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가능한 바닥구조는 언제쯤 양산될 것인가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은 지난 해 이후 언론사들에 의해 최근 5년여 사이에 민원이 두 배로 늘어났다는 보도를 접할 수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이 사회적인 분위기로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할 수 도 있고, 공동주택 건축 현장의 원인으로는 품질준수사항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바닥구조 하자에 의한 이유도 일정 부분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공동주택 바닥구조의 슬라브와 마감몰탈 등의 압축강도가 KS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시공된 사례들은 근 20년에 걸쳐 수많은 공동주택 건설현장들에서 유야무야 방치되고 있었다는 정황들이 감사원의 감사 이후 밝혀졌기 때문이다.

감사보고서에 적시된 96%의 신뢰할 수 없는 인정차단구조 중에서도 아무 대책과 검증도 없는 현장시공품질 준수사항을 지킬 수 없는 10여개의 인정차단구조들이 아직도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를 문제제기하는 건축담당자가 없었다는 것은 더 더욱 놀라운 상황이다.

 

∥상용화 가능한 신규 개발된 바닥구조 현황

2019년 12월 사후확인제도 도입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국내 연구진이 주도하여 2020년 임팩트볼(고무공)의 국제표준화(ISO) 작업을 통해 중량충격원을 기존의 뱅머신(타이어)에서 임팩트볼(고무공)로 변경하는 것도 진행되었다.

2020년 이후 대형건설사들의 주도로 사후확인제도에 도입될 신규 인정차단구조들의 연구개발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메이저 건설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우수한 성능의 바닥구조를 개발하였다고 기사를 남발하였지만, 돌이켜 보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차단구조라는 것은 쉽게 들통이 나고 말았다.

 

∥대형 건설사들의 인정차단구조 개발 현황

▲현대건설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시리즈는 대부분이 중량 1급을 획득하였지만, 아직까지 상용화에 대하여는 유구무언인 상황이다. 현대건설 내부적으로는 ‘H 사일런트 홈 시스템’에 대하여 쉬쉬하고 있지만, 외부에서는 수많은 피드백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 같은 루머는 현대건설이 기존 현장에 ‘H 사일런트 홈 시스템’을 적용한 실적이 있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피이드백의 주요 내용은 바닥구조의 불안정성과 바닥구조 내구성의 결함, 흡음재로 인한 하자 등이다. 현대건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하였지만, 대부분의 바닥구조 전문가들은 상용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물산

‘래미안 고요한 랩’이라는 층간소음 전문 연구동을 개관하여 요란하게 사후확인제도를 준비하였지만, 현재 삼성물산은 특수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건식바닥구조 부문에서 중량 1급 인정차단구조를 개발하였지만, 일반 아파트에 사용할 바닥구조 연구개발에서는 별반 눈에 띄는 내용은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공동주택 바닥구조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과 MOU를 체결하여 일정 부문에서는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동연구에 대한 효율적인 접근법이 3개사가 공히 공유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실증적인 연구 현실이기 때문이다. MOU가 각 건설사에게 상호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결과물을 나누기에는 생각이 많이 다를 것이다. 오월동주나 마찬가지 인 셈이다.

 

▲GS건설

현대건설과 비슷한 고밀도몰탈을 활용한 바닥구조를 개발하고 있으나 주요 자재는 층간소음의 원흉으로 낙인찍힌 기존의 스티로폼(EPS) 소재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복합바닥재를 운용하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스티로폼이 가지는 특성이 있는 한, 성능과 내구성의 한계점이 뻔한 바닥구조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은 배관을 시공가능하게 만든 모듈을 바닥재에 고정시켜 70mm이상의 마감몰탈을 일체형으로 타설하는 바닥구조를 개발 중이다. 현재는 임팩트볼을 적용한 중량 3급 이내의 상용화 가능한 바닥구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관설치를 위한 모듈을 사용할 경우 모듈에 대한 바닥고정이 가장 어려운 공정이라고 한다. 모듈을 고정한 바닥재가 슬라브 면으로부터 이격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바닥재는 스티로폼(EPS)을 주요 바닥재로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기에 성능에도 한계점이 분명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타 건설사

대부분 타사들의 눈치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현대건설에서 ‘H 사일런트 홈 시스템’을 개발했을 당시의 시장 영향력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건설사의 기술진 및 연구진들의 마음이라고 한다.

 

※고밀도몰탈 논쟁

고밀도몰탈의 주원료인 제철슬러지는 산업폐기물이다. 각 아파트 전체 바닥에 재활용된다는 것이 옳은 조치인가의 논쟁, 제철슬러지를 함유한 마감몰탈의 열전도율 상승 문제로 공동주택 바닥의 열관류율 기준 값 초과 논란, 각각의 세대에 대한 품질 기준이 제각각으로 확인될 경우 하자 우려가 발생 가능하다.

 

∥상용화 가능한 바닥구조 개발이 힘든 이유

첫 번째로 시공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급량을 보관할 생산라인과 창고 및 물류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이 두가지를 만족하지 않고서 상용화를 꿈꾸는 것은 불가하다.

10대 메이저 건설사들은 대부분 연간 2만~3만 세대를 공급한다. 공동주택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현대건설은 5만세대 이상을 공급하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이 1만 세대 이상을 공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1만 세대라면 바닥구조 바닥재의 물량으로는 80만㎡ 이상이다. 84형과 59형 기준의 물량이다.

두께가 최소 30mm에서 최대 60mm의 바닥재라면 그만한 물량을 생산과 조립 및 보관하고, 운송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의 시공성이 어려우면 시공인원도 기존 보다 2배~4배가량 더 필요하다. 비용은 둘째치더라도 시공인원의 절대부족 현상에 수많은 공사현장들이 공정이 중단될 운명에 처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성능만을 1등급과 2등급으로 개발하면 대수인가?

상용화할 수 없는 바닥구조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사의 연구진들은 비전문가인 경영자의 지시 한 마디에 ‘그림의 떡’에만 관심을 더 쏟는다. 그들의 마음을 백번 이해하더라도 경영자에게나 회사에게는 현실의 떡이 더 맛있고, 필요한 우선순위 이다.

 

∥상명하복의 개발 여건을 바닥구조 개발과 연관 지어 접근

바닥구조의 성능을 우수하게 하려면, 현재 보다 나은 복합구조의 바닥재를 개발하는 것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우선적인 방법이다. 중량충격원이 임팩트볼(고무공)이다 보니, 현재까지 가장 선호되는 바닥재는 흡음재다.

흡음재는 대부분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소재로 하고, 솜과 비슷한 물성을 가지기에 바닥재로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하다. 그래서 흡음재를 담을 용기나 흡음재가 수직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탄성이 우수한 교각(브릿지)을 활용하고, 또 상부는 흡음재에 직접적으로 수분이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견고한 두껑을 덮어주는 바닥재가 선호되고 있다. 이러한 바닥구조에 불을 지핀 것이 현대건설의 ‘H 사일런트 홈 시스템’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연구개발은 ‘H 사일런트 홈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형태의 바닥구조가 우후죽순 인정실험 절차를 대기 중인 상태이다.

 

∥단순한 바닥구조를 찾을 수 없는 이유

현재 시점에서 신규 바닥구조의 형태는 단순한 바닥구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는 중량충격원이 임팩트볼(고무공)이기 때문에 바닥재로 사용할 소재가 한정된 점도 큰 이유가 된다. 만약 중량충격원이 뱅머신(타이어)이라면, 훨씬 많은 소재들이 등장할 수 있다. 흡음재를 보호할 용기나 두껑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 상부의 진동을 제어할 수 있는 방진재와 철구조물 같은 소재들이 완충바닥재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실과 주방, 그리고 방바닥의 하부에 사용할 바닥재는 중장기 내구성과 구조적 영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중량충격원이 충격력이 약한 임팩트볼(고무공) 이다보니, 단순하게 볼 때 충격력 완화가 쉬워 보여도 실제 연구개발의 일선에 있는 바닥구조 업체들과 시공사 기술진 등에 따르면 바닥재의 소재 선택의 폭이 너무 단순하여 연구개발의 한계점에 다다르게 된다는 경험담을 접할 수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였으나, 사후확인제도를 준비한 바닥구조 연구개발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상용화 가능한 인정차단구조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향후로도 기대할 가치가 크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일부 바닥구조 전문가는 임팩트볼을 폐지하고, 뱅머신을 도입하거나, 두 충격원을 함께 운용하여 사후확인제도를 정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상용화할만한 바닥구조 개발이 어렵다는 명제가 기존의 중량충격원인 뱅머신(타이어)을 재도입해야 하는 근거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인정기관들의 무성의한 복지부동

요즘의 바닥구조 인정실험 진행에 대한 화두는 “언제 인정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한다. 바닥구조업체들과 건설사들에 따르면, 인정기관인 LH의 품질시험센터는 센터장의 지시로 월 진행할 인정진행 건수를 통제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건설사와 바닥구조업체들에 대한 형평성을 근거로 연 실험진행 횟수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정진행을 담당하는 품질시험센터 인원도 최근까지 세 명으로 한정되어 있다 보니, 과중한 업무량으로 담당자들은 피로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고도 한다.

품질시험센터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원충원과 사후확인제도 운용을 돕기 위한 인정기관의 실무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처해진 상황에 안주하며, 건설사와 바닥구조업체들에게는 갑의 위치로 군림하기에 신규바닥구조를 하루라도 빨리 진행하려는 바닥구조 연구개발 업체들에게는 볼멘 원성의 소리를 듣고 있다고 한다.

현재 LH품질시험센터는 2023년에 진행될 인정절차가 지난 7월에 벌써 종료되었으며, 현장 인정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금년에는 불가하다고 하니, 신규 인정을 받으려는 건설사와 업체들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에게라도 신규인정을 진행하려고 해 보지만, 건기연의 현실이 사실이라고 믿기 힘든 점은 담당자 한 명이 업무를 진행해서 놀랐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건기연도 실무 담당자가 너무 부족 것이 사실인 듯하다.

이런 여건으로 인해 사후확인제도가 곧 닥쳐오는데, 건설사와 바닥구조 업체들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팩트볼 측정방법과 보정치 대안 마련의 부재

요즘은 성능측정기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사후확인제도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10개 미만이었던 성능측정기관들이 현재는 20개가량으로 두 배 이상 업체들의 수가 늘어났다고 한다. 관리 주체인 국토안전원으로서는 바람직한 준비과정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과도한 경쟁 구도로 인해 생존 전쟁에 내몰려져 있는 상황이라고 하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측정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팩트볼의 수직 낙하 방법은 사람이 직접 하는 방식을 아직도 그대로 하고 있다고 한다. 측정지점에 동일한 높이에서 동일한 지점에 볼이 떨어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하며, 오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그리고 볼도 KS기준이 아닌 일본 기준의 일본제 볼이며, 측정세대의 온도와 습도에 따른 볼의 변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성능측정값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정을 하는 기준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내용도 확인했다.

사후확인제도 도입 이전과 비교해 보면 임팩트볼의 운용 실태는 이전보다 개선된 점을 찾기 힘들다. 임팩트볼 도입 시점에 공언했던 국토교통부의 임팩트볼 운용의 한계점에 대한 개선을 약속한 공언은 말 그대로 공언일 뿐인가?

사후확인제도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까지 모든 부분에서 준비가 잘 되길 바라지만, 그 준비가 미비하여 성능측정에 변수를 가져오고, 이로 인해 준공현장에서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조금이라도 발생할 수 있다면, 중량충격원인 임팩트볼은 사용이 불가하게 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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