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면과제는 관리처분계획 … 공사계약 체결여부 ‘최대난관’

권선2구역(성일아파트) 전경
권선2구역(성일아파트) 전경

정비사업 최대난관인 관리처분을 앞두고 조합 집행부를 교체한 수원 권선2구역의 차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권선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이미란)이 임시총회를 개최해 조합장과 이사·감사 선출, 그리고 대의원 보궐선임 등 신임 집행부 구성을 완료했다. 작년 8월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한 권선2구역은 관리처분계획 수립절차를 앞두고 있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집행부 교체는 양날의 검으로 비유할 수 있다. 집행부 교체에 따른 불협화음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오랜 기간 내재된 불만과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행보다. 관리처분이란 대업을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질 것인지 아니면 집행부와 조합원간 진정한 신뢰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 신임 이미란 조합장은 “짧은 시간에 총회를 진행하느라 부족한 점이 있었음에도 압도적 지지로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해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조합원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성공적인 재건축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면결의서 부정의혹으로 불신 확산

수원시 권선구 여기산로 42 일대에 자리한 권선2구역(성일아파트)은 2018년 5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며 재건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20년 3월 조합설립인가, 같은 해 6월 시공사(한화건설) 선정 등을 거쳐 지난 해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집행부 교체 논란은 지난 해 1월 전임 집행부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한 총회를 계기로 제기됐다. 당시 조합장을 비롯해 일부 임원에 대한 재신임안이 부결됐고, 이에 5개월 후인 지난 6월 신임 조합장 선출을 위한 총회의 선거기간 중 서면결의서를 둘러싼 부정의혹이 제기되며 총회가 무산됐던 것.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부정의혹에 관여했던 OS요원의 후속처리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며 전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후 지난 9월 전임 집행부에 대한 해임총회가 발의됐지만 총회금지 가처분으로 연기됐고, 10월 다시 소집된 총회에서 결국 해임안이 가결됐던 것.

해임안 가결시 전체 조합원 374명 중 서면결의서 포함 총 198명이 참석했으며, 참석 조합원의 90% 이상이 해임안에 찬성했다. 이후 권선2구역은 해임발의 공동대표 중 1인이었던 현 이미란 조합장을 지난 11월 직무대행으로 선정했고, 지난 1월 신임 조합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이미란 조합장은 “전임 집행부가 지지를 얻지 못한 이유는 사업성 향상과 조합원들의 이익이 달린 이웃 동남과의 통합 노력을 무시하고 ‘무조건 빨리’를 외치면서, 비행고도제한 관련 안일한 대처로 사업을 지연시켰으며 지역난방과 지하창고 등 중대한 결정에 대해 조합원에게 설명도 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조합장 선출 총회의 무산은 많은 조합원들을 분노하게 했으며, 이 모든 일에 근본적인 원인이 조합원들의 이익보다는 자리만 지키려는 욕심과 안일함, 무능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선2구역은 지난 1월 13일 총회를 통해 이미란 조합장을 비롯해 이사 9인과 감사 2인 등으로 신임 집행부를 구성했다. 이어 대의원 14인에 대한 보궐선임을 통해 기존 36인을 더한 총 50인으로 대의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당면과제는 관리처분, 관건은 공사계약

권선2구역은 지난 해 8월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해 관리처분계획 수립절차를 앞두고 있다. 관리처분계획은 종전·종후자산평가에 대한 감정평가를 통해 분양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조합원 분담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근래 공사비 상승 및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대내외적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관리처분 절차의 최대 관건으로 공사계약 체결이 떠오르고 있다. 공사비가 결정돼야 분양계획 등 후속 절차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미란 조합장은 “건축비의 폭등 등 주변 여건이 매우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하면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윤추구가 목적인 업체에게 손해를 감수하라며 무조건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도록 요구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권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조합 집행부로서 우리 권선2구역이 불합리하고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며, 이를 위해 조합과 건설사가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여러 단지 사례를 토대로 주요 건축자재와 인건비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건축에 경험과 지식이 있는 임원과 조합원들로 협상단을 구성하는 한편 전문가 자문을 받아 면밀히 검토해 계약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잠깐 인터뷰 - 권선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이미란 조합장

“니편 내편 아닌 모든 조합원이 힘을 모아야”

 

조합내 갈등사항에 대해

우리 조합은 이전 집행부의 소통 부재와 태만, 독단적 일처리로 인해 홍역을 치루었고,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집행부가 새롭게 구성됐습니다. 현재 신임 집행부가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이전의 잘못된 점들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간 이슈가 됐던 여러 문제들과 분담금 등 쟁점이 되고 있는 현실적 사안들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사실대로 알리는 한편 의견을 수렴해 공정하게 진행한다면 조합원들께서도 현명하게 판단하셔서 호응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조합원 여러분의 집단지성을 믿습니다.

 

향후 사업추진 방침에 대해

직무대행 시기를 비롯해 주요 공약으로 밝혔듯이 효율적인 비용 지출과 함께 시간 낭비가 없도록 직접 발로 뛰면서 미리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임원과 대의원 여러분의 지혜를 구하는 동시에 역량에 맞게 분과를 나누어 업무의 적극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통해 전체 의견을 모아 조합원들이 더 나은 이익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실질적 규제완화에 대해

현재 정부에서 여러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제 시작하는 사업장은 몰라도 권선2구역처럼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사업비 폭등이 분담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져 재건축을 진행하는 조합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대부분이 알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국토부 표준공사계약서의 경우 공사비의 적정성 검토를 받는다 해도 조합원들에게는 실익이 없으며 법적인 강제력 또한 없어 시간만 허비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근거자료나 조정, 기간단축 등 현실성 있는 규제완화와 실효성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합니다.

 

조합원에게 전할 말은

재건축은 니편 내편이 아닌 모든 조합원들이 힘을 합하여 이뤄나가는 것입니다. 사람보다 귀한 자산은 없으며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은 없기에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앞으로도 법과 정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합 업무를 진행하겠습니다. 권선2구역 전체 조합원들을 위한 성공적인 재건축을 위해 조합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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