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최종 시공사 선정 … 한화, 리모델링 신흥 강자로 떠오를까?

분당 매화마을2단지 모습
분당 매화마을2단지 모습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분당 매화마을2단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건설을 선정했다.

지난 8월 29일 매화마을2단지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조합장=김원식)은 한화건설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알렸다. 이어 조합은 한화에 6개월 후인 내년 2월말까지 사업참여 제안서를 제출할 것을 나타냈다.

김원식 조합장은 “여타 건설사의 경우 참여의사가 불분명하거나 제안한 내역이 신뢰하기 힘들었던 반면 한화건설은 리모델링의 후발주자로서 적극적인 의사표명과 더불어 기존 건설사와는 차별화된 공사비 산출방법을 제시해 다수 대의원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어 “내년 상반기 한화의 사업제안이 제시되면 이를 토대로 총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에 대한 조합원의 최종 의사를 물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95년 준공된 매화마을2단지는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15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지하1층/지상10층~21층 아파트 17개동 1185세대로 이뤄져있다. 지난 2018년 성남시의 제2차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된 매화마을2단지는 2021년 5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리모델링 추진에 박차를 가해왔다.

주택규모별 세대수로는 전용면적 기준 58A형 118세대, 58B형 812세대, 66형 125세대, 67형 130세대 등으로 구성돼있다. 수평증축과 별동증축이 함께 사용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4층/지상11층~22층 총1339세대(154세대 증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역전된 갑을관계, 사라진 경쟁입찰

매화2단지는 조합설립 직후인 2021년 하반기에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조합원 권익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로 경쟁입찰을 통한 최고의 사업제안을 모색했지만 시작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러·우 전쟁을 계기로 촉발된 공사비 상승 기조에 힘입어 건설사들이 조합의 제안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초 계획했던 단독입찰은 고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는 입찰지침의 변경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매화2단지가 선택한 우선협상자는 삼성·GS 사업단으로, 일단은 조합원 선호도가 높은 건설사였기에 그들의 의견을 수용했지만 결정적으로 공사비 협상에서 틀어질 수밖에 없었다.

조합에 따르면 사업단은 지난 해 삼성이 수주한 이촌 코오롱 공사비 738만원을 기준으로 매화2단지에 720만원을 제시했다. 조합은 ‘인근 지역이 아닌 용산 이촌동 사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작년 GS가 수주한 문정동 건영아파트 사례를 바탕으로 건설공사비지수를 반영해 630만원을 제시했던 것.

그 후 조합과 사업단간 줄다리기는 2개월 가량 이어졌지만 간극을 좁힐 수는 없었다. 결국 2022년 6월초 조합은 삼성·GS사업단에 해지를 통보했다. 김원식 조합장은 “브랜드파워가 아무리 좋아도 너무 높은 공사비를 수용하기엔 부담이 컸을 뿐만 아니라 협상기간 내내 고압적 태도를 보인 사업단과는 더 이상의 협상이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삼성·GS가 선택됐을 때 많은 조합원들이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만약 당시 그 제안이 지금까지 유지됐다면 아마 공사비가 900만원대를 형성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당 매화마을2단지 예상 조감도
분당 매화마을2단지 예상 조감도

∥한화, 리모렐링의 신흥 강자로 부상할까?

지난 5월 건축·경관·교통 통합 심의를 통과한 매화2단지는 미뤄졌던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진행하게 됐다. 다만 진정되리라 기대했던 공사비 상승세가 여전히 유지되는 상황이었기에 조합의 바램인 경쟁입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5월말 조합은 기존에 참여의향을 밝혔던 현대, 대우, SK 등 3개사에 1개월 말미를 주며 사업참여를 요청했다. 이후 6월초에 보다 많은 업체의 참여를 모색하고자 포스코, 한화, 쌍용 등 3개사를 추가로 요청했다. 그 결과 현대는 사업참여가 곤란하다는 의견을 나타냈고, 대우는 구두상으로 830만원을 제시했으며, SK는 738만원을 제시했다.

쌍용은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고, 한화와 포스코는 1개월 만에 제안서를 제출하는 것은 어렵다며 추가기한을 요청했다. 그나마 협의 가능성이 있었던 SK제안은 조합이 검토한 결과 통상적으로 기본 품목으로 간주되는 내역이 특화 품목으로 제시되는 등 차후 상당한 증액 요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1개월 연장해 포스코와 한화 제안을 기다려보기로 했다.

8월 8일 이사회를 통해 조합은 현대, SK, 포스코, 한화를 9일 대의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9일 대의원회에서 현대와 SK는 사실상 경쟁구도에서 밀려났으며, 우선협상자 선정은 포스코와 한화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포스코는 인근 느티마을4단지 제안을 바탕으로 764만원을 제시했으며, 차후 심층 견적시 비용상승의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인근 매화1단지 분담금 확정 총회에서 시공사인 포스코가 제시한 694만원이 70% 이상의 반대로 부결됐다는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인접한 옆 단지인 매화1단지와 매화2단지가 생활수준이나 경제적 여건 등이 비슷할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764만원으로 제시되면 부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

한편 한화는 구체적인 비용이 아닌 경쟁사와 차별화된 공사비 산정 방법을 제시했다. 사업참여제안서 제출 전에 충분한 기간을 할애해 정교한 기술검토를 거쳐 해당 아파트에 최적화된 공사비를 제시한다는 것. 이로써 차후 조합과 시공사간 발생할 수 있는 공사비 분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이에 한화는 제안서 제출기간으로 6개월을 요청했으며, 상기 방법을 적용할 경우 600만원 후반대에서 700만원 초반대 공사비를 제시하리란 입장을 밝혔다. 아쉬울 것 없다는 듯이 행동했던 기존 건설사들에 대한 불만이었을까? 대의원회 결과 전체 13명의 대의원 중 10명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화가 매화마을2단지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획득했다.


잠깐 인터뷰 - 매화마을2단지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 김원식 조합장

“시공사 선정시 브랜드가 전부는 아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 대해

수주전에 임하는 건설사 관계자들이 진정성이란 표현을 곧잘 하는데,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참여의향을 나타낼 때에는 당연히 단독입찰 할 것처럼 말하다가 나중에 가서는 회사 방침이라며 말을 바꾸곤 했다. 당초 기대했던 경쟁입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한화에 대한 주민반응에 대해

그간 전혀 거론되지 않던 한화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일부 반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합이 심혈을 기울여 이루고자 했던 경쟁입찰이 어떻게 이뤄지지 않았는지 등 그간의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했고, 지금은 조합원 대부분이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아직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것이 아니다. 내년에 한화의 제안을 충분히 검토한 후 더 좋은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브랜드와 실리 사이에서

시공사 선정에 있어서 개별 건설사의 브랜드파워나 공사비 모두 중요한 판단기준이라 생각한다. 어느 하나의 기준만이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어떤 조합원은 브랜드를 우선하고, 어떤 이는 공사비를 우선할 수도 있다. 다만 전체 조합원을 아우르는 조합으로선 각각의 의견을 잘 조율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모델링 시장 전망에 대해

현재 분당 같은 1기 신도시의 경우 예의 ‘신도시 특별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용적률 500%와 같은 부분은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본다. 현재 분당의 많은 단지들이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재건축이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 중 상당수는 리모델링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그런 측면에서 한화에게 매화2단지는 자신들의 브랜드 ‘포레나’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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