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구역해제 위기 극복하고 조합설립 준비 한창

정비사업 구역에서 구역해제 이야기가 나오면 사업진행에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림에 따라 갈등이 불거지게 되고, 이를 봉합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차례 구역해제 위기를 극복하고도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재개발사업을 간절히 염원하는 현장이 있어 눈길을 모은다. 최근 주민발의 총회를 통해 추진위원회를 재구성하면서 ‘일몰제’ 적용 위기에서 벗어난 서울시 성북구 장위15구역(위원장=지종원)의 이야기다.

장위15구역은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에 접해있는 역세권 재개발사업장으로,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과 1호선 석계역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월곡IC를 이용한 내부순환도로 진입도 용이한 최적의 교통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오동근린공원에 인접해 있고, 서울 강북권 대표 공원인 ‘북서울 꿈의 숲’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고려대와 광운대, 동덕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다수의 대학교와 가깝고 구역 내 월곡초교와 장위초교, 월곡중학교가 있어 교육여건도 양호하다.

여기에 더해 구역 내 상가가 적고 일반분양분이 많아 사업성이 뛰어난 것까지 감안하면, 최고의 사업여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장위15구역은 많은 재개발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주차난은 물론이고, 도로가 협소해 화재발생 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며, 노후한 건물이 다수 있어 재개발사업을 진행하지 않고는 주거환경 개선이 쉽지 않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장위15구역 주민들은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거쳐 2010년 7월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으며 본격적으로 재개발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현재까지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현 상황만 봐도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3년부터 구역해제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해 수년간 앓았던 몸살은 주민들의 의지를 담아 극복했지만, 2018년 직권해제 주민 의견조사가 시행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주민투표 결과 직권해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 서울시와 성북구가 각각 2018년 5월과 6월 구역해제 및 추진위원회 해산 조치를 했던 탓이다.

이에 지종원 추진위원장은 서울시 등을 상대로 정비구역지정 직권해제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이 “직권해제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리면서 기사회생하게 됐다.

또한, 지난 2월 22일 주민총회를 개최, 지종원 위원장 등을 비롯한 추진위원회 집행부를 재구성하고, 추진위원회 변경승인을 받아 구역해제의 적법성 여부를 다투는 동안 다가온 일몰제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한편, 현재 나와 있는 사업계획에 따르면, 서울시 성북구 장월로11길 11(장위동 233-42번지) 일대 18만9450㎡를 대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장위15구역은 공동주택 2464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이 지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장위15구역 추진위원회측은 조합설립인가가 나오는 데로 용적률을 상향하고, 대형평형을 줄여 세대수를 대폭 늘리는 방안 등을 담아 촉진계획변경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성이 한층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지종원 추진위원장은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에 앞서 성북구청에 개략적인 정비사업비와 추정분담금 등의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동의서 징구에 나설 계획이다. 오랜 기간 사업이 정체됐던 만큼 촉진계획 변경 등을 통해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년간 사업진행을 멈추게 했던 구역해제 위기를 일단락하고,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또 한 번 재개발사업 진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장위15구역이 앞으로 어떤 사업진행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잠깐 인터뷰 - 장위15구역 주택재개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지종원 위원장

“토지등소유자 응원 있었기에 사업 정상화 … 초심 잃지 않겠다”

 

“수년간 수차례의 구역해제 위기를 극복하고도 관의 의지로 반강제적으로 정비구역이 직권해제 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다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되돌려 놓은 곳은 아마 우리 구역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건물이 많아 재개발사업이 필요하다는 관의 판단 하에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해놓고, 이와는 상반된 정책으로 구역해제를 밀어붙인 탓에 허비한 10여년의 세월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장위15구역의 현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보내온 시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가장 먼저 토로하는 장위15구역 주택재개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지종원 위원장. 추진위원회 승인 당시부터 홍보이사로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던 그는 지난 2월 열린 주민총회에서 토지등소유자들의 지지 속에 추진위원장에 선출돼 최선두에서 장위15구역 재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종원 위원장은 오랜 기간 지속된 구역해제 움직임의 한복판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지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여전히 적극적인 의지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재개발사업을 간절히 염원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위15구역 토지등소유자들은 직권해제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후 진행된 주민총회와 관련, 추진위원회 사무실에 방문해 서면결의서 등을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일몰제 적용 위기 당시에도 기한연장 동의서를 추진위원회를 직접 찾아와 제출하는 등 사업진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지종원 위원장이 부위원장 등 추진위원회 임원들과 함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사비를 들여가며 활동을 진행해온 것도, 사업이 정상화된 현재까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종원 추진위원장은 “열악한 주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재개발사업이 반드시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구역해제 위기가 찾아오고, 또 한편으론 사비를 들여 활동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서 주민들의 돈만 축내고 있다’는 음해성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지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자발적으로 음료수 등 먹을거리를 갖고 사무실을 방문해 서면결의서나 연장동의서 등을 직접 제출하고,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업진행 의지를 모아준 토지등소유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장위15구역은 비슷한 시기에 지정된 다른 재정비촉진구역들 중 이미 입주를 마친 구역이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어쩔 수 없이 사업이 정체돼왔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입지와 사업성에 대해 사업진행을 바라는 주민들의 의지가 큰 만큼 반드시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토지등소유자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힘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업이 정체된 상황을 극복하고 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토지등소유자들 덕분”이라며 “오랜 기간 기다려 준 토지등소유자들을 위해서라도 조합설립이 인가돼 사업이 본궤도에 돌입하면 고등학교 신설 등 토지등소유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검토하면서도 사업성을 높여 분담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지종원 위원장의 다짐이 장위15구역의 성공적인 사업완료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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