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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산하 법률 톡톡톡 - 과도한 입찰보증금을 조건으로 한 입찰의 유효성
2019년 09월 27일 (금) 15:25:26

   

이재현 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1. 사실관계

부산의 A 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는 2017. 11. 17. 제한경쟁입찰방식으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기로 하고, 입찰보증금으로 12억원을 예치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입찰공고를 하였다.

A 추진위원회는 B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비롯해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6개업체에 입찰지침서를 교부하였고, 그 내용으로 ① 입찰보증금 12억원을 현금으로 입금하고 입금증을 제출한 업체, ② 조합이 설립되지 못할 시 사용 비용(대여금 포함)은 매몰비용으로 처리, ③ 컨소시엄 불가 등을 입찰 조건으로 포함하였다. A 추진위원회는 위 내용을 조건으로 하여 2차례 입찰을 진행하였으나 B를 포함한 2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여 모두 유찰되었다.

A 추진위원회는 주민총회 의결을 거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하기로 하면서, B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의하였고 주민총회에서 위 내용대로 결의하였다.

원고는 A를 상대로 위 입찰이 무효이므로 B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한 주민총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법원의 판단 (부산지방법원)

구 도시정비법 제14조 제2항은, 추진위원회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제13조에 따라 시장ㆍ군수의 추진위원회 승인을 얻은 후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선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84조의3 제5호는, 제14조 제2항에 따른 경쟁입찰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한 추진위원장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도시정비법 제14조 제2항의 내용 및 이 규정을 위반한 행위를 유효로 한다면 정비사업의 중요한 절차 중 하나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에 관한 조합원간의 분쟁을 유발하고 그 선정 과정의 투명성ㆍ공정성이 침해됨으로써 조합원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으로 보이는 점, 구 도시정비법 제84조의3 제5호에서 위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형사처벌을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구 도시정비법 제14조 제2항은 강행규정으로서 이를 위반하여 경쟁입찰의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이루어진 입찰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결의는 당연히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형식적으로는 경쟁입찰의 방법에 따라 조합총회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결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구 도시정비법 제14조 제2항에서 경쟁입찰에 의하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정하도록 한 취지를 잠탈하는 경우에도 위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에 있어서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업을 위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제한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선정함에 있어, 입찰보증금 12억 원을 납부한 업체에게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된 경우 그 입찰보증금 12억 원을 추진위원회의 대여금으로 귀속시키며, 조합이 설립되지 못할 때에는 대여금 중 사용비용 상당을 반환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입찰자격을 제한하여 실시한 이 사건 입찰은, 입찰보증금이 입찰에 따른 계약 체결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입찰의 취치를 잠탈하여 부당하게 입찰을 제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도시정비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이 사건 입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B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한 이 사건 주민총회에서의 이 사건 결의 또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A 추진위가 이 사건 입찰에서 입찰 참가자에게 납부하도록 한 입찰보증금 12억 원은 A 추진위와 B가 체결한 이 사건 용역계약상의 전체 용역비 약 4,296,671,068원(= 이 사건 사업의 건축연면적 526,037.1044㎡ × 8,168원, 원 미만은 버림)의 약 27.9%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입찰보증금이 입찰에 따른 계약 체결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액수가 지나치게 과다하다. 더욱이 A 추진위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된 경우 그 입찰보증금 12억 원을 추진위원회의 대여금으로 귀속시키며, 조합이 설립되지 못할 때에는 대여금 중 사용비용 상당을 반환받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러한 입찰보증금에 의한 입찰 자격의 제한은 자본금, 정비사업 실적, 사업장 등록 소재지 등으로 그 자격을 제한하여 부실한 업체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제한경쟁입찰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자의적이고 부당한 제한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A 추진위는 스스로, B에게 기존 용역의 대가로 지급해야 할 자금과 기타 사업비로 사용할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어 이 사건 입찰의 입찰보증금의 액수를 12억 원으로 정한 것이라고 하고 있어, 과다한 입찰보증금으로 입찰 자격을 제한한 목적 또한 경쟁입찰의 공공성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3. 결론

A 추진위가 이 사건 입찰을 실시하기 직전인 2017. 11. 20. 이미 B와 정비사업전문관리 용역계약과 유사한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용역비로 9억 5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B로 하여금 실질적으로 입찰보증금으로 12억 원이 아닌 2억 5천만 원만 지급하면 되도록 한 점, 이후 A 추진위가 이 사건 결의를 거쳐 B와 실제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B에게 입찰보증금 12억 원 상당에 해당하는 돈을 요구하거나 지급받지도 않았던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입찰에서 위와 같이 입찰보증금으로 입찰자격을 제한한 것은 사실상 B를 수의계약에 의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또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9조, 동법 시행령 제37조는 입찰보증금을 입찰금액의 100분의5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현금 또는 법 시행령에 규정된 보증서 등으로 납부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입찰보증금의 액수 및 그 납부 방법에 관한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용역비 대비 입찰보증금의 비율이 27%에 해당하는 금액인 점을 보면 입찰보증금이 입찰에 따른 계약 체결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액수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문의) 02-537-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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