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조합설립인가 … 내후년 사업시행인가 및 시공사선정 추진

송파 한양2차아파트 전경
송파 한양2차아파트 전경

오랜 진통 끝에 송파 한양2차아파트가 조합설립을 완료함에 따라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 사업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추진위 승인을 받은 한양2차는 지난해 11월 마침내 대망의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간 동별 동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멈춰있던 한양2차 재건축사업이 조합설립단계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인 사업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다.

송파한양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황일호)은 2027년 준공 및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황일호 조합장은 “올해 안에 자체 정비계획 심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시공사 선정 순으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산권이 달린 중요한 사업인 만큼 오직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법령 개정과 정부 정책 변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민의 반대로 조합설립 ‘난항’

한양2차는 2010년 7월 추진위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여러 이유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대략 5년간 답보 상태에 있던 재건축사업은 현 황일호 조합장을 중심으로 재기에 나서면서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2016년 안전진단 통과 이후 2017년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그러나 동의서 징구 과정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 의사로 제동이 걸렸다. 동별 동의율 요건을 충족할 수 없었던 것. 이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던 주민 대표측과 일괄 타결을 위해 협의를 수차례 시도하지만 진정성 있는 협의는 이뤄지지는 않았다.

부득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미동의 소유자를 개별적으로 상담하는 형태로 활동 방향을 바꾸어 동의서 징구에 나선다. 시간도 적지 않게 소요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더딘 가운데에서도 동의서가 한 장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점차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20년에 접어든 한양2차는 일몰제 적용까지 겹치면서 주민들께서 신속한 조합설립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여기에 뜻있는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조합설립 동의 활동에 참여함에 따라 동의서 징구에 속도가 붙게 됐다. 마침내 나머지 동까지 동별 동의요건이 충족된 한양2차는 작년 9월20일에 창립총회를 개최해 조합설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황 조합장은 “적지 않은 시간동안 쌓인 주민간의 신뢰와 믿음, 그리고 ‘더 이상 조합설립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어렵게 조합설립 동의를 충족할 수 있었다”면서 “조합설립인가는 오랜 시간동안 모든 조합원이 흘린 땀과 노력의 성과물”이라며 성원과 지지를 나타낸 조합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단지내 도로, 공공보행통로 전환해야”

한양2차아파트는 한양1차와 더불어 고밀도아파트지구 중 하나인 가락지구에 속해있다. 지난 11월 서울시는 가락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열람 절차를 진행하며 계획수립 절차에 한창이다.

이와 관련 여타 재건축 사례를 검토한 결과 조합은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돼야 비로소 실질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지구단위계획 수립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은 비효율적이기에 지구단위계획의 방향성을 고려한 정비계획 수립을 병행 추진 중이다.

조합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지구단위계획은 공공성을 중심으로 입안되기에 조합이 희망하는 방향과는 일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아파트를 관통하는 단지내 도로를 현행 6m에서 12m로 확폭하는 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황 조합장은 “서울시는 단지내 도로를 확폭해 교통개선 효과를 제고하겠다는데, 검토한 결과 교통개선 효과는 미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동생활권의 분리와 주변지역과의 단절, 아파트 거주자 삶의 질 저하 등 문제점이 많아 시의 도로 확폭안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내 도로를 보행통로로 활용해 주변 지역과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700여명의 주민의견서를 시에 제출했으며, 해당 사항이 계획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가락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은 내달 예정된 교통영향평가 심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별 다른 변동사항이 없으면 오는 6월경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황 조합장은 “도로 문제는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사항으로 시의 어느 한 두 부서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닌 만큼 향후 교통영향평가 심의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깐 인터뷰 - 송파한양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황일호 조합장 

“우연히 시작된 재건축과 인연, 조합원 숙원 풀고 싶어”

 

-재건축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재건축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 날 낡은 천정에서 빗물이 새길래 어떻게 수리할지 궁리하던 중 문득 감감 무소식인 재건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졌다. 그렇게 재건축 진행상황을 물어보다가 재건축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현실을 알고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느냐’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재건축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종종 옛 지인들을 만나면 조합장이란 말에 깜짝 놀라곤 한다. 우연하게 시작됐지만 이제는 나의 운명인건가 싶다. 미력하지만 조합원의 오랜 숙원을 푸는데 일조하고 싶다.

 

-조합 설립이 순탄치 않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합설립 관련 갈등이 없었다면 지금쯤 아마 분양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장만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주택경기가 최고조에 달한 지금이 분양하기에 가장 최적의 시기라 생각하기에 더욱 아쉬운 기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런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그런 고난을 극복했기에 앞으로의 사업추진이 더 잘 될 것이란 믿음도 있다. 주변 관계자로부터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벽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아마도 어렵게 조합을 설립한 과정이 그런 벽을 넘는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에 늦었다는 생각보다는 앞으론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사업추진에 전념하겠다.

 

-조합 운영 방침은

조합을 운영함에 있어 첫째는 조합원의 이익을 위한 조합, 둘째는 정직하고 깨끗한 조합, 셋째는 공정과 원칙이 있는 조합, 마지막으로 대화와 소통, 그리고 공개를 바탕으로 투명한 조합을 지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강점이라 생각하는 강한 책임감과 뚜렷한 목표의식을 바탕으로 빈틈없는 추진력을 더해 한양2차 재건축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

 

-한양2차의 미래에 대해

한양2차는 편리한 교통과 친환경적인 입지조건을 보유해 송파의 숨은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잠실역세권에 지하철3.5·8·9호선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인근에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잠실롯데타워, 가락수산시장, 문정법조타운 등 공원과 편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현 744세대에서 약1500세대의 중형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향후엔 일반 아파트와는 차별화된 특화를 목표로 편리하고 좋은 아파트 이상의 투자가치까지 지닌, 송파에서 상징성을 지닌 대표단지로 발전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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