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조합설립인가 획득 … 연내 사업시행인가 신청 목표

성수1재건축구역 전경
성수1재건축구역 전경

오랜 방황을 끝낸 성수1구역(재건축)이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통과함에 따라 건축심의 등 사업추진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성수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임형진)은 성수동1가 656-1267번지 일대를 대상으로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 추진위 승인, 2008년 정비구역 지정 등 사업추진의 발판이 마련됐지만 십년이 넘도록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된 구역 특성상 조합설립 과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8월 천신만고 끝에 조합설립에 성공한 성수1구역은 지난 12월 건축심의 절차를 접수했다. 조합은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건축심의를 통과하면 곧바로 공동사업시행자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안으로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접수하고자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의율 충족 못해 16년간 ‘답보상태’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인근에 위치한 성수1구역은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장으로서 도시계획 용도상 준공업지역에 해당한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공동주택단지가 아닌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의 경우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의 3/4 이상 및 토지면적 2/3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야 조합설립이 가능하다.

성수1구역의 경우 재건축에서 보기 어려운 무허가 건축물이 10개동 이상이고, 40년이 넘는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공장 등이 혼재돼 있다. 준공업지역의 특성상 공장과 같은 대지면적이 큰 소유자 상당수가 재건축사업에 부정적이어서 동의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조합에 따르면 대지면적이 큰 소유자의 경우 일반 연립주택 소유자 20~30명이 보유한 토지면적에 해당했다고 한다. 이렇게 대지지분이 큰 소유자 몇 명만 반대해도 동의율 충족이 어려웠고, 소유자 요건은 충족돼도 면적 요건이 충족되지 못해 사업추진이 답보상태에 빠졌다는 것.

2004년 추진위 승인 이후 10년간 조합설립에 매달렸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그러는 동안 추진동력을 상실한 추진위 활동은 점차 약화됐고, 추진위원장도 몇 차례 바뀌기도 했다. 그렇게 위원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추진위원들이 포기 의사를 나타낸 상황에서 현 임형진 조합장이 위원장직을 맡으며 반전의 서막이 오르게 됐다.

임 조합장은 미동의자에 대한 설득과 함께 동의 가능성이 극히 낮은 부지를 제척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렇게 구역 일부를 제척하는 정비계획 변경절차가 지난 해 2월 결정·고시됨에 따라 조합설립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고, 마침내 작년 8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추진위 승인 이후 무려 16년만에 감격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가 사업추진이 부진한 정비구역을 대상으로 구역해제 입장을 밝혀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노후화된 구역여건과 재건축사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어필한 결과 간신히 해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공동사업시행자 선정 가시화

지난 12월 성수1구역은 조합설립 당시 수립한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건축심의 절차를 신청했다. 사업계획 수립 절차에서도 준공업지역에 입지한 특성상 제약사항이 많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준공업지역은 국토계획법상 용적률이 400%까지 가능하지만 공동주택 건립시 250%로 제한된다. 또한 구역 특성상 엄격한 층수 기준이 적용돼 건축설계에서 난항을 겪었다. 임형진 조합장은 “준공업지역에 위치한 특성상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자 서울시와 수없이 많은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건축설계 관련 여러 규제 부분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최상의 결과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수1구역은 오랜 시간동안 사업추진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조합원 대부분이 빠른 사업추진을 희망하고 있다. 이 같은 적극적인 참여 열기가 사업추진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것. 조합은 건축심의가 완료되면 곧바로 공동사업시행자 선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공동사업자 시행방식은 건축심의 이후 시공사를 공동사업자로 선정하는 방법이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보다 한 단계 앞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어 빠른 사업추진을 모색할 수 있다. 사업추진에 필요한 각종 사업비 조달에도 유리하다. 게다가 시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사업시행계획 수립시 면밀한 검토가 가능하다.

근래 정비사업장에서는 안정적이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공동사업시행자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현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임형진 조합장은 “현재 서울시에 상정된 건축심의 절차가 통과되면 공동사업시행자를 선정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며 “올해 안으로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접수할 목표”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성수1구역 재건축사업은 성동구 성수동656-1267번지 일대 1만3122.5㎡를 대상으로 한다. 용적률 238.05%와 건폐율 29.08% 등을 적용해 지하2층~지상22층 아파트 5개동 282세대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으로부터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 초역세권에 해당한다.

성수동 일대는 과거 공장지대로서 이름이 높았지만 인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사업과 더불어 트리마제와 같은 서울숲 인근 초고층 주상복합 등이 속속 들어섬에 따라 한강 조망이 가능한 명품 주거공간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잠깐 인터뷰 - 성수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임형진 조합장 

“현실과 먼 정부 정책으로 주택가격 폭등 초래”

 

준공업지역 활성화 방안에 대해

최근 국토부 장관 교체 이후 준공업지역 활성화 방안 등이 제기돼 여러모로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시나 구청 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그들도 구체적인 지침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나올지 모르지만 성수1구역 여건상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재건축사업에 참여한 계기는

2004년 추진위 승인 이후 오랜 시간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기존 추진위원장들도 포기하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재건축이 무산되는 것을 볼 수 없어서 참여했고, 2015년 주민총회에서 추진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부족한 동의서를 징구하고 구역 일부를 제척하는 과정을 겪다보니 조합장에 선임됐다.

 

장기간 사업지연에 대해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의 특성상 조합설립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사업지연에 지치셨는지 많은 조합원분들이 빠른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신다. 앞으로도 사업추진이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진행상황을 빠르고 투명하게 공개해 조합원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정부 주택정책에 대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도 좋지만 어설픈 규제만 남발하고 공급은 제한하는 폐해로 인해 많은 재건축·재개발 현장이 멈춰있는 상황이다. 결국 필요한 곳에 공급이 부족해 더욱 큰 가격 폭등을 불러왔고, 조합원은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지쳐가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해 조합원도 좋고, 주택가격도 안정될 수 있는 서로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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