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욱 부지점장 / 미래에셋 메트뢰점
이 질문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저축과 투자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모든 의사결정에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념을 잘못 이해하면 잘못된 투자를 하는 우를 범할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 돈을 버는 메커니즘이 '절약'에 있다. 소비가 늘면 저축이 줄고, 소비가 줄면 저축이 는다. 저축의 승패는 절약에 있는 것이다. 반면 투자는 자신이 소유한 자산, 즉 부동산이나 주식의 가격이 올라 돈을 버는 것이다. 아무리 절약하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

저축은 또한 가입 시점에 수익이 결정된다.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은행권의 저축상품은 가입시에 모든 것이 결판난다. 즉 중간에 가입자에게 금리를 올려주는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다. 하지만 투자는 팔아야 수익이 결정된다. 팔지 않은 자산은 일정 시점의 '평가이익'일 뿐이지 '실현이익'이 아니란 말씀..이 간단한 개념을 몰라 주가나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 돈을 흥청망청 쓰는 사람들이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팔아야 끝이 나고 돈이 생긴다.

저축은 또한 원금 보전에 대한 책임을 금융기관이 진다. 정부도 예금자보호법이라는 것을 통해 원금과 이자에 대해 5천만원까지 보호해준다. 저축은 가입 시점에 수익이 확정되고 원금이 보전되기 때문에 수익이 낮다. 때문에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는 데 바로 인플레이션(물가)의 위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연 4%를 지급하는 1년만기 정기예금에 1년동안 넣어두었다고 가정해보자. 1년 동안 물가가 4% 올라버리면 실제 화폐가치 즉, 구매력은 증가한 것이 아니다. 절대 착각하지 말자.

반면에 투자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 부동산이나 주식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앞서왔다. 그런데 투자에도 문제가 있다. 바로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투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격이 올라 돈을 버는 구조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한 시점에 팔면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럼 가격 변동 위험을 피할수는 없을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없다.'

저축상품이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투자에서 가격변동위험을 100%없앨수 있는 방법도 없다.우리는 단지 그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이다.

저축과 투자의 차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결론은 저축만으로도 투자만으로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저축에만 의존하면 인플레이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 될 것이고, 투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면 가격변동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그래서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것이다.

포트폴리오의 기본은 먼저 저축과 투자의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저축 비중을 늘리고, 반대로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투자 비중을 늘리면 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절반씩 나눠 투자하는 것이다. 가령 2천만원의 여유자금이 있다고 치자. 그럼 이 돈을 저축상품에 1천만원, 투자상품인 주식형 펀드에 1천만원 투자해보자. 그리고 1년단위로 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1년 단위로 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1년 후 주가가 올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1,200만원이 됐다. 처음 포트폴리오를 짤때 저축과 투자 비중을 5 : 5로 설계했는데, 주가가 올라 이 비율이 깨진 것이다. 5 : 5 비중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식형 펀드에서 1백만원을 찾아 저축 부분으로 옮겨야한다. 반대로 1년 후 주가가 하락해 주식형 펀드가 8백만원이 됐다면, 이제는 반대로 저축 부문에서 1백만원을 빼서 주식형 펀드에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정해진 공식에 따라 투자하는 방법을 '포뮬러 플랜(formula plan)'이라고 한다.

미국 등 펀드 선진국에선 일반화 된 투자 방법이다. 포뮬러 플랜의 장점은 시장 변동에 관계없이 기계적인 포트폴리오 비중을 지켜나가는데 있다. 장기적으로 이런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단기유동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긴급예비자금'이라고도 하고 영어로는 '쿠션(cushion)'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만일 포트폴리오 재조정 중간에 가족 중 누가 아프거나 이사 등으로 인해 돈이 필요하면 해약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단기유동자금을 확보해두는 것이다.

쿠션용 자금으로는 보통 3~6개월 정도의 생활비가 적당하다. 쿠션용 자금은 반드시 CMA(어음관리계좌)나 MMF(머니마켓펀드)를 이용해야한다. 최근 CMA가 봇물처럼 쏟아져나오고 있으므로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을 하는것이 중요할 것이다.

은행의 보통예금은 연0.1%의 이자만 지급하지만 CMA나 MMF의 경우 연 3%정도를 지급한다. 수시로 입출금을 할수 있고 공과금 이체나 자동이체 등 보통예금의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개인투자자에게 있어서 포트폴리오 구성의 기본은 '쿠션 + 저축 + 투자'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포트폴리오 구성은 투자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적금을 넣을때도 확정금리를 주는 적금과 적립식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저금리 시대에는 금액의 크기에 상관없이 저축과 투자로 구분해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점이다.

이홍욱 부지점장 / 미래에셋 메트로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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