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조합설립 및 시공사 선정 추진 … 사업성 향상 위한 다양한 방안 모색

용산 서계통합구역 전경
용산 서계통합구역 전경

용산 서계통합구역이 20년간의 기다림 끝에 본격적인 재개발 추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일 용산 서계통합구역 주택정비형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윤희화)가 주민총회를 개최해 상정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번 총회는 사업비 예산, 자금 차입 방법, 운영규정, 정비업체 선정 등 추진위 현안을 처리하고자 치러졌으며, 후속 일정인 조합설립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서계통합구역은 작년 4월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11월 추진위 승인 등 사업 절차를 통과했다. 추진위 승인 당시 77%라는 높은 동의율을 확보해 조합설립과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탄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화 위원장은 구역지정과 추진위 승인 등 사업추진 과정에서 실수도 있고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추진위를 믿고 신뢰를 나타내주신 주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 조합설립과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일정도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하여 주민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0년간의 방황을 넘어 재개발 토대 마련

용산 서계동 일대에 재개발 논의가 시작된 것은 무려 20여년 전인 2000년대 중반부터다. 뉴타운 개발 열풍이 휩쓸던 당시 서울역 앞이란 입지적 특성으로 인해 서계동 일대가 들썩였다. 추진위에 따르면 한 메이저 건설사가 일대 중개업소에 개발구상안을 배포했는데, 초고층으로 이뤄진 화려한 조감도에 주민들의 기대치가 크게 올랐다고 한다.

당시 용산역 앞 일대가 용적률 800%로 개발될 것으로 회자되던 때라 주민들은 서울역 앞인 서계동은 1000%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것. 하지만 모 건설사의 개발안은 말 그대로 아이디어로 끝이 났다. 잠잠하던 개발논의는 2010년대 초반 등장한 역세권 시프트로 잠깐 반짝이기도 했다. 당시 설명회에서 용적률 500%가 적용된다고 하자 참석 주민들은 ‘800%도 모자랄 판에 500%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시원찮은 반응을 보였다고.

그렇게 잠잠하던 서계동 일대는 고 박원순 시장의 취임과 함께 등장한 도시재생지구로 또 한번 격랑에 빠지게 된다.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을 지지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이들로 갈라져 대립각을 세우게 됐던 것. 수년간의 갈등을 겪은 이후 결국 도시재생을 반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그렇게 십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방황하던 서계동은 2021년 오세훈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을 계기로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도시재생을 외치던 주민들이 합류하고, 개별적으로 활동했던 청파동 1번지 일대와 서계동 96번지 일대, 그리고 구역 한복판에 자리한 주거환경개선지구 주민들이 뭉쳐 지금의 서계통합구역을 형성하게 됐다.

통합구역이라는 하나의 깃발로 모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년전 추정부담금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 과정에서 종전자산에 대해 오류가 발생하며 추진위는 상당한 난관을 겪었다. 평가액이 정상 범위의 절반이나 1/4 수준으로 고지되거나 아예 0원으로 나온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구청이 선정한 감정평가업체의 실수였기에 추진위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었지만 비난의 화살이 추진위로 향했던 것.

윤희화 위원장은 구청이 주민에게 공개하기 전에 사전에 추진위에서 검토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쳤다면 그런 실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조합설립을 위해 다시 한번 추정부담금 산정이 있을 예정인데, 이번에는 한 치의 실수 없이 감정평가가 정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입지적 특성 활용한 사업성 향상

서계통합구역은 서울역 앞에 있다는 입지적 장점을 지녔지만 구역 자체 사업성을 놓고 본다면 우수한 편은 아니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서계통합구역의 전체 계획 세대수는 오피스텔 246세대를 포함 총 2937세대가 예정된다. 임대주택 588세대를 제외하면 분양 가능한 주택수는 2349세대. 토지등소유자가 1948명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401세대로 토지등소유자의 20% 수준인 것.

현재 서계통합구역의 용도지역은 1종과 7층 이하 2, 그리고 2종으로 지정돼있으며, 재개발을 통해 2종과 3, 그리고 준주거지역으로 1단계씩 종상향이 예상된다. 사업성이 다소 부족한 까닭은 전체 구역의 절반 가량이 1종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있어 종상향을 해도 개발 가능한 용적률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극심한 지분 쪼개기로 인해 사업성이 악화된 영향도 상당하다. 윤희화 위원장은 근생시설에 대한 지분 쪼개기로 수백명의 조합원이 늘어났고, 이들을 외면하면 사업추진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준주거지역으로의 종상향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로변 상업지역을 한 곳에 집중시켜 준주거로 상향하고, 오피스텔을 건립해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사지인 구역 특성과 서울역 앞이라는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사업성을 개선할 최적화 계획을 모색하고 있다. 경사지의 경우 단차를 이용해 용적률에 산입되지 않는 면적을 마련할 수 있다. 이에 추진위는 경사지에 주차장과 같은 공공시설을 짓고, 이를 임대주택을 대체하는 공공기여로 제공한다는 것. 임대주택으로 제공할 아파트 물량을 줄이고 일반분양 물량을 증가시킨다는 복안이다. 그밖에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 앞 입지를 활용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희화 위원장은 상당수 주민들이 서울역 앞에 있다는 입지적 특성과 과거 높은 용적률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은 우리 구역 특성상 280%를 얻어낸 것도 기적 같은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주어진 여건 아래에서 구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개선안을 마련해 재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잠깐 인터뷰 - 서계통합구역 주택정비형재개발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윤희화 위원장 

신속하고 효율적 사업추진으로 32년 입주 목표

 

향후 일정에 대해

당초 올 해 연말에 창립총회를 예정했지만 중간에 지방선거가 있어 그 전에 치르는 것이 여러모로 변수를 줄일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라 5월경 예상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며, 오는 2029년 착공, 2032년 입주 등을 목표로 사업 일정에 매진할 방침이다.

 

신속한 사업추진에 대해

재개발사업의 특성 중 하나가 일정을 여유롭게 잡으면 전체 일정이 늘어지는 특성이 있다. 조합설립 등 굵직한 절차를 언제까지 완료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이후 그에 수반되는 제반 업무를 타이트하게 진행해야만 비로소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일부 주민들이 월급 나오기 시작하면 대충 천천히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그런 부정적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신속하게, 걷지 않고 전력질주 하듯이 업무에 임하겠다.

 

설계사 선정에 대해

설계사 선정 관련 공모로 할 것인지 적격심사로 할 것인지 고민한 결과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적격심사로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모를 진행한다 해도 시공사 선정 이후 설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 공모에 소요되는 비용도 문제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는 단점이 크다. 다만 제안서 및 홍보영상 등을 추가 제출토록 하여 주민들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보고 판단할 수 있게 보완했다.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현재로선 토지거래허가 등으로 인해 가해지는 대출규제를 완화 시킬 필요가 있다. 주민 중에는 고령이거나 불가피하게 팔고 나갈 사정이 있는 주민들도 많다. 사업이 끝날 때까지 그들에게 남아있으라고 붙잡는 것은 도의가 아닌 것 같다. 그밖에 구역 특성과 용도에 맞는 용적률 계획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서울역 인근 미개발지역은 서계동이 유일하다. 입지적 특성에 맞지 않는 용도지역제로 인해 주민들이 너무 많은 부담을 지고 있는데,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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