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사업비에 우려↑ … “사업진행하며 방안 모색할 것”

금촌2동2지구(착공전)
금촌2동2지구(착공전)

무더위가 가고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얼마 전, 경기도 파주시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공공지원민간임대(옛 뉴스테이) 연계형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금촌2동 제2지구가 마침내 착공에 돌입, 9월 28일 착공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이다. 지난 2010년 7월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후 약 12년, 지역에서 처음 재개발사업 이야기가 나온 지 약 18년만의 일이니, 조합원들로서는 특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을 터다.

하지만, 금촌2동 제2지구는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하게 된 공사 진행에도 불구하고 그저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337-15번지 일대 3만5772㎡를 대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금촌2동 제2지구는 건폐율 24.9261%, 용적률 297.10% 등을 적용해 지하 3층~지상 29층 규모 공동주택 1055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이 지어질 예정인 정비사업지다. 공동주택은 전용면적별로 26㎡형 450세대, 46㎡형 211세대, 59㎡형 369세대, 74㎡형 25세대 등으로 계획됐으며, 조합원분을 제외한 850세대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로, 53세대는 공공임대아파트로 공급된다.

특히, 금촌2동 제2지구는 지하철 경의중앙선 금촌역과 인접해 있는 역세권 구역일 뿐만 아니라 유치원과 금촌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초품아’ 구역의 입지를 자랑한다. 문산‧금릉중학교와 금촌‧문산제일고등학교 등 중‧고등학교도 멀지 않은 곳에 있고, 대형마트 및 재래시장,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파주시청 등과도 가까워 생활여건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사업기간이 말해주듯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사업의 진행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조합설립인가 직후 대형건설사를 시공자로 맞이하며 탄력적인 사업진행을 보이는 듯 했으나,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의 침체 등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로 5년여간 말 그대로 ‘방치’된 채 사업이 정체됐다.

그러던 중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사업에 새로운 동력을 불러온 것이 바로 ‘뉴스테이’사업이다. 사업진행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정답을 찾지 못했던 금촌2동 제2지구는 당시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뉴스테이 공모에 총력을 기울였고, 끝내 경쟁구역들을 제치고 뉴스테이구역으로 선정됐다.

이후 뉴스테이사업은 정권 교체 과정에서 지금의 공공지원민간임대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금촌2동 제2지구는 여전히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장으로 남아 2018년 7월 사업시행인가, 2020년 4월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쳐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

금촌2동2지구(착공후)
금촌2동2지구(착공후)

한편, 안타깝게도 금촌2동 제2지구는 현재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의 태생적인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과 세계적인 금리인상 추세로 인한 금융비용 상승 등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리츠(공공지원민간임대사업자)의 일반분양분 매입가격이 인근 시세 대비 턱없이 낮게 책정된 상태로 고정돼 있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조합원이 감수해야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정한 가격을 변경 없이 그대로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준 탓이다.

사실 이는 비단 금촌2동 제2지구만의 문제가 아닌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사업장에 해당하는 문제인데, 실제로 위와 같은 문제로 인해 많은 사업장들이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 방식을 포기하거나 착공시점을 잡지 못한 채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조합 황유성 조합장은 “뉴스테이사업 공모에 선정된 후 첫 간담회 당시부터 사업명칭이 달라지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들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한편, 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31개 조합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지만, 변화 없이 명목만 유지하다가 이제는 사실상 버려진 사업이 돼 마침내 문제가 크게 불거지고 있다”면서 “우리 구역도 예상되는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막대한 금융비용을 부담하면서 언제까지 여건이 변하길 기다리고만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인 탓에 시공자인 금호건설의 협조로 먼저 착공에 돌입하게 됐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오랜 사업정체 끝에 마침내 착공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금촌2동 제2지구가 하루 빨리 숙원을 풀고, 달라진 주거환경에 마음 편히 입주할 수 있길 기대한다.


잠깐 인터뷰 -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조합 황유성 조합장 

“발로 뛰는 조합운영 멈추지 않을 것”

 

“우리 조합과 조합원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 추진된 뉴스테이 사업부터 공공지원민간임대로 명칭이 변경된 이후 현재까지 정부만 믿고,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자 지금까지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구역 내부의 문제가 아닌, 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불합리한 부분 때문에 사업이 좌초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보면 ‘이게 나라인가’하는 답답한 마음까지 들 정도입니다.”

착공식을 일주일 앞두고 만난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조합 황유성 조합장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금촌2동 제2지구는 그동안 황유성 조합장을 중심으로 조합과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단합된 모습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추진위원회 신청을 위한 동의서 징구 27일만에,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동의서 징구 58일만에 각각 57%와 76%의 토지등소유자들의 동의가 모였던 것은 이미 오래 전일이니 차치하더라도, 10년이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흔히 보이는 ‘비대위’가 한 번도 활동한 적이 없는 것만 봐도 금촌2동 제2지구가 얼마나 ‘하나된 모습’을 보여 왔는지 유추할 수 있을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설립 12년만에 착공에 들어갔고, 거기에 더해 아직까지 우려되는 부분이 많은 상황이니 그 심정이 절로 이해가 된다.

물론, 그가 단순히 조합 사무실을 지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황유성 조합장은 국토부와 파주시청 등 관련 기관을 찾아 조합원들의 현실을 강조하고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최근에만 해도 주민들의 바람을 담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구역의 현실을 담은 문서를 전달하기도 했고, 같은 사업방식을 택한 조합과 함께 국토부를 찾아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황유성 조합장은 “현재 조합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무리하게 주택 매입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사업 추진에 긴 시간이 필요한 정비사업의 특성을 감안하고, 시세를 반영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합원들에게 가혹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착공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조합원들이 한 목소리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부담금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조합을 믿고 신뢰를 보내준 조합원들을 위해, 또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후회 없이 활동해온 지난 14년에 앞으로 후회가 더해지기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움직이려 합니다.”

황유성 조합장이 풀고 있는 구역의 숙제는 비단 주택매입가격 뿐만이 아니다. 여타 지자체와 달리 과도하게 책정된 파주시의 하수도 원인자부담금 등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불합리한 사업성 인상요인이 모두 그가 풀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문제들이다. 공사를 시작한 만큼 현장에도 주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조합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만이 조합장을 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당연히 활동하는 조합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황유성 조합장은 여전히 정부 및 자자체 등 관련 담당자들을 만나 구역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도, 금촌2동 제2지구에서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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