분께서 계십니다. 이럴 땐 5년 후를 생각해보세요, 지금처럼 그대로 살고 싶다면, 지금처럼 쓰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돈도 더 많이 모았고, 풍요로운 생활이 그립다면 과감하게 줄이셔야 합니다.

쓸 거 다 쓰고, 놀 거 다 놀고, 할 거 다 하면서 부자 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부터 ABC 가계부를 쓰면서 줄일 건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재미를 느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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