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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검증 의무화, 사업지연 요소 작용가능성 우려
지난 18일 국토부,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기준’ 고시
2019년 11월 26일 (화) 13:16:31 권종원 기자 jwkwon@rcnews.co.kr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 속도를 내고 있는 조합들이 공사비 검증 의무화로 자칫 사업이 지연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정 비율 이상 공사비가 늘어난 사업장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공사비 검증을 받도록 한 도시정비법 개정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 18일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기준’을 고시했다.

정비사업장은 시공자와 계약 체결 후 조합원 20% 이상이 검증 의뢰를 요청하거나 생산자물가상승률을 제외한 공사비 증액비율이 사업시행계획인가 이전에 시공자를 선정한 경우 10% 이상,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 시공자를 선정한 경우 5%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번 기준에는 공사비 검증의 방법과 절차, 검증 수수료 등이 포함됐으며 검증기관은 한국감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수행하도록 했다.

일부 조합들이 공사비 검증 의무화로 인한 사업지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검증 기간이 상당히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번 고시된 기준에 따르면 증액 공사비가 1000억원 미만인 경우는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 1000억원 이상인 경우는 75일 이내에 검증결과를 신청인에게 통보하게 했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10일의 범위 내에 검증 기간도 연장이 가능하다.

또한 검증기관은 신청서와 부대서류를 검토한 후 서류의 보완을 요청할 수 있고 서류보완 기간은 검증기간에서 제외된다.

공사비 검증에 최장 85일이 소요되는데다 자칫 서류가 미흡해 보완이 필요한 경우 더 늦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정이 빠듯한 조합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검증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75일은 최장 기간을 선정한 것일 뿐 그만큼 장기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는 사업장의 경우 시공사를 압박하는 카드로 쓸 수 있어 조합원에게도 필요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검증 수수료 역시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는 기본 500만원(증액 공사비 10억원 이하)부터 시작해 공사비 증액 구간별로 늘어나며 둔촌주공의 경우 검증비만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시공사측에서는 “공사비 검증을 위한 부대서류에 너무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어 이를 준비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제출서류에 포함된 실시설계도면은 착공 직전에나 작성하는 서류이고 구조설비 공법 검토서도 착공 후 땅을 파야 검토가 가능한데다 공량산출서 등은 민간 공사비에선 아예 작성하지 않는 공공용 서류”라며 “자칫 공사비 검증을 위해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야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안에 입주자모집공고를 하기 위해 사업을 서두르고 있는 조합들에서는 검증기간에 시일이 필요하긴 하지만 관리처분 변경과 공사비 검증을 별도로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기간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검증기관의 검증보고서에 부정적 내용이 포함된다면 사업지연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검증이 완료되면 조합이 총회에서 검증보고서를 공개하도록 했는데 검증결과에 대한 후속조치는 책임지지 않는다. 공사비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를 조정하거나 중재하는 절차는 없기에 이후 문제는 조합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사비 검증절차를 거친 뒤 내부갈등을 해결하고 총회에 재상정하는 절차를 거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에 막대한 금융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사업 속도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공사비 검증은 문제가 없다면 처리기간과 수수료의 손실이고 문제가 있다면 사업지연으로 이어져 결국 조합원 피해로 귀결될 수 있어 실효성 없는 제도로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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