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총회서 집행부 연임과 함께 마감재 제시의 건 상정

 

고덕주공3단지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이윤근)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집행부 연임을 의결했다.

하지만 총회에서 ‘우량 시공 품질을 위한 마감재 제시의 건’이라는 안건을 통해 창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반영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강동구민회관에서 진행된 이날 총회에는 ▲임원(조합장, 이사, 감사) 연임의 건 ▲조합정관 개정의 건 ▲이주기간 내 이주비이자 공동부담의 건 ▲우량 시공 품질을 위한 마감재 제시의 건 등 총 4가지 안건이 다뤄졌으며 모든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총회는 조합정관에 따라 올해 11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합장과 이사 5인, 감사 2인에 대한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주요 안건이었다.

그런데 다른 안건과 잘 어울리지 않는 마감재 변경에 대한 안건이 상정돼 눈길을 끌었다.

4호 안건으로 제시된 ‘우량 시공 품질을 위한 마감재 제시의 건’은 환기시스템을 창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으로 하기 위한 안건이다.

조합에서는 “현재 2등급으로 계획되어 있는 환기설비를 추가분담금 발생 없이 결로 예방과 세대내 공기질을 향상시켜 고품질 기능을 완비한 아파트로 건설해 종후 자산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안건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조합은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은 기존 기계환기와 달리 자연환기와 기계환기가 상호 연동해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환기를 시켜주는 절전형 설비”이며 “동절기 실내습도를 센서로 측정해 전열교환기를 통해 자동으로 제거시켜 결로를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시공자, 공사비 상승 및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것

조합이 이러한 안건을 마련하자 시공자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공동사업단은 공문을 통해 공동사업단과 사전협의 없이 조합 단독 결정으로 안건이 상정된 데 우려를 표명하며 “6월 30일 본계약 체결시 세부적인 재료 마감표에 세대 환기 시스템은 실내 공기정화 FRESH AIR시스템(전열교환식)으로 명기되어 최고 수준의 환기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므로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적용할 필요성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새시에 부착되어 적용되는 제품이어서 현재 적용되어 있는 환기시스템 대비 효율이 낮을 뿐 아니라 향후 관리문제로 세대별 비용 상승이 초래되며 창호 변경을 수반할 수밖에 없어 공사비 상승 및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공동사업단은 사전협의 없이 총회에 상정된 안건에 대해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합에서 제시한 추가분담금 없이 마감재를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시공자 측에서 반대하고 있는 사안을 조합에서 밀어붙이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은 국내에서 한 업체에서만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총회를 통해 발코니 새시를 특정업체에 밀어주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 문제 발생 가능성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에 대해 1,0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대한 시공실적이 없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제품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창호 상단에 시스템이 장착되는 만큼 시야를 가리고 채광이 부족해 질 수 있다는 점과 혹한기 외부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경우 환기시스템 내부에 결로, 결빙으로 인한 수명단축 및 고장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내부 필터 교체 등으로 유지비가 높을 수 있고 이를 줄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필터 교체를 하지 않을 경우 환기시스템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설치한 창문주위 공기순환만 이뤄지고 안쪽 공간에는 환기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점과 준공검사 때 만약 용량 미달로 인해 환기질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천정 덕트를 시공하지 않기에 기계식 환기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없어 준공인가 지연 및 법적 책임공방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울러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 창호는 미닫이 창호를 설치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미닫이가 아닌 실내방향으로 여닫이를 하는 창으로 설치될 수 있어 조합원의 선택폭이 좁아진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처럼 효율과 관리문제를 우려하며 다수의 업체에서 생산하지 않고 단 한 곳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상당수 조합원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특정업체 밀어주기가 아니더라도 대단지인 고덕3단지에서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을 시공자와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총회에서 안건은 통과됐지만 분쟁 발생의 소지가 남아있어 향후 조합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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