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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점철된 2019 정비사업 ‘시계제로’
지난 1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 … 꺼지지 않는 위헌논란, 결과는?
2020년 01월 06일 (월) 12:59:29 이현수 기자 lhs@rcnews.co.kr

정비사업시장에 봄날이 찾아오긴 할까?

지난 16일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와 대출기준 강화 등 가일층 강화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지난 11월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충격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터진 고강도 규제책으로 인해 시장은 어수선하기만 하다.

정부는 지난 11월 상한제 적용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음에 따라 추가 대책을 내놓게 됐다. 업계는 이 같은 추가 조치가 정부당국의 주택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선 조합으로선 당장 눈앞에 떨어진 불똥을 처리해야해 난감하기만 하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분양가 상한제 등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된 정부 규제정책을 짚어보고 향후 추이를 살펴보기로 한다.

 

∥4월, 정비사업 공공성․투명성 강화

지난 4월 23일 국토교통부는 ‘2019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정비사업 규제책을 내놓았다. ‘정비사업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제시된 대책에서 당국은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상향하는 한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업무범위와 운영비 대여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더불어 서울시는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에도 재개발과 같은 세입자 보상대책을 의무화하는 공공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각 지자체 조례에 위임된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한을 현행 15%에서 20% 상향 조정하고, 구역특성에 따라 사업승인 단계에서 최대 10%P 범위에서 추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사업주체인 조합에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임대주택 공급부담을 가중시켜 사업추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원활한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기반시설 공공기여 비중을 낮추는 등 별도의 인센티브가 보완돼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에 강제하고 있는 세입자대책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사업시행인가 조건을 빌미로 재건축 사업시행자에게도 재개발사업에 준하는 세입자 손실보상 대책을 강요하고 있다. 보상대책이 법에 명시된 재개발과 달리 재건축은 관련 근거가 없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인가 조건으로 이를 강제하고 있지만 이는 인허가 권한의 과도한 남용이란 측면에서 논란이 뒤따른다.

이와 함께 세입자 보상에 대한 인센티브로 제안된 용적률 10% 인상안에 대해서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재건축사업에서는 임대주택 의무건립, 기반시설 설치 등에 의거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한 법적상한 용적률의 한계로 인해 추가적인 용적률 인센티브가 별다른 효용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1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올 한해 정비사업시장을 강타한 최대 화두는 분양가 상한제일 것이다. 지난 11월 6일 국토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공동주택의 분양가격을 산정할 때 일정한 건축비에 택지비를 더하여 분양가를 산정하게 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게 하는 분양가 규제 제도를 말한다.

 

당시 정부는 “분양가격 상승률이 높고,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시장영향력이 큰 서울을 중심으로 지정요건 충족지역을 구 단위로 선별하고, 해당 구내의 정비사업․일반사업 추진현황, 최근 집값상승률, 고분양가 책정우려, 시장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 단위로 핀셋 지정하기로 했다”고 상한제 도입배경을 밝혔다. 그에 따라 정비사업이 밀집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8개 자치구 27개동이 지정됐다.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하는 정비사업의 경우 시세보다 확연히 낮아진 분양가로 일반분양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사업장의 경우 이미 일반분양가와 분담금 등이 결정된 상황에서 상한제가 적용됨에 따라 소급적용에 따른 위법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가 관리처분이 인가된 사업장에 제시한 유예기간의 경우 6개월에 불과해 실효성 논란에 부채질을 더하는 상황이다.

주거환경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등이 나서서 최소한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단지는 상한제 적용으로부터 배제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2월, 분양가 상한제 추가지정

강력한 시장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음에 따라 정부는 지난 16일 안정화 대책을 추가 발표했다. 새로운 내용보다는 기존 대책을 보다 강화하는 수준이다. 주된 내용으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대출기준 강화, 보유세 등 세제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상한제 확대안은 기존 서울 소재 27개동에서 집값 상승을 선도한 서울 13개구 전 지역과 과천시, 하남시, 광명시 등 경기도 3개시 13개동, 그리고 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서울 5개구 37개동이 추가됐다.

집값 상승 선도지역은 강남, 서초, 송파, 강동, 영등포, 마포, 성동, 동작, 양천, 용산, 서대문, 중구, 광진 등 13개 자치구를 가리키며, 정비사업 이슈지역은 주요 정비사업으로 시장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강서, 노원 ,동대문, 성북, 은평 등 5개구 37개동을 말한다.

안정화 방안에는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 외 ‘관리처분인가 이후 단계 정비사업 추진 지원 방안’을 담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기엔 부족해 보인다. 이에 따르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54개 단지 등을 대상으로 굴토심의와 분양보증 등 행정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 주관으로 ‘정비사업 지원 T/F’를 운영해 사업추진 동향 및 문제점을 공유하고 장애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고사항은 기한과 관계없이 조속히 처리하고, 굴토심의, 분양보증, 공사비 검증 등 심의절차는 소요기간을 최소화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소리다. 정부가 거론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54개 단지 6만5천호 가운데 실제로 상한제 적용을 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둔촌주공 단 한 곳뿐이다. 애당초 관리처분인가를 득한 이후 유예기간 6개월 만에 이주와 철거, 굴토심의와 분양보증 등을 거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는 일정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을 도외시한 채 행정적 절차지원을 거론하는 정부의 심사가 고약하기만 하다.

 

∥다시 불붙는 상한제 위헌논란

정부 당국이 주택시장 안정화를 명분삼아 규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건설업계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법무법인 화우는 ‘부동산 규제정책 동향과 법적 이슈’ 세미나를 개최해 분양가 상한제의 위헌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기된 바에 따르면 우선 관리처분계획 인가 단지에 대한 소급적용 부분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진행 과정의 사실․법률관계에 대한 부진정 소급은 원칙적으로 허용되기는 하지만 이로 인한 재산권과 평등권 등 개인권 침해와 공익은 이익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소급적용으로 인한 주택가격 안정효과가 개인권보다 커야 한다는 것.

법무법인 화우 기형규 변호사는 “정비사업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당시를 기준으로 일반분양가를 계산해 조합원 분담금을 산출하고 사업 수익을 예상해 사업을 진행한다”면서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조합과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공익적 목적보다 개인의 재산권을 더 침해하기 때문에 위법 소지가 상당하다는 의미이다.

정부당국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당시 개인의 재산권 침해보다 공익적 효과가 크다며 위헌논란을 반박해왔다. 과연 공익적 가치와 개인권 침해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이 기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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