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정비협의서, 분양·정산방식 등 주요 쟁점 사전 조율 … 사업시행자로 신탁사 유력 전망
지난 한 해 정비사업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선정절차가 완료됐다.
지난 11월 27일 국토교통부는 성남 분당의 샛별마을 동성(2.8천호), 양지마을 금호(4.4천호), 시범단지 우성(3.7천호) 등 3개 구역 1.1만호를, 고양 일산의 백송마을1단지(2.7천호), 후곡마을3단지(2.6천호), 강촌마을3단지(3.6천호) 등 3개 구역 8.9천호를 선도지구로 발표했다.
이밖에 안양 평촌의 꿈마을금호(1.8천호), 샘마을(2.3천호), 꿈마을우성(1.4천호) 등 3개 구역 5.5천호와 부천 중동의 삼익(3.6천호), 대우동부(2.4천호) 등 2개 구역 6천호, 군포 산본의 자이백합(2.8천호), 한양백두(1.9천호) 2개 구역 4.6천호 등도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종합하면 1기 신도시 13개 구역 35,897호이며, 그밖에 연립구역 1,369호를 포함해 총 37,266호가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에 의한 특별정비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국토부가 밝힌 후속 절차에 따르면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해 올해 하반기까지 특별정비구역 지정·고시 및 사업시행자 지정 완료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후 2026년 하반기까지 사업시행인가 완료, 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상반기까지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2027년 첫 착공 및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선도지구 선정절차가 완료되며 한숨 돌리는가 싶었지만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규모 이주 수요와 통합 재건축 등 굵직한 난제들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의문이 지속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국토부는 5개 1기 신도시별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명회 당시 제시된 통합정비가이드 등을 토대로 관련 사항을 살펴보기로 한다.
∥특별정비계획 위한 ‘패스트트랙’ 도입
이번 선도지구는 올해 안으로 정비구역 지정 및 사업시행자 지정을 완료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상적인 정비사업 사례를 생각한다면 거의 불가능한 가까운 미션이다. 이런 임파서블한 미션을 수행하고자 국토부가 꺼낸 회심의 카드가 특별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패스트트랙(Fast-track)이다.
정비사업의 마스터플랜으로 불리는 정비계획은 계획안 수립부터 심의 절차, 지정·고시에 이르기까지 보통 2~3년 가량 소요되며, 사업장 여건에 따라 5년 이상 지연되기도 한다. 정비계획은 법적으론 지자체가 수립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론 주민제안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반 주민들이 정비계획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부족한 경험과 자금력으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관련 일정이 지연되기 마련인 것.
이는 추진위 이전 구성하는 준비위원회라는 주민단체가 법정 단체가 아니어서 공신력을 얻기 어려운 측면도 상당하다. 이 같은 구조적 취약점을 패스트트랙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이번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의 핵심이다.
먼저 사업 초기 지위가 불분명한 추진 주체 관련 공공기관, 신탁사 등을 예비사업시행자로 지정해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필요한 사전업무를 담당케 하는 것이다. 예비사업시행자는 전체 주민 과반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향후 사업시행자 지정시 다시 지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비사업시행자는 주민과 협약을 체결하고, 주민제안을 위한 정비계획안을 마련하게 된다. 정비사업 관련 경험과 자금력이 확보된 예비사업시행자와의 협업을 통해 정비계획 수립시 발생하는 각종 갈등과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신속하게 계획수립절차를 모색한다는 것.
위와 같은 패스트트랙의 주요 내용을 살펴볼 때 선도지구의 사업시행자는 공기업이나 신탁방식, 사실상 거의 대부분은 신탁사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 방식도 가능하지만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아야 하고, 그러자면 신탁사 등 예비사업시행자와의 동행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통합정비 협의서로 주요 쟁점 ‘조율’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의한 선도지구는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하나의 특별정비구역을 형성하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한다. 기반시설 확보나 도시기능 향상 측면에서 대단지를 형성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필연적으로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여러 단지간 통합 재건축, 이른바 통합정비를 전제로 하고 있어 선도지구의 최대 난제로 손꼽힌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특별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통합정비 협의서’ 제출을 의무화하여 해결하고자 한다. 통합정비 협의서란 사업시행 관련 주요 쟁점 사항인 토지등소유자 대의기구 구성방안, 분양신청자격 등의 분양방안, 토지 및 건축물에 관한 권리의 평가방안, 수입 및 비용에 관한 정산방안, 부대·복리시설 정비방안, 세입자 주거 및 이주방안 등을 담고 있다.
사실상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의 골격을 정비계획 단계에서 마련한다는 구상이며, 이는 차후 정관(조합방식) 및 시행규정(신탁사업방식) 등에 반영돼 사업추진의 토대를 이루게 된다.
여러 단지간 통합정비와 관련해 과거엔 단지 규모나 대지지분 차이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면 최근엔 단지 위치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다. 지하철역 등 중요 시설물에 근접한 입지나 강변과 같은 조망권이 우수한 입지가 각광받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기존 우수한 입지를 차지한 단지들이 기존 입지를 고수하고 싶은 사항이 통합정비에 주요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가 제시한 해결방안이 ‘공구별 우선분양’이다. 하나의 특별정비구역을 나눌 수는 없기에 모든 단지를 대상으로 통합설계 및 분양을 실시하되, 종전 토지 또는 건축물의 면적과 위치를 고려해 ‘공구’로 나누고 기존 입지 단지별로 우선적으로 ‘분양’한다는 개념이다. 정산방법의 경우 개발이익과 비용을 공구별로 분리하는 독립정산제를 적용한다.
∥이주 수요, 주변 주택수급을 통해 관리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상의 또 다른 난제로 뽑혔던 이주 문제의 경우 별도의 이주단지 조성이 아닌 주변 생활권 내외의 주택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방법을 기본방침으로 삼았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이주 전용 단지를 조성하는 것보다 민간·공공, 분양·임대 등 다양한 주택의 수급 관리를 통해 이주수요를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입장을 밝혔다. 과거 LH에서 성남 원도심 정비를 위한 이주단지를 건설했지만 사업지연으로 인해 4년 가량 공실로 있었던 사례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이주가 시작되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1기 신도시 내외에서 연평균 약7만호의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주 수요 전망치인 연평균 약3.4만호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는 것. 2032년 이후에도 공급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모든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지구지정 후 2년내 관리처분할 것으로 가정할 때 분당의 경우 원도심 정비의 2026년 대규모 이주 여파와 일시적 공급 부족으로 2028~2029년 수급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산본·평촌은 공급 여력을 추가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국토부는 주택수급 상황의 일시적·국지적 불균형 해소를 위해 5개 지자체와 함께 주택수급 보완방안을 마련했다. 해당 보완방안에 따르면 1기 신도시 내외의 유휴부지에 공공·민간주택 7.7천호를 신규 공급하며, 1기 신도시 이외 여타 정비사업, 공공택지, 신축매입 임대 등 기존 추진 중인 주택사업의 공급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1기 신도시 특별정비사업과 타 정비사업의 관리처분 시기를 조정해 이주 수요를 분산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