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총회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 1년 6개월 ‘쾌속 질주’

일부 주민의 반대로 인해 오랜 시간 사업추진이 정체됐던 상아2차 재건축사업이 반전의 대서사를 써가고 있다.

상아2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홍승권)은 2000년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하며 재건축의 기치를 올렸다. 그러나 대형평형으로 구성된 한 개동의 동의율이 조합설립을 위한 동별 요건에 미달하며 오랫동안 사업추진이 표류해왔다. 극적인 반전은 2016년 1월 시작됐다.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동별 요건이 완화됨에 따라 조합설립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던 것. 조합은 그동안 쌓아왔던 추진력을 폭발해 창립총회 개최 이후 불과 1년 6개월만에 관리처분인가를 얻는 기염을 토해냈다. 현재 지하 골조 공사에 한창인 상아2차는 최근 분양가 규제로 재건축시장이 암울한 와중에서도 과감하게 후분양제를 추진하는 등 등 쾌조의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재건축사업 최대 분수령 ‘동별 요건 완화’

2000년 창립총회를 개최했던 상아2차는 2003년 도시정비법 제정 이후 새로운 법제도에 맞춰 재차 창립총회를 가졌었다. 그러나 대형평형으로 이뤄진 1개동의 반대의사는 철옹성처럼 요지부동이었다. 조합설립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그렇게 15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사업추진에 대한 오랜 염원을 하늘이 알아주신 것일까. 상아2차 재건축사업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동별 요건 완화가 이뤄짐에 따라 반전 드라마의 서막이 올랐다. 2016년 1월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동별 요건이 구분소유자 2/3에서 과반수로 완화됨에 따라 마침내 조합설립요건이 충족된 것이다.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조합설립요건을 갖추게 됐지만 조합은 수년전부터 반대의사를 나타내온 1개동을 제척하는 토지분할소송을 진행해왔다. 법 개정을 앞두고 승소함에 따라 토지분할도 가능했었던 상황. 이와 관련 조합 관계자는 “오랜 시간동안 사업추진을 가로막은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대국적 측면에서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토지분할 없이 조합설립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물꼬가 트인 상아2차 재건축사업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빠른 사업추진에 대한 열망은 더없이 가득했고, 이는 지금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역대 최단기간 최대성과로 돌아왔다. 2016년 2월 창립총회 개최 이후 2016년 3월 조합설립인가, 2016년 10월 사업시행인가, 2017년 8월 관리처분인가 등 불과 1년6개월 만에 관리처분인가를 획득하는 신기원을 기록했던 것. 2018년 이전에 관리처분단계를 통과함에 따라 초과이익환수제를 면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이다.

한편 조합은 조합원 2인을 대상으로 조합원 제명 절차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조합의 사업추진에 반대하는 소송과 고소를 진행하는 등 강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조합은 87% 동의에 달하는 총회 결의를 얻어 제명절차를 치렀다.

 

∥분양시장을 리드하는 과감한 후분양 추진

작년 7월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선 상아2차는 최대의 분양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일반분양을 신중하게 검토해왔다. 그러던 중 분양가 심사기준이 주변 시세의 110%에서 한층 더 강화되는 고분양가 기준이 발표됨에 따라 과감하게 후분양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초 대의원회의 결의를 통해 중지가 모아짐에 따라 오는 8월 총회를 통해 전체 조합원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

조합이 후분양으로 선회한 까닭은 결국 HUG의 심사기준을 따를 경우 분양수익에서 커다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HUG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와 동일한 분양가를 적용받기 때문에 평당 분양가가 4500만원대에 불과하다는 것. 인근 ‘삼성센트레빌아이파크’ 시세가 평당 65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당 2000만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상아2차의 입지적 장점을 고려하면 더 높은 분양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후분양 방식을 선택하게 됐다.

홍승권 조합장은 “강화된 분양기준과 최근의 분양시장 그리고 상아2차의 입지적 특성 등을 고려할 때 후분양으로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향”이라며 “후분양 진행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시공사인 삼성과 긴밀히 협의해 적합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분양시장과 정부정책이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분양시기와 분양가 산정 등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해 최적의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월 총회 사업현안 조합원 결의

오는 8월경 지하 골조 공사를 완료할 계획인 상아2차 재건축사업은 2021년 8~9월경 준공을 예정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 명칭을 ‘래미안 라클래시’로 명명한 상아2차는 지하3~지상35층 높이의 아파트 7개동 총 679세대로 재탄생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115가구.

오는 8월경 총회를 예정하고 있는 조합은 후분양 추진을 비롯해 마감재 향상 등 사업현안에 대해 조합원 동의절차를 구할 방침이다. 1년 6개월 만에 창립총회에서 관리처분인가 획득이란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상아2차가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시장을 선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잠깐 인터뷰 - 상아2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홍승권 조합장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분양수익 극대화”

 

-1년 6개월 만에 관리처분을 통과한 소감에 대해

당시에 이런 사업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 주변에서 절대 불가능하다고 만류했었다. 그러나 초과이익환수제를 앞둔 상황이어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사업을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협력업체를 한계에 다다를 정도로 압박해 사업을 밀어붙였다. 덕분에 지금과 같은 성과를 얻어내게 돼 관계자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심정이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놀랐고 감동스러웠다.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후분양 추진 배경에 대해

HUG의 심사기준과 분양시장 상황 그리고 향후 주택시장 경기 등을 고려할 때 후분양제를 택하는 것이 조합원에게 보다 많은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선분양과 후분양의 분양가가 대략 평당 2000만원에 달한다. 향후 분양시장 추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커다란 수익이 예상되는 방안을 포기하는 것을 조합원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후분양 추진에 대한 위험요소가 있다면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수익성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마찬가지로 후분양 방식도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우선적으로 사업비 조달과 이에 따른 금융비용 발생에 대한 부분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자세한 부분은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면밀한 검토를 거쳐 진행할 방침이다.

두 번째로는 수입과 지출 등의 자금운용계획이 늦게 결정된다는 점이다. 선분양의 경우 분양수익이 빨리 결정돼 체계적인 조합 운영이 가능하지만 후분양 방식은 다소의 불확실성을 안고 가야 한다. 정부정책, 분양시장 등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후분양의 위험요소라 생각한다.

 

-후분양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은

상아2차의 입지와 재건축 아파트의 장점 등을 고려할 때 분양수익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변수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제나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존 선분양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방안도 마련해둔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능동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도록 보완장치를 준비하고 있다.

 

-상아2차 재건축사업의 장점에 대해

현재 조합원 가운데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분양을 신청했다. 그 1인도 분양을 원했지만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 현금청산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그만큼 상아2차 재건축이 지니고 있는 뛰어난 메리트를 나타내는 부분이다.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강남의 주거 인프라는 따라올 지역이 없다고 본다. 앞으로 현대글로벌센터가 들어오는 등 향후 삼성동에 대한 프리미엄을 더욱 높아질 것이다. 개인적으론 머지않아 평당 1억원 시대도 도래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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