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종일반주거지역 종 상향 추진 … 주민제안형 지구단위계획 수립 예고

서래마을 전경
서래마을 전경

저층의 고급주택가로 알려진 서초구 서래마을이 장차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고자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의 종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서래마을은 고급스러우면서도 개성 넘치는 건축물들이 많아 국내 많은 셀럽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서울 속 프랑스마을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바라보는 저층 고급주택가라는 이미지 뒤에는 용도지역의 한계로 개발이 제한돼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민심이 자리하고 있다.

반포주공 재건축단지와 서리풀공원 사이에 자리한 서래마을은 해당 지역면적의 85%가 1종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있다. 개발가능한 용적률은 150%, 건물 높이는 4층 이하로 제한돼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 4월 서래마을 2종일반주거지역 종상향추진주비위원회(위원장=김정남, 이하 주비위원회)를 구성해 용도지역 종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진행될 정비사업을 보다 효율적·합리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용도지역 체계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주비위원회는 서초구청에 종 상향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관련 시의원과 구의원 등에게 종상향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있다.

김정남 위원장은 “지난 1990년 후반 납득하기 어려운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로 인해 지난 30년간 주민의 재산권이 침해돼왔다”면서 “현실성이 결여된 건축제한으로 인해 지역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갈수록 주거환경이 낙후되고 있다”고 종상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조은희 국회의원, 전성수 서초구청장, 오세철 서초구의회 의장, 박상혁 서울시의원 등이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하는 등 측면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종 상향, 정보사 이전 계기로 ‘점화’

서래마을에 대한 종 상향 추진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서래마을 인근에 위치했던 국군정보사령부 이전이 결정됨에 따라 종 상향 추진이 시도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서초구 일대는 군사시설인 정보사로 인해 지역발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인접한 서래마을은 최대 걸림돌이었던 정보사 문제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던 것.

그러나 정보사 이전이라는 절호의 기회에도 불구하고 숙원인 종 상향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당시 주민들 상당수가 종상향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주비위원회 김정남 위원장은 “지난 2010년도에는 주민 반응이 여의치 않았지만 십여 년이 경과하는 동안 주거환경 측면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면서 “상하수도 배관 문제 등을 비롯해 마을 이곳저곳이 노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서 봤을 땐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각종 결함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과정으로 2종일반주거지역 종 상향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초구 “서래마을 종상향, 지속적 건의 예정”

지난 4월 구성된 이후 주민들로부터 탄원서를 받아온 주비위원회측은 얼마 전 서초구에 2종일반주거지역으로의 종 상향을 요청했다. 탄원서의 주된 내용은 우선 비합리적이고 상식적 판단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결정에 대한 문제제기를 담고 있다. 서래마을은 일반주거지역 1종이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2종과 3종 지역은 극히 일부지역에 지정돼있다.

이 같은 불합리한 종세분화 결정으로 인해 장기간 지역개발이 저해되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가 침체됐다는 것이다. 또한 주거환경개선에 필요한 제반시설의 노후 및 낙후로 주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아울러 주변지역의 급격한 변화 및 고층개발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및 위화감이 급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같은 서래마을 주민요구에 대해 지난 8월 22일 서초구는 답변 문서를 통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한 종상향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 서초구는 “현재 본 지역은 저층 위주의 주거환경이 유지되고 있으며, 해당지역 주민분들께서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합리적·체계적인 지역균형발전을 바라고 있는 점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서두를 밝혔다.

이어 “용도지역조정과 같은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도시기본계획 등 각종 기준에 적합해야 하며, 해당사항은 서울시장이 결정하는 사항으로 서울시에서는 구체적인 개발계획(지구단위계획 및 정비계획 수립)이 없는 단순 용도지역 상향이 어려움을 견지하고 있으며, 만일 주민 여러분이 계획(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해 제안하실 경우 주민열람공고, 구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 및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이행을 통해 수립이 가능함을 알려드린다”고 나타냈다.

아울러 “우리구에서도 주민들의 숙원사업임을 감안해 서래마을 종상향에 대해 용도지역 조정을 서울시에 건의한 바 있으며,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민제안형 지구단위계획 수립 추진

주비위원회는 서초구가 주민제안형 지구단위계획 수립으로 종 상향 추진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그에 따른 제반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지구단위계획 수립 관련 제반사항을 알아보고자 국내 유수의 도시계획 엔지니어링업체들에게 비용견적을 제시한 상태다.

김정남 위원장은 “건화, 간삼, 한빛엔지니어링, 도시미래기술공사, 세일종합기술공사 등 국내 정상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이 달까지 비용견적을 제시하도록 요청했으며, 제시된 내역에 대한 검토과정을 거쳐 차후 구체적인 진행방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잠깐 인터뷰 - 서래마을 2종일반주거지역 종상향추진주비위원회 김정남 위원장 

“종 상향, 내가 아닌 우리 후대를 위하여”

 

종 상향 추진배경에 대해

세상은 항상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에 살아남으려면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현재 서래마을 인근의 옛 팔레스호텔 자리에는 35층 규모의 주상복합이 들어서고, 궁전·동궁아파트 또한 재건축으로 초고층아파트로 변모할 전망이다. 더군다나 옛 정보사 부지엔 한국판 미니 실리콘벨리라 하는 애플파크가 조성될 계획이다. 그 중간에 끼인 서래마을은 저층의 낙후지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능동적·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며, 종 상향은 그를 위한 토대라 생각한다.

 

주민 반응에 대해

지난 2010년 당시에 비해 주변 환경이 많이 달라진 만큼 상당수 주민들이 종 상향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일부 주민들의 희생과 노고에 의해 종 상향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박설용님, 이교란님, 김현숙님, 임소정님, 김순애님, 최문희님, 정태근님, 김본심님, 조세목님, 윤석진님, 유인순님, 옥종호 교수님, 김은종 박사님, 이순형 박사님, 김세곤님, 윤혜연님 등 함께해주신 열여섯 분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개발이익환수 의견에 대해

오랫동안 불합리한 종세분화 결정으로 인해 규제 아닌 규제를 받아온 셈이지만 종상향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사회에 환원한다는 측면에 대해 적극 공감하고 있다. 이에 지구단위계획 수립시 기부채납을 통한 공공성 확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주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는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종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당장 성과를 내기 힘들고 내가 아닌 우리 후대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부분은 그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우리 스스로가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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